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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표도르에게 '100만원 도장' 파준 진짜 이유는요..

조회수 2020. 9. 18. 15: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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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VIP에게 '100만원 짜리 도장' 파준다는 이 사람의 정체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 인터뷰
2001년 3명 직원으로 창업
연매출 50억 규모 회사로 키워

구글의 전 회장 에릭 슈미츠나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 팝스타 제시카 알바, 종합격투기 선수 표도르 예멜리야넨코 등 글로벌 VIP나 스타가 한국을 방문할 때 바빠지는 사람이 있다. 정명진(46) 코스모진여행사 대표가 그 중 하나다. 정사장은 국내에 ‘의전(儀典)관광’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사람이다. 유명 인사 방한시 픽업에서부터 관광과 의전을 담당한다.


10월 19일 코스모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금융감독원에서 초청한 캄보디아 VIP 대상 서울 궁궐투어, 하나은행이 초청한 인도네시아 VIP 의전, KT&G가 초청한 중국 바이어 초청 서울 문화체험 등 현황이 게재돼 있다.


jobsN은 지난 17일 서울 을지로 코스모진 사옥에서 정 대표를 만났다. 홍익여고를 졸업한 정 대표는 숭의여대와 호주 테이프칼리지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했다.


- 의전관광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내가 만든 말이라 그렇다. 마땅히 설명할 단어가 없었다.”


- 기존 VIP 대상 관광산업과 차이가 뭔가.

“의전관광이란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사람에게, 비즈니스 이외의 모든 것을 제공하는 특화 서비스다. 아무래도 의전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관광이라는 점을 살린 네이밍이다. 관광에서 쇼핑, 의료 등 본래 방문 목적인 비즈니스 행사 이외의 것을 포괄한다.”


- 회사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작년 기준으로 연 매출은 50억원이다. 직원은 정직원이 30명이고, 회사 전속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신분의 관광가이드와 기사가 50명 정도다.”


- 매출이 모두 VIP 대상 서비스에서 나오나.

“아니다. 단체관광이나 인센티브 관광 등도 한다. 한 달에 약 7000명 정도다. 이 중에서 일반인들이 ‘저 사람은 VIP’라고 느낄만한 사람은 한 2400명 정도 된다.”


- VIP가 2000명이나 되나.

“수행원을 포함한 숫자라서 그렇다. 해외 유명 대기업 회장이 오면 수행원과 가족 등이 동반하면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 규모다. 대법원에서 외국 고위법관들을 초청하면 이 역시 몇십명이 된다. 가족과 수행원을 대거 동반하는 중동의 부호들도 있다. 그래서 인원이 많다.”


- 직접 MICE[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 행사를 운영하나.

“아니다. 포럼이나 세미나 등 MICE 행사에 참석하는 VIP만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다.”

출처: 코스모진 제공
정명진 대표.

“VIP 관광 전문가 없다”는 생각에 2001년 창업


- 창업 계기는.

“대학 졸업 후 국제회의용역업체(Professional Congress Organizer)에서 근무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진행하고 참석자를 지원하는 일이었다. 단체관광도 담당했다. 그러다가 지인과 3명이 회사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한국에 온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사로 일하다가, VIP 대상 의전관광에 특화 했다.”


- 왜 VIP 대상으로 타깃을 잡았나.

“2001년에만 하더라도 VIP 맞춤형 관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중국이나 일본 단체관광객을 상대로 한 쇼핑관광 등만 있었다. 그래서 내가 맡아서 이쪽으로 사업을 키웠다.”


- VIP가 방문하면 대개 얼마 전에 준비하나.

“대중 없다. 제대로 행사를 준비할 때는 6개월 전에도 하고, 어떤 때는 전날 전화해서 ‘내일 투어 좀 해달라’고 한다. 대개는 6개월 전 행사 주최사에서 초청자를 확정한 뒤 연락이 온다. 버틀러 서비스나 시큐리티 요원, 공항 영접 등 요구사항을 말해주면 하나씩 협의하면서 준비한다. 항공일정 확정→고객 분석→관광 콘텐츠 구성→일정 확정→기사 및 가이드 배정→행사진행 순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누구인가.

