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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진짜 부자들은 한국인들 피해 다닙니다, 왜냐고요?"

조회수 2020. 10. 4. 16: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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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베트남에 1000명 이용하는 헬스장 차린 사람
안효찬 ‘피트니스 더 퍼스트’ 대표
“베트남 진출 때는 준비 철저히 해야”

호치민에 고급 주거구역 7군(7 district)에 있는 고급 피트니스 클럽. 지하 1층엔 최신 운동장비를 이용해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지하 1개 층과 지상 5개 층을 사용하는 ‘피트니스 더 퍼스트’의 유료회원은 800명, ‘퍼스널 트레이닝’(PT) 등록 회원도 250명 정도다. 이중 한국인이 70% 나머지는 베트남인이다.


피트니스 더 퍼스트의 안효찬(33) 대표는 5년 전부터 베트남에 살고 있다. 지금은 피트니스 사업 말고도 CCTV 장비 판매와 설치, 건강 보조식품 판매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안대표의 사업체의 총 매출은 월 2억원 수준. 안대표에게 베트남이 기회의 땅인 이유와 베트남 진출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 들었다.

안효찬 피트니스 더 퍼스트 대표

26살 청년에 꽂힌 베트남


-베트남에 언제부터 살았나.


“2012년 26살에 교회 봉사활동으로 처음 베트남을 방문했다. 어렸을 때 필리핀에서 사는 삼촌을 보면서 외국에서 열심히 살면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방학이면 필리핀에 방문해 영어와 골프를 배웠다. 삼촌 집에 갔는데 집에 수영장이 있었다. 어린 마음이지만 그게 너무 부러워 꼭 해외에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봉사 활동 이후에 베트남에 정착할 마음을 굳힌 것인가.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얼마 안 있어서 다시 베트남으로 갔다. 한인 식당 주방에서 6개월 정도 일하면서 베트남 진출을 모색했다. 그런데 베트남에는 이미 한국 식당이 많았다. 한국인들과 경쟁하기는 싫었다. 다른 것을 해보려고 알아봤다.


26살은 자기 몸에 관심이 많을 나이다. 베트남에서도 부자들이 많아 몸에 신경쓰는 사람이 많았다. 한국인들은 아직 베트남에서 피트니스 클럽을 차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 헬스장 운영을 배워보기로 했다.”


-어떻게 헬스장 운영 방법을 배웠나.


“베트남 부자들을 공략하려고 생각해 고급 헬스장을 2개월 등록했다. 그리고 나서 헬스장 매니저에게 헬스장 운영의 이것저것을 물었다. 처음에는 매니저와 친해지기 위해서 손님은 하지 않는 궂은 일도 함께 했다. 한달 뒤에 베트남에서 헬스장을 하겠다는 계획을 말했다. 매니저가 곧 지점을 한 곳 내니 거기에 투자 하고 직접 관리 해보라 했다. 1년 정도 헬스장을 운영하면서 베트남 진출 준비를 했다. 2014년 3월에 베트남에 피트니스 센터를 차렸다.”


-헬스클럽을 차리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을 텐데 어떻게 했나.


23살에 떡볶이 집을 운영했다. 위치가 좋았는지 손님이 많았다. 배부른 소리지만 손님이 그만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주변에 경쟁업체가 생기면서 사정이 나빠졌다. 월세 내기와 인건비 맞추는 게 힘들다는 걸 그 때 알았다. 그때 장사를 하면 번 돈과 베트남 호텔에서 일하면서 모은 돈을 합해 베트남에 피트니스센터를 설립할 자금을 마련했다.


부지를 정하고 건물을 새로 지어야 했다. 모두 7억원이 들었다. 25%는 헬스장비를 납품하셨던 대표님이 투자했다.”

출처: 사진 jobsN
최신 장비들이 있는 피트니스 더 퍼스트

베트남 부자들은 한국인 많은 곳 안다녀


-피트니스센터 설비가 좋아 보인다. 이정도 수준이면 베트남에서 어느정도 경쟁력이 있나.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 정도 수준이면 베트남에서 중상 정도다. 베트남에는 진짜 부자들이 많다. 이들은 5성급 호텔 피트니스 센터 수준의 헬스장을 다닌다. 처음에는 한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았다. 한인 커뮤니티에 소문이 나면서 오픈을 하기 전에 120명이 몰렸다. 회원 10명 중 9명은 한국인이었다. 진짜 부자들을 상대하려면 베트남 사람이 와야 했다. 그게 고민이었다.”


-그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나.


“베트남 부자들은 한국인이 많으면 오질 않는다. 한국인이 베트남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자기보다 돈이 없는 한국인에게 무시당하는데 누가 오고 싶겠나.


그래서 특별한 것을 찾았다. 많은 베트남 사람이 헬스장에서 느낀 불만은 등록 전과 후가 너무 다르다는 점이었다. 등록전에는 다 해줄 것처럼 이야기하다가 등록하고 나면 모른채 한다. 등록한 손님이 자주 찾는지를 확인했다. ‘이번주에는 많이 운동하셨다. 곧 좋은 몸매를 가지실 거다.’ 아니면 ‘이번주는 자주 오지 않았다. 바쁜 일이 있어도 건강을 챙겨라’라는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받고 고객들이 크게 만족해 했다. 챙겨준다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자기가 내는 돈이 아깝지 않게 대우해줘야 한다. 지금은 한국인 손님이 7명이라면 베트남 손님이 3명이다. 확실히 늘어났다.”


-유료회원수가 많은 데 한 달 매출은 어느 정도 나오나.


“보통 5만~8만 달러(5600만~8900만원) 수준이다. 격차가 크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때 자리를 비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베트남 손님이 늘어야 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베트남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출처: 사진 jobsN
안효찬 대표

1년 넘게 준비만…“준비 없는 도전은 무책임”


-피트니스 센터 일 말고도 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필리핀에 계시는 삼촌이 보안카메라 일을 한다. 베트남에 와서 카메라 시장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삼촌에게 제품을 받아 판매하고 설치하는 일도 한다. 피트니스 센터를 하면서 다녀간 회원들이 큰 도움을 줬다. 무엇보다 베트남인은 공사를 할 때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은데 우리는 깔끔하게 해주니 만족도가 높다. 카메라 사업을 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한달에 3만 달러(33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온다.


또 방범 카메라를 설치하면 그걸 볼 모니터도 필요하다. 삼성전자에서 총판을 따내서 삼성 모니터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단백질 보충제와 같은 운동 관련 식품들도 판매한다. 모두 합하면 한달에 2억 정도 매출이 나온다.”


-베트남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베트남 호텔에서 6개월 일 한 것을 빼도 1년을 준비했다. 한국인은 너무 급하다. 들어오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당장 계약부터 한다. 그건 위험하다. 자기가 하려는 업종의 경쟁상황은 어떤 지, 상권은 좋은 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생활을 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러니 준비를 잘 갖추고 들어와서 일단 살아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준비 없이 와서 운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준비가 없으면 운도 없다. 한국에서 잘 한 사람은 이 곳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글 jobsN 호치민=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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