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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번씩 멀미하고 삽니다”…이 남자의 직업은?

하루에 한 번 멀미하며 새로운 가상 도시 만드는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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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게임 개발사 맘모식스 유철호 대표
버츄얼 닌자·파이럿 등 VR 게임 3개 출시
“가상현실 속 새로운 세계 만들 것”

SF 영화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현실 게임을 다룬 세계 첫 영화다. 영화 속 인물들은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기를 끼고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가상현실 게임에 접속한다. 그곳에선 현실과 달리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하고, 누구든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이 가상현실 세계에서 삶의 만족감을 찾는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러한 가상현실이 우리 실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수많은 VR 콘텐츠 개발 업체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국의 VR게임 개발사 맘모식스도 이러한 개발업체 중 하나다. 이 업체는 VR게임인 ‘버츄얼 닌자’와 ‘버츄얼 파이럿’을 출시했다. 현재는 가상현실 도시 게임인 ‘갤럭시티’를 개발 중이다.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만난 유철호(39) 맘모식스 대표는 “VR 속에 런던, 맨체스터, 두바이 등을 만들 것”이라며 “새로운 사람과 자유롭게 만나고 대화하며 교류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VR게임 산업에 대해 물었다.

한 손에는 VR 기기인 오큘러스를 들고, 한 손에는 맘모식스 팻말을 든 유철호 대표.

출처맘모식스 제공

VR 시장 종횡무진


VR게임은 오큘러스 등 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 속에서 게임을 하는 식이다. 총싸움, 칼싸움 등을 기반으로 한 VR게임들이 최근 많이 나온다. 유 대표가 이끄는 맘모식스도 작년 9월 암살을 주제로 한 ‘인피니티 어쌔신’을 출시했고, 올해 3월엔 닌자를 콘셉트로 한 ‘버츄얼 닌자’를 출시했다. 올 5월엔 해적을 배경으로 한 ‘버츄얼 파이럿’을 시장에 내놨다. 버츄얼 닌자는 ‘몽환닌자’라는 이름으로 중국 샤오미 VR 스토어에도 진출했다.


-출시한 게임들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작년 이후 VR게임의 저변이 넓어지며 하루에도 몇십개의 신규 게임이 출시된다. 대부분 좀비를 사냥하거나, 총싸움을 하는 게임이다. 좀 다른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실험적으로 적 뒤로 엉금엉금 기어가서 적의 목을 따는 ‘인피니티 어쌔신’을 냈다. 하지만 반응은 별로였다. 이미 게임 사용자들은 총과 칼싸움에 너무 익숙해져 있더라. 그래서 난이도를 낮춰 닌자를 기반으로 한 칼싸움인 ‘버츄얼 닌자’를 올 3월 출시했다. 글로벌 게임 마켓 플래폼인 ‘스팀’에서 잠깐이지만 VR 관련 최고 인기 제품에 오르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5월 ‘버츄얼 파이럿’도 냈다.”


-맘모식스가 출시한 VR게임은 컴퓨터로만 이용할 수 있나.


“현재 출시된 VR 게임의 대부분은 PC용이다. VR게임은 고퀄리티의 그래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린 처음부터 다양한 플랫폼에서 가능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5월 모바일 버전을 출시했다. 그래픽도 모바일에서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부러 단순하고 친근하게 만들었다. 버츄얼 닌자는 전국 200여개 VR 테마파크에도 들어가 있다.”


-게임 개발과 출시 속도가 빠른데.


“나뿐만 아니라 개발팀 경력이 각각 20년을 넘는다. 지금 출시하는 게임들은 길게 봤을 때 최종적으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위한 준비 단계다. 1인용 게임으로 인피니티 어쌔신을 만들었고, 2인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버츄얼 닌자를 만들었고, 버츄얼 파이럿은 6인용으로 개발했다. 현재 개발 중인 갤럭시티는 수많은 사람이 함께 접속하는 다중접속이다. 마지막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나오는 가상현실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를 만들고 싶은데, 그를 위해 차근차근 스텝을 밟는 것이라 생각한다.”

맘모식스가 개발한 버츄얼 닌자(왼쪽)와 버츄얼 파이럿.

출처스팀 캡처

하루에 한번 멀미하며 VR게임 개발


유철호 맘모식스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태국어학과 98학번이다. 1990년대 후반 한국과 동남아의 교역이 확대되고 여행 붐이 불면서 베트남, 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싶어 태국어학과에 진학했다”고 했다. 졸업 후 그의 대학 동기들은 대부분 태국 현지에 취업했지만, 그는 게임 회사에 입사했다. 그는 “게임을 워낙 좋아해 게임회사 태국 담당 매니저로 입사했다”고 했다.


-첫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나.


“입사한 회사가 게임 ‘씰온라인’을 서비스한 회사였다. 6개월간 태국쪽과의 커뮤니케이션, 태국 서버 관련 업무 등을 했다. 그때 서버, 클라이언트, 게임 밸런스, 개발 테이블 등이 뭔지 다 배웠다. 6개월 후에 회사에서 동남아 6개국 총괄 PM(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맡기더라. 교회에 가는 일요일만 쉬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일했다. 매일 밤을 새도 일이 끝나지 않더라.”


