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수·모델 등 프리랜서 연예인들 사이에서 난리났어요

조회수 2020. 9. 21. 23: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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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 구글 나와, 엔터업계 구직 사이트로 미국 심장부 노리는 청년

페이스북, 유튜브, 사람인을 하나로 통합

상호작용으로 경력 입증과 인증

글로벌 기업 꿈꿔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난. 고통이 가장 큰 곳 중 하나가 연예, 미술, 음악 같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일부 유명인을 제외한 대부분 업계 종사자들이 일감을 잡기 어렵고, 운좋게 잡더라도 낮은 임금에 시달려야 한다. 예능인 등 프리랜서를 위한 소셜 구인구직 플랫폼 ‘어라운드어스(www.aroundus.com)’의 김성진 대표를 만났다. 글로벌 기업 구글을 박차고 나와 창업했다.


기존 서비스 한계에서 출발


어라운드어스는 개인 소개 프로필, 소셜네트워크, 구인구직 플랫폼을 하나로 융합한 사이트다. 구직자는 프로필을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구인 기업은 구인공고를 하거나 구직자 프로필을 검색해 사람을 뽑을 수 있다. 사이트에 등록한 구직자와 구인 기업들은 서로 친구를 맺어 인맥을 관리할 수 있다. 유튜브, 사람인, 페이스북을 하나로 합친 셈이다. 김성진 대표는 “기존 프로필 및 구인구직 사이트의 한계에서 출발해 지금의 사업모델을 만들었다"고 했다.


-기존 사이트는 어떤 한계가 있나요.

“어떤 단역 배우가 본인 프로필에 ‘2017년 연극 햄릿 출연’이라고 경력을 등록했다고 해보죠. 그런데 햄릿이요. 지금도 어디에선가 공연되고 있을 정도로 무수히 많이 연출되는 작품입니다. 그중에는 대형 작품도 있고, 조그마한 동네 작품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햄릿에 출연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 줄 경력만 보면, 도대체 어떤 햄릿에 출연한 건지 알기 어렵습니다. 또 거기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 배우의 연기력이 어떤지 보려면, 오디션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본인 프로필에 아무리 많은 경력을 등록해 놓은들, 쓸모가 없습니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쌓은 경력이 경쟁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거죠.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오디션을 보는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리포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리포터가 얼마나 리포팅을 잘하는지, 텍스트 형태로 나열된 경력만으론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경력을 자세히 기록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그 경력들 과연 믿을만 할까요? 허위 또는 과장하는 사람이 많으면, 사실대로 기록한 사람만 피해를 봅니다. 또 정보가 상세할수록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확인하려면 구인자가 추가로 돈을 내야 하는 등 자유로운 접근이 어렵죠. 그런데 입증되고 인증받은 경력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출현하면 어떨까요? 거기서 출발했습니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김성진 어라운드어스 대표

사용자끼리 상호작용으로 경력 인증


어라운드어스에 가입하면 개인 프로필 페이지가 생성된다. 여기에 자유롭게 본인 경력과 일하는 분야를 등록하면 된다. 여기까지는 링크드인 같은 기존 프로필 사이트와 같다. 차별성은 이후에 나온다. 경력을 스스로 입증하고 남에게서 인증받는 것이다. 입증은 동영상으로 할 수 있다.


-동영상 경력은 뭘 의미하죠?

“광고, 영화, 드라마, 연극, 콘서트, 패션쇼 등 본인이 출연한 영상을 편집해 등록하는 겁니다. 프로필에 해당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사진 형태로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수라면 본인 노래 부르는 영상을 등록하면 됩니다. 사람 뽑는 입장에선 무척 간편하게 사실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죠.”


-프로필 작성자 입장에서 이점은요?

