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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1%로 내렸더니 난리났어요..은행에 강펀치 날린 청년

조회수 2020. 9. 18. 14: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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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환전 수수료 10%→1% 확 낮춰, 2030 열광..시중 은행에 강펀치 날린 청년
P2P 환전으로 환전 수수료 낮춰
오랜 자영업 경험
글로벌 기업 꿈꾼다

해외 여행 때 가장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환전이다. 언제 어디서 바꾸는 게 좋은지, 차라리 신용카드 쓰는 게 낫지는 않은지. 여러모로 고민이다. 고민을 한방에 정리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캐시멜로'의 윤형운 대표를 만났다.

 

은행보다 환전 수수료 크게 낮춰


환전에는 수수료가 붙는다. 잘 통용되지 않는 외환일수록 수수료가 올라간다. 예를 들어 미국 달러를 환전할 때는 대략 1.75% 금액을 수수료로 낸다. 대만 달러는 9%를 내야 한다. 다른 동남아 화폐의 환전 수수료는 두자리를 훌쩍 넘는다. 통용 빈도가 미국달러와 대만달러의 중간 수준인 홍콩달러는 3~4%의 수수료를 낸다.


수수료 우대 혜택은 자주 통용되는 외환일수록 많다. 미국 달러를 환전할 때는 주거래은행 혜택 등을 활용해 원래 낮은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있다. 반면 대만 달러 같은 동남아 화폐는 우대 헤택이 거의 없어서, 안그래도 높은 수수료가 내려가지도 않는다. “동남아 같은 곳에 여행가는 사람일수록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캐시멜로 제공
캐시멜로 윤형운 대표와 안소연 공동창업자

캐시멜로는 파격적이다. 통화를 가리지 않고 1% 수수료로 환전해 주고 있다. P2P 방식을 활용한 게 비결이다. 예를 들어 대만 사람과 한국 사람이 각자 가진 돈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캐시멜로가 중간에 매개체 역할을 한다. ①한국으로 여행오는 대만인 A가 캐시멜로에 1만 대만달러(1대만달러=35원)를 맡기면 ②캐시멜로가 가맹점을 통해 대만으로 여행가는 한국 사람 B에게 1만 대만 달러를 주고 ③대신 B로부터 1만 대만달러에 상응하는 35만원을 받아서 ④대만인 A에게 가맹점을 통해 35만원을 전해주는 것이다.


명동 개인 환전상 업무를 온라인화 한 것이라 보면 된다. 진출국에 외환거래 면허를 취득했으며,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를 위해 1인당 환전금액을 제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캐시멜로가 받는 1%의 수수료는 대만 달러 기준 9%에 달하는 은행 수수료와 비교하면 크게 낮다. “시중은행은 전문인력 관리, 외환 배송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요. 거기에 자체 이윤도 많이 붙이면서 수수료가 크게 올라가죠. 반면 우리는 개인끼리 환전을 주선하는 방식이라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거기에 이윤도 적게 붙여 수수료를 크게 낮췄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캐시멜로 어플리케이션을 깔아야 한다. 이후 환전하고 싶은 금액을 캐시멜로의 지정계좌로 입금하면 'E-money'가 앱에 예치된다. 그러면 이를 증명하는 큐알코드가 나오고, 이를 갖고 현지로 나가 캐시멜로 현지 가맹점에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직원이 큐알코드를 촬영해 확인한 뒤, E-money에 상응하는 현지 화폐를 내어준다. “현지 가맹점을 ATM기처럼 활용하는 거죠. 인출이 큐알코드로 이뤄지니, 가맹점과 복잡하게 의사소통할 필요가 없어요. 문의할 게 있으면는 모바일 메신저로 하면 됩니다.”


캐시멜로 대신 서울 명동 등지에 있는 환전상을 활용해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하지만 환전상을 찾아 왔다갔다 해야 하는 불편함 등을 감안하면 캐시멜로를 이용하는 게 낫다. 특히 많은 돈을 들고 출국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고, 환전했다가 돈이 남을 경우 다시 원화로 바꾸면서 이중으로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위험도 없앨 수 있다. “딱 필요한만큼 환전했다가, 부족하면 현지에서 추가 신청하면 됩니다.”

출처: 캐시멜로 제공
캐시멜로 윤형운 대표

많은 가맹점 확보가 중요


사업의 관건은 가능한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내국인이 현지에 나가서, 또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 돈을 찾아갈 수 있는 가맹점이 많을수록 편의성이 높아져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한국, 홍콩, 대만 등 3개국에 16개 지점이 있다. 각국 공항, 호텔, 게스트하우스, 환전소, 유명 식당 등에 가맹점을 설치했다. “홍콩에서 곧 120개 지점을 갖고 있는 환전소 브랜드 ‘후이브라더스’와 가맹점 계약을 할 예정입니다. 홍콩 내 환전 편의성이 크게 높아지는 거죠.”


가맹점들은 1% 환전 수수료를 캐시멜로와 나눠갖는다. “호텔·식당 같은 가맹점은 환전객을 고객으로 활용하는 이점도 누릴 수 있습니다. 관광객 유동인구가 늘어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하는 거죠.”