-그동안 개발한 게임은 뭐가 있나.


“씰온라인을 운영하면서 항상 한국형 MMORPG를 만들고 싶었다. 한국형 RPG란 게임 속에 정교하게 짜여진 조그마한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좀 더 게임 속 세계를 정교하게 콘트롤해야 한다. 예컨대 게임 속 아이템의 가치도 실물경제 관리하듯 조율해야 한다. 마침 넥슨에서 이러한 게임을 개발하길 원했고, 나와 개발팀이 넥슨 자회사로 들어가 ‘레전드 오브 블러드’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2012년쯤 애니팡 등을 중심으로 모바일 게임이 시장을 휩쓰는 모습을 보고 2013년에 ‘타고나스’라는 모바일 게임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거기서 던전아츠 등의 게임을 만들었지만 결과는 시원치 못했다.”

게임 씰온라인(왼쪽)과 레전도 오브 블러드 모습.

출처공식 홈페이지 캡처

-맘모식스라는 회사는 언제 세운 건가.


“모바일 게임이 흥행에 실패한 후 반년 정도 휴식기간을 가졌다. 쉬는 동안 정수기 교체 알바도 해봤고, 우버 드라이버도 했었다. 네일아트 전문가와 고객을 연결하는 서비스도 준비했지만 규제 때문에 엎어졌다. 여러가지를 시도하다 결국 제일 잘하고, 하고 싶은 분야를 하기로 했다. MMORPG 개발이다. 예전 개발사부터 호흡을 맞췄던 6명이 뜻을 모았다. 인천 연안부두의 맘모스 회센터라는 곳에서 의기투합해 회사 이름도 맘모식스라고 지었다.”


-VR 게임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제대로 된 한국형 RPG 대작을 만들자고 뜻은 모았는데 사실 6명이 하기에는 벅찬 사이즈였다. 현재의 개발팀 규모로 도전할 수 있고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가 VR 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시장은 아직 대기업이 들어오지 않은 시장이라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VR 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이 위험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게임 개발하는 사람들은 사고방식이 약간 다르다.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면 뒤도 안보고 한다. 우리도 그렇게 2016년 12월 VR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VR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VR 게임은 기기를 쓰고 가상 현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내리막길을 뛰어가기도 하고, 어딘가에 숨어있기도 한다. 이때 실제 유저는 어지러움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게 하느냐가 VR 게임 개발자의 숙제다. 우리도 개발하며 하루에 한번은 멀미를 했다. 한번 멀미가 오면 30분씩 누워있거나 밖에 나가 1시간 동안 산책을 하고 온다.”

유철호 대표가 올 4월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제3회 넥스트 스타트업 어워드(왼쪽)와 올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에서 맘모식스를 소개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캡처·맘모식스 제공

“게임 속 새로운 세계 만들 것”


유 대표는 현재 게임 속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갤럭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갤럭시티는 가상현실 속 마을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미니게임을 하는 게임”이라고 했다. 예전 VR 게임은 PC 유저와 모바일 유저가 나뉘어져 게임을 했지만, 맘모식스가 개발한 게임은 PC 유저와 모바일 유저가 모두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다. 이들이 개발한 다중접속 ‘크로스플랫폼’ 덕분이다.


-머지않아 영화 ‘매트릭스’나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VR 게임 속 거대 공동체가 등장하는 것인가.


“우린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라 그것까지는 모른다. 하지만 VR 게임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유저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을 하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VR 산업 발전 속도가 더딘데, VR 게임 개발은 시기상조 아닌가.


“기술 개발 관련 곡선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시장 기대치가 올라갔다가 현실을 직시하고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이후 다시 살아나는데 그때부터가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VR은 2016년 한창 상한선이었다. 투자자금이 엄청나게 들어왔다. 사업자도 엄청 늘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그 거품이 빠졌다. 사업을 접은 업체들이 수두룩하다. 다시 올 하반기부터 그 곡선이 올라가고 있다고 본다. VR이 현재까지는 대단한 것이 없다. 대단한 것이 나올때까지 얼마나 준비를 잘하느냐가 업계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현재 매출액은 어느정도 수준인가?


“올해 목표 매출액이 5억원 정도다. 액수는 작지만 설립 첫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2~4배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인포뱅크로부터 전략적 투자도 받았다. 작년엔 독일 IFA (가전박람회)에 참가했고, 올 2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 참가했다. MWC에서는 글로벌 전자업체와 함께 VIP 고객을 대상으로 VR 시연을 하기도 했다. 다중접속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게임을 개발하고 싶나.


“단기적으로는 곧 출시하는 갤럭시티를 성공적으로 오픈하는 게 목표다. 그 게임 속에 UAE의 두바이도 만들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제대로된 VR용 MMORPG를 만들고 싶다. MMORPG는 산업으로 치면 자동차나 비행기와 같다. 모든 최신 기술이 다 들어간다. 이게 개발 과정에서도 가장 재밌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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