“내가 했던 모든 경력을 프로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 형태로는 고교 때 출연한 교내 작품을 경력으로 나열하기 어렵습니다. ‘얼마나 쓸 게 없으면 이런 걸 등록했을까?’ 얘기나 듣겠죠. 하지만 동영상 형태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교내 작품에 불과하더라도 동영상이 있다면, 그걸 올려 본인의 연기력을 입증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력이 적은 사람일수록 유용합니다. 부족한 경력을 동영상으로 어필하는 거죠. 또 지금 예능계는 좋은 회사에 소속될수록 기회가 많은 편인데요. 동영상으로 자기 능력을 어필할 수 있다면, 좋은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도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이트에 한 번 등록하면, 열심히 경력 관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수시로 사진을 올리는 것처럼, 새로운 경력이 생길 때마다 개인 프로필을 갱신하고 입증해 나가는거죠. 기존 서비스가 비생산적인 소셜 활동에 그친다면, 어라운드어스는 생산적인 소셜 활동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어라운드어스 임직원들

-남에게서 인증은 어떻게 받나요.

“사용자끼리요. 단 서로 알아야 해요. 고용해 봤거나, 동료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만 경력을 인증할 수 있어요. 알고리즘 상으론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만 인증할 수 있도록 구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단역배우 A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했다는 경력을 올렸다면, 같은 ‘태양의 후예’ 경력을 가진 배우나 스텝만 A의 태양의 후예 출연 경력에 인증 버튼을 누를 수 있어요. 그래야 인증이 진실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신뢰성 낮은 인증은 쓰레기 데이터에 불과하죠. 경력 인증 외에 ‘좋아요’를 누르고, 평점을 남기거나, 보다 적극적으로 추천글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잘한 사람일수록 좋아요와 경력인증을 많이 받을 수 있겠죠? 말로 전해지던 평판이 사용자끼리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 있는 정보로 계량화되는 겁니다. ‘상호작용 정보'가 생성되는 거죠. 반대로 일을 게을리 한 사람은 나쁜 평점이 달릴텐데요. 평점 때문에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누가 어떤 평점을 줬는지 확인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개인 페이지마다 바로 연결할 수 있는 URL이 형성되며, 메신저 등을 통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내 경력을 알리기 위해 내 페이지의 URL을 오디션 담당자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내는 식이다. “일반 직장인들에게 우리 사업 설명하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도 개인 경력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이트는 경력 정보 외에 일상 얘기가 뒤섞여 있구요. 허위 과장 정보도 많습니다. 우리는 입증하고 인증된 정보를 구획화해서 보여줍니다. 분명한 차별점이죠.”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구글 재직 시절 김성진 대표

스쳐 지난 사람도 검색


개인 페이지 관리로 끝나선 안된다. 구인 기업이 이를 확인해 채용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연결이 쉽도록 다양한 편의 기능을 넣었다. 첫째가 검색 정렬 기능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정렬해 볼 수 있습니다. 의자를 검색하면 구매평 많은 순, 평점 높은 순, 가격 낮은 순 등으로 정렬해 순위대로 볼 수 있는거죠. 그런데 기존 구인구직 사이트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링크드인'에 들어가 ’배우'를 검색하면 23만명 이상이 뜬다. 내가 배우를 채용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렵다. “우리 사이트에선 좋아요 수나 경력 수, 인증 경력, 추천 평점 순으로 배우를 나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순서대로 배우를 정렬해 볼 수 있는 거죠.”


얼핏 본 사람도 검색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검색 알고리즘을 부가했다. “프로필 페이지에 경력 외에 특기를 등록하고, 원하는 검색 키워드를 달 수 있도록 했어요. 그럼 검색하기 무척 쉬워져요. 예를 들어 TV에서 우연히 롤러블레이드를 잘 타는 배우를 봤다고 하죠. 그 배우가 무척 궁금해요. 그럼 우리 사이트에서 찾아 보면 됩니다. 아무래도 그 배우는 프로필을 등록할 때 장기로 롤러블레이드를 등록했을 가능성이 크겠죠? 롤러블레이드로 검색하면 그 배우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광고 속 배우가 궁금하다면 우리 사이트에서 그 광고를 검색하면 됩니다. 해당 배우가 경력에 광고를 올려뒀다면 찾을 수 있죠.”