사업이 원할하려면 이용객 비중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여행가는 내국인과,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의 비중이 50:50에 가까워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통화끼리 맞바꾸는 것이 쉬워진다. “한국으로 여행오는 대만 사람이 많은데 대만으로 여행가는 한국 사람이 적다면, 대만 사람이 내놓는 대만달러만 많고 한국 사람이 내놓는 원화가 부족해서, 대만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게 힘들어집니다. 환전이 원할하지 않는 거죠.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여행오는 사람과 여행가는 사람의 이용 비중을 비슷하게 맞춰야 합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내국인과 외국인 간 이용비중이 거의 비슷해 큰 어려움이 없다.


-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국내외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 진행하고 있어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팔로워를 수십만명 이상 거느린 인플루언서의 이용 후기를 보고 신규 고객이 진입하는 거죠.”

출처: 캐시멜로 제공
캐시멜로 임직원들

시장 반응이 괜찮다. 앱스토어 앱 평점에서 4.9점을 기록하고 있다. 가입자 2만명, 환전액 40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대비 올해 두 배로 성장했다. 이용객들이 절약한 수수료는 총 3억2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마케팅 비용으로 불과 800만원 쓴 걸 감안하면 좋은 성과다.


일본과 싱가폴에서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에선 한 편의점 계열 은행과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편의점에 있는 ATM기기에서 돈을 찾을 수 있다. 일본 내 전국 서비스망을 갖추는 것이다. “1년 내 10개국 진출, 400만명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때 목표 환전액은 3100억원입니다.”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은 없나요?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계좌 속 e-머니로 결제하는 방식인데요. 가맹점에 비치된 큐알코드를 촬영해 결제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결제 서비스를 통해서는 가맹점으로부터 매출의 1%를 수수료로 받을 계획이다. 소비자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해외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하면 각종 수수료가 붙는데, 캐시멜로 결제를 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나라 별로 편의점 등 많은 지점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나 관광지 유명 식당 등을 결제 고객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수수료가 없으니 이용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합니다. 관건은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인데, 우리 가맹점이 되려면 가맹점용 앱을 다운받기만 하면 돼요. 온라인 홍보를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환전 앱에 각종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

출처: 캐시멜로 제공
캐시멜로 환전 서비스 시연화면

대학 입학하자마자 중퇴하고 창업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다 1학년 때 휴학하고 창업했다. 지금껏 복학하지 않았다. “어려서 꿈이 정주영 명예회장이었어요. 멋진 기업가요. 성인이 되고 나니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더라구요.”


일단 자영업으로 경험을 쌓기로 했다. 첫 아이템은 커피숍. 이후 식당, 라이브 카페, 옷가게 등에도 도전했다. “10년 정도 자영업을 했습니다. 돈을 꽤 번 적도, 잃은 적도 있죠.” 서른이 넘자, 이제 본격적인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 무역업을 시작했다. 중국에서 화광석 등 건축 자재를 들여와 국내 공급하는 사업이었다. 2년 간 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중국 시장이 만만하지 않다는 교훈만 얻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떠올랐다. 무역업을 하면서 큰 부담이 됐던 환전수수료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도전하기로 했다. 2016년 1월 캐시멜로를 창업했다. “캐시와 머시멜로를 합친 말입니다. 캐시는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잖아요? 그런데 머시멜로는 말랑말랑하면서 달콤해요. 고객이 기분 좋은재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사업 시작 후 평소 친분이 있던 에스오일 마케터 출신 안소연 씨가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 용이 날개를 단 격이 됐다. 서비스 기획은 스스로 하고, 시스템 개발은 개발자를 채용해 진행했다. 홍콩과 대만 직원은 현지 채용 사이트를 활용해 선발했다. 난관도 많았다. “국내외에서 동시 호환되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가맹점도 확보해야 했어요. 여기에 현지 라이센스 취득도 필요했구요.” 결국 꽤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창업 후 1년 반이 지난 2017년 9월에서야 서비스 출시에 성공했다.


오래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신기하고 편리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되겠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사업 모델을 인정받아 정부 융자와 지원과제 등에 줄줄이 선정됐다. ‘런웨이 투 라이즈’라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경연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꿈꾸던 글로벌기업에 한 발 씩 다가서고 있다.

출처: 캐시멜로 제공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에서 PT를 하고 있는 캐시멜로 안소연 공동창업자

명확한 투자 계획 세워야


-지금까지 잘 버텨온 비결이 있다면요.

“다양한 창업을 하면서 몸으로 얻은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웬만한 난관은 두렵지 않아요. 모두가 어렵다고 하지만, 얼마든지 멋진 기업가가 나올 수 있다는 증거가 되고 싶어요. 그 꿈으로 하루 17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매우 힘들고 지치지만, 그 꿈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업 시작하는 분들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투자를 받는 데 정석이 되는 순서가 있습니다. 초기 시드 투자를 받고, 단계 별로 투자 금액을 늘려 가는거죠. 그러면 사업 초기부터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조급했는지 처음부터 큰 돈을 받으려고 했어요. 검증안된 기업이 성공했을 리 없죠. 순서대로 차근차근 투자 받는 계획을 세우실 걸 추천합니다. 투자자 유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글 jobsN 박유연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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