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겠습니다..PC방 사장님들이 모텔에 분노한 이유
지자체 정식 등록하지 않은 모텔 PC방은 불법
모텔 특성상 PC방 시설 기준 맞추기 어려워
문체부 "위법행위 막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모텔 PC방’이 성업 중이다. 모텔 각 방에 게임이 깔린 PC를 2대 이상씩 설치해, 투숙객이 PC 게임과 숙박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게 하는 시설이다.
현재 업체 한 곳이 설치를 맡은 모텔 PC방만도 1000여개에 달한다. PC방 업주 단체인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지난해 국내 모텔 PC방 수를 약 2000개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는 거의 대부분이 불법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제26조 2항은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자는 시설 기준을 갖추고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등록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자는 영업장 내에 흡연실을 제외하면 게임물 이용을 위한 밀실이나 밀폐된 공간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 또한 영업장 전체 실내조명은 40럭스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투명한 유리창을 설치해 외부에서 실내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유해한 환경을 제공할 우려가 있는 광고물, 장식, 기타 등등의 설비도 금지한다. 소음, 조명 또는 진동으로 게임제공업 주변의 평온을 해치지 않아야 하고, 업소 명칭과 간판에는 등록한 상호를 표시해야 한다. 이들을 지키지 않으면 시설 기준 위반이다. ‘모텔’ 업종 특성상 지키기가 거의 불가능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물론 일부 스키장이나 찜질방 등에 게임 PC를 둔 것에서 볼 수 있듯, 꼭 전업 게임방을 운영해야 게임물 설치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수가 매우 제한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년 4월 15일 발표한 ‘게임제공업소 등이 아닌 영업소의 게임물 설치대수 고시’에서, PC방 아닌 곳에서 컴퓨터 등 필요한 기자재를 허가 없이 설치할 수 있는 대수를 규정했다. 콘도미니엄업, 종합유원시설업, 영화상영관, 유스호스텔, 백화점, 대형마트, 스키장업, 신고면적 660제곱미터 이상의 일반음식점은 5대, 이를 제외한 업소는 2대다. 이에 따라 모텔은 2대까지만 설치 가능하다. 각 호실 PC 수량은 많아야 두 대뿐이니 문제가 없다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2대’ 제한은 업소 전체를 범위로 한다. 이 때문에 방마다 PC를 1~2대씩 두고 운영하는 것은 고시 위반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가 모텔 PC방을 현행법 위반으로 판단한 전례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5월 26일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 보낸 모텔 PC방 계도 및 단속 요청 건에 답변하며 "게임법을 위반한 모텔 PC방은 이를 위반한 경우 같은 법 제45조 및 제38조에 의거 처벌 및 폐쇄, 수거 조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텔 내 PC 설치 자체를 금지하진 않았다. 보통 모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게임이 없는 PC는 정보제공 차원의 서비스로 간주했다. 그러나 사전에 게임을 설치해 서비스로 제공하는 PC는 ‘게임물’로 취급하기 때문에 현행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해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게임법에 따라 정식 등록 절차를 밟지 않은 ‘모텔 PC방’은 모두 불법 운영이라 보면 된다”며 “경찰이나 지자체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위법행위를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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