키워드 검색도 유용하다. 귀여운 이미지의 배우가 필요하다면 ‘귀여움’으로 검색하면 된다. 키워드로 귀여움을 설정해 둔 배우가 검색창에 주르륵 뜬다. 이후 연령대, 국가 등으로 인물을 필터링 해서 후보를 좁혀나가면 된다. 일본어를 하는 배우를 찾으면 일본어를 검색하면 되고, 무술 유단자가 필요하면 무술을 검색하면 된다. 특기로 등록한 배우가 뜬다. 필터링 검색 기능도 있다. 성별, 연령대 등으로 필터링해서 원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어라운드어스 임직원들

소속 회사나 프로젝트 별 검색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CJ이엔엠을 검색하면, CJ이엔엠이 진행한 프로젝트가 나열된 CJ이엔엠 페이지가 뜬다. 이 페이지에서 각 프로젝트를 클릭하면 다시 해당 프로젝트의 페이지가 뜨고, 참여한 사람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CJ이엔엠→TVN→드라마 ‘미스터선샤인'→A단역배우 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후 A단역배우 프로필에서 영화 ‘안시성’ 출연 경력을 발견해 이를 클릭하면 안시성 페이지로 넘어가고, 거기서 다른 배우를 찾을 수 있다. 배우 프로필에서 프로젝트로, 여기에서 또 다른 배우로 물고 물리는 정보의 꼬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CJ이엔엠 같은 회사, 미스터선샤인 같은 프로젝트 페이지는 누가 관리하죠?

“해당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공동으로 작성하는 시스템입니다. 내가 좋은 일을 얻으려면 내가 거쳐온 곳의 정보가 잘 정리돼 있어야 하겠죠? 스스로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등록하고 관리하게 되는 겁니다. 이를 위해 해당 경력을 갖고 있는 누구라도 회사와 프로젝트 페이지를 열어 등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누군가 최초 정보를 등록해 놓으면 이후 다른 사람이 계속 수정해 나가는 시스템이죠. 온라인 백과사전처럼 원하면 누구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역 배우 A가 최초 간단히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페이지를 정리해 놨다고 하죠. 방영 일정, 시청률 정도요. 이후 여기 출연했던 단역배우 B가 본인 프로필을 정리하면서 페이지를 좀더 업데이트하고, C,D가 각자 필요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는 식입니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어라운드어스 초기화면

사람 모으면 수익성은 따라온다


서비스 출시 4달만에 가입자 1000명을 넘어섰다. 페이스북 자체 페이지 광고 정도 홍보만 한 것 치고는 괜찮은 출발이다.


-수익성은 어떻게 확보할 건가요.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구직자로부터 사용료를 받을 계획은 없습니다. 구인기업의 공고도 아직까진 무료구요. 그래서 회원 가입만 하면 프로필 등록하는 것도, 사람 구하는 것도 지금은 무료입니다. 이렇게 해서 일단 사람 모으는 게 우선입니다. 플랫폼에 사람이 모이면 수익성은 자동으로 따라오거든요. 그렇다고 수익모델을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확고한 계획은 있습니다. 우선 광고가 가능할 거구요. 구인기업에게서 돈을 받고, 원하는 경력의 인재 프로필이 올라오면 자동으로 보내주는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구직자에게서 돈을 받고 원하는 기업의 구인공고가 올라올 때마다 보내줄 수도 있죠. 또 우리가 확보한 DB를 구글 같은 검색엔진과 연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외에도 수익 내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유료로 2만명 모오는 것보다, 무료로 20만명 모으는 게 수익 측면에선 훨씬 유리한 겁니다. 우선은 사용자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어라운드어스 프로필 상세페이지

-사이트를 활성화하는 수단이 수익성에 도움 되는 방법은 없을까요?