“카지노 리조트 기업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의 셸던 아델슨 회장이 있다. 호텔쪽에서 워낙 잔뼈가 굵은 분이라 요청 사항도 까다로웠다. 가령 24시간 자신을 담당하는 버틀러(수행비서)를 배정해달라고 했다. 본인에게는 전속 수행비서가 있지만, 한국을 잘 아는 한국인 버틀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급 레스토랑을 통째로 예약해 달라거나, 호텔 비데를 새 것으로 교체해 달라는 등의 요구도 있었다. 우리에게는 까다로운 요구였지만, 아델슨 회장에게는 ‘당연한’ 요청이었다. 하루에 1000만원씩 하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만 묵는 VIP이기 때문이다.”


- 표도르 같은 격투기 선수는 어떤 관광을 즐겼나.

“국기원에서 태권도 체험을 했다. 당시 강남구청 홍보대사로 방한했었다. 그래서 강남구에 있는 선릉, 봉은사 등 유적을 돌아보다가 국기원에서 태권도 체험을 했다. 아주 재밌어 하더라.”


- 대련도 했나.

“대련은 안 하고 자세를 익혔다.”


- 국가별 VIP들의 특징이 있나.

“VIP의 특징보다는 국가별 관광객의 특징이 있다. 중동 관광객들은 종교와 음식에 민감하다. 이슬람식으로 도축한 할랄 고기만 먹는 것은 기본이다. 중국 고객들은 요청이 많다. 당장 좌석을 앞 사람과 바꿔달라는 식이다. 하지만 잘 협의하면 잘 통한다. 반면 일본인들은 여행 현장에서는 별다른 항의가 없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 항의 서한 등을 보낸다. 유럽 고객들은 사전에 협의한 동선 그대로 진행하는 것을 중시한다.”

출처: 코스모진 제공
정명진 대표.

‘탈북민이 해설하는 DMZ 투어’로 미국 VIP 열광


- 코스모진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나.

“사내 ‘도슨트’ 제도를 운영한다. 관광가이드와 통역사의 중간 정도 되는 사람이다. 영어가 유창하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 경제 등에 대해 지식을 전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중동 석유 재벌 만수르가 도슨트 서비스를 이용했다.

또한 탈북민과 함께하는 DMZ 투어가 있다. 도라산역을 거쳐 제3땅굴과 DMZ 지역을 돌아보는 상품인데 탈북민 출신 해설가가 함께 한다. 미국 VIP들이 특히 좋아한다. 북한의 생활상과 학교 생활부터 시작해 ‘왜 미국인을 싫어하느냐’ 같은 질문까지 쏟아낸다.”


- 외국 VIP에게 꼭 소개하는 한국 명소가 있다면.

“예전에는 경복궁이나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기본 코스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관광 위상이 올라가 그런 코스는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포인트를 잡아서 온다. DMZ가 대중적인 인기가 있고, 어떤 관광객들은 노벨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싶다면서 국립서울현충원에 가서 김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기도 한다.”


- 식당은 어디가 인기 있나.

“콕 찍어서 오는 식당은 그리 많지 않다. 내 경험상 VIP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곳은 강남 삼원가든이다.”


- VIP만을 위한 선물이 있나.

“도장이다. 주로 북촌에 있는 체험관에서 도장 만들기 체험을 한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그냥 우리가 만들어서 준다. 개당 100만원짜리 고급 도장이다. 사실 해외 VIP들은 쇼핑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당장 비서가 사올 수도 있고, 백화점에서 언제든지 살 수 있다.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을 원하고, 도장이 그 중 하나다.”


- 향후 계획은.

“한국에 온 VIP 관광객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일정을 스마트폰으로 전달하고, 오늘 경복궁에는 어떤 행사가 있는지, 경복궁의 역사는 어떤지 등 문화 콘텐츠를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 당신과 같은 길을 가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상대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외국 관광객이 궁금해 하는 점을 파악하려 하지 않고, 우리나라는 이렇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외국어 구사 능력과 상식도 중요하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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