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9등급, 단순무식.." 데뷔전 스타들이 쓴 대입후기 보니
매년 11월 둘째주 목요일. 고3 수험생들의 비명과 탄식, 환호성이 터져나오는 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대학수학능력시험. 2019학년도 수능(11월15일)이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공부할 때가 제일 좋을 때다”는 어른들의 말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나이, 열 아홉. ‘목표한 대학에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인생의 전부’라고 믿었던 그 때.
예쁘고 화려해 보이는 스타들도 대학 입시를 앞두고 발을 동동 굴리던 때가 있었다. 곱게만 자랐을 것 같지만 입시를 앞둔 절박한 심정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데뷔 전 풋풋했던 스타들이 연극영화과 입학에 성공하고 남긴 대입 후기를 살펴봤다.
한효주, 동국대 연극영화과 05학번
배우 한효주는 “합격하기 전까지는 너무나도 힘들었다”며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에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고등학교 1~2학년 때는 내신을 탄탄히 해두어야 한다”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기에 대해서는 ‘꾸준한 연습’을 노하우로 꼽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발성·발음을 연습하고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앞에 없지만 보이는 것처럼 연기하는 ‘비물체 훈련’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동휘, 서울예대 연극과 05학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동룡’역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동휘. 그는 재수라는 쓰디쓴 경험도 했다. 이동휘는 합격수기에서 “2003년 멋모르고 혼자서 연극영화과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당시 혼란스러웠던 심정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4개월간 열심히 노력한 끝에 목표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며 자신을 위해 노력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하선, 동국대 연극영화과 06학번
2006년 박하선은 한효주의 1년 후배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 해 2월 후배들을 위한 수기를 남겼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7가지로 나누어 꼼꼼하게 써내려갔다. 지각·결석하지 말 것, 나를 위한 일기를 쓸 것, 억지로라도 웃을 것 등 박하선의 평소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조언이었다.
박하선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마음 속 라이벌 만들기’를 소개했다. 이겨 보고 싶은 친구나 우상을 정하고,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오기로 버티라는 것이다.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는 연극을 보라’는 말도 남겼다. “시간 없다고 못 보는 건 변명일 뿐”이라는 따끔한 충고의 말도 덧붙였다.
함은정, 동국대 연극학과 07학번
걸그룹 출신인 함은정은 티아라 데뷔(2009년) 이전에 연기자로 활동했다. 영화 ‘마들렌’ ‘야수와 미녀’ 등의 작품에서 주인공의 동생역으로 얼굴을 비췄다. 고등학생 당시 인터뷰에서 “제 연기관은 이성을 버리고 연기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함은정은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입시를 준비했다. 짧지만 대입을 준비한 시간은 뜻깊었다. ‘노력하는 기쁨’과 ‘합격이라는 좋은 성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변요한, 한예종 연기과 09학번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바람둥이 ‘희성’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변요한. 그는 무려 3편에 달하는 대학 합격 수기를 남겼다. 한 편당 2000자 내외의 분량.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던지는 조언과 스스로의 다짐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변요한은 동국대 1차 탈락, 중앙대 2차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험을 가감없이 밝혔다. 한예종 2차 실기 시험날, “이 오디션장을 내가 호흡하게 하고 내가 진행하자”고 담대하게 마음먹었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는 “많이 불안해서 살이 빠졌다”는 변요한. 언제나 자신감 넘쳐보이는 ‘희성’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
김수현, 중앙대 연극영화과 09학번
김수현은 무려 4수생이다. 군입대가 걸려있었던 2009년, 결국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합격했다.
배우의 꿈을 가진 수많은 친구들 속에서 커다란 압박을 느꼈다는 김수현. “겁 없이 연기에 달려들었던 때와는 달리 연기에 몰입하려고 할수록 두려움이 몰려왔다”며 당시의 심정을 설명했다.
합격수기 속 그는 다른 사람에게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 자신의 노력에 대해 ‘스스로 떳떳하다’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입시가 끝나고 “전체를 보고 행동·판단하는 좋은 버릇이 생겼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양세종, 한예종 연기과 12학번
합격수기에서 스스로를 “단순무식 세종”이라고 소개하는 그는 2012년 한예종 연기과에 입학한 양세종이다. 양세종은 합격수기 첫 줄에서 “내신 종합 8.8등급, 수능 언어 9등급”이라는 성적을 당당하게(?) 밝혔다.
고3이던 2010년, “드디어 나도 연기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었다던 양세종.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마음고생을 했던 재수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양세종은 최근 드라마 ‘사랑의 온도’ ‘서른이지만 열일곱’ 등에서 연달아 주연 자리를 꿰찼다.
글 jobsN 이영지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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