“내부에서 쓸 수 있는, ‘캔디’란 이름의 포인트 제도를 운영중입니다. 가입하면 30개를 주는데, 1개 당 미화 1달러 가치가 있습니다. 캔디는 쓸 수도 있지만 추가로 적립할 수도 있어요. 모르는 사람과 인맥으로 연결할 때 사용할 수 있구요. 아무래도 많은 인맥을 연결해 놓으면 구직에 유리할텐데, 이를 위해 캔디를 쓰는거죠. 반대로 개인 정보를 업데이트하거나 지인을 회원으로 추천하면 캔디를 추가 적립할 수 있습니다. 필요해서 캔디 사는 사람도 나올테고, 캔디 적립을 위해 열심히 프로필을 관리하고 지인을 데려오는 사람도 생기겠죠. 물론 둘 다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김성진 대표의 어라운드어스 개인 프로필 페이지

처음부터 미국 시장 겨냥한 플랫폼


-성장 경로를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갖고 계신가요.

“미국에서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저희 서비스는 사실 처음부터 미국을 겨냥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주연이 결정되면 해당 소속사에서 조연, 단역까지 한꺼번에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아요. 또 감독이 결정되면 촬영, 조명 등 다른 스텝도 그 감독과 평소 호흡을 맞추던 사람들로 팀이 짜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미국은 확실한 오디션 문화가 자리잡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오디션이란 게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서류로 오디션 볼 사람을 걸러내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업이 1만명이건 2만명이건 지원한 모든 사람을 오디션에 참가시키고 있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일입니다. 반면 사전에 우리 사이트를 통해 동영상과 사진, 인증된 경력으로 실제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오디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확실한 사전 심사를 통해 기존 1만명 보던걸 2000명으로 줄여서 보는 식이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영화 제작사가 우리 사이트에 영화 제작 공고를 올리는 겁니다. 공고에는 ‘지원하기’ 버튼이 달려 있구요. 연기자들이 이를 클릭해 지원하는 겁니다. 지원자들은 반드시 본인 경력을 담은 저희 페이지를 만들어야 하구요. 이후 지원이 완료되면 오디션 담당자는 프로필 동영상과 경력을 통해 오디션 참가자를 1차로 걸러낼 수 있습니다.”


-해외 서비스는 얼마나 진척됐나요?

“이미 영문 서비스가 되고 있습니다. 영어로 프로필을 올리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른 언어도 가능합니다. 마케팅만 남아 있는 단계죠. 올해 말까지 국내 서비스를 안착시키고 내년 1분기 미국 진출할 계획입니다. 구글 있을 때 인연을 맺은 미국 엔터테인먼트 쪽 한인들이 도와주실 예정이에요. 이를 통해 B2B 시장을 공략할 예정입니다. 미국 제작사들을 접촉해 우리 사이트에서 오디션을 접수받도록 하는 거죠. 국내에서도 B2B 영업을 할 예정입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등과 제휴를 앞두고 있습니다.”


-성공할까요?

“국내에 나와 있는 외국계 제작사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는데요. 반응이 무척 좋아요. 투자하겠다는 곳도 있어요. 오디션 부담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비용을 확 줄일 수 있다는 거죠. 자신있습니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어라운드어스 직원들

글로벌 기업 후광 버리고 우여곡절 끝 서비스 출시


어려서 부모님 따라 외국에서 5년 간 생활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하고 얼마 안돼 우연히 창업하겠다는 선배들을 만났어요. 마케팅을 맡아 1년 간 스타트업을 경험했습니다.” 대학 동기들이 하나둘 전공을 살려 언론계에 취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영자지 코리아타임즈에서 5년 간 기자 생활을 했다. 남 얘기 듣고 쓰는 일. 내 일이 하고 싶어졌다. 일단 공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창업을 위해 공부하러 간건가요?

“네. 외국에서 이미 성공한 것, 검증된 아이템을 국내로 들여와 창업하는 ‘카피캣'이 되기는 싫었어요. 카피캣이 성공 확률이 높기는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일본에? 중국에? 안됩니다. 이미 외국에 다 있으니까요. 글로벌 기업을 꿈꾼다면 세상에 없던 것을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원래 없던 것을 만드는, 오리진 창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려면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유학을 갔습니다.”


MBA를 마치고 바로 창업하지는 않았다. LG디스플레이 제품전략과 상품기획 파트리더를 거쳐 구글에 들어갔다. 아태 지역 파트너쉽 총괄 파트 리더 등을 맡았다. 이게 사업의 기회가 됐다. “인물 데이터에 많은 한계를 느꼈어요. 구글이라면 세상의 모든 걸 검색해 보여줘야 하는데, 구인구직 데이터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던 거죠. 정보의 양은 물론 정확도 측면에서도요. ’이걸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시장조사부터 했습니다. 비슷한 업체가 없더라구요. 승부를 걸만하겠다 판단이 섰습니다.”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었나요?

“아뇨. 바로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딸이 둘입니다. 글로벌 기업 구글에 다닌다는 후광을 버리기도 어려웠구요. 한달을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러니 확신이 생기더군요. 그길로 사표를 쓰고 나왔습니다.”


이때가 2016년 5월이다. 하지만 순조롭지는 않았다. 시스템을 개발했다가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는 일을 반복했다. 팀원을 몇차례 새로 구성하는 등 다른 우여곡절도 많았다. “쉬운 일이 없더군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서비스를 첫 출시해, 이제 분위기 탈 일만 남았다.

출처: 어라운드어스 제공
어라운드어스의 프로젝트 페이지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에 대한 확신이 흔들린 적은 없나요.

“아뇨. 한 번 시작하고 나서는 실패할 거란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구인구직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4300억 달러 정도 됩니다. 그런데 시장 포커스가 주로 숙련 경력직에 맞춰져 있습니다. 온라인, 그중에서 프리랜서 시장은 미개척지입니다. 이를 노리고 페이스북 등이 구인구직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겁니다. 일단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특화해 규모를 키운 다음 다른 분야로 외연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가까운 미래, 곧 노동력을 상품처럼 거래할 수 있는 시대가 옵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죠. 거의 모든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는 이를 대비하는 플랫폼입니다. 구직자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직장을 찾고, 기업은 재능, 기술, 숙련도를 눈으로 확인해 채용하는 플랫폼입니다.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사업 시작하기 전 좀더 준비했으면 좋았겠다는 점이 있나요.

“팀 셋업이요. 저는 지금 팀 만드는 데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팀 셋업을 미리 해놓고 나왔다면 무척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IT기반 기업을 꿈꾼다면 코파운더로 개발자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추천합니다. 개발 업무를 외주 맡기거나 단순 고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UI를 개발하고 품질 높은 사후관리까지 하려면 반드시 책임있는 개발자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초반에 그렇지 못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외주 맡겼더니 허술하게 만들어 와 엎고, 관리 안돼 또 엎고. 이런 일을 피하려면 꼭 정도로 가야 합니다. 정규팀을 만들어 승부하는 거죠.”


-사업하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준다면요.

“회사 뛰쳐나갈 때 사업성조사, 시장조사, 서비스 기획을 마친 상태라야 합니다. 저는 사업성과 시장 조사는 웬만큼 됐지만, 서비스 기획은 안된 상태에서 나왔어요. 3가지 중 하나라도 완벽하게 안돼 있으면, 혼자 착각에 빠졌다가 실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사업 과정에선 여러 사람에게서 피드백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델을 완성시키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 시작하면 춥습니다. 저는 시작하고 지금까지 집에 돈 한 푼 못갖다 줬습니다. 신념과 확신이 흔들려선 안됩니다. 끝까지 유지하십시오.”


글 jobsN 박유연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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