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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서빙, 3초면 구한다..사장님도 구직자도 열광

조회수 2020. 9. 25. 15: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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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힘들어? 식당 서빙, 3초면 구한다..사장님도 구직자도 열광
경력, 출근 거리 등 고려해 단기 근로자 큐레이션
추천과 리뷰로 경력 관리
부산에서 시작해 수도권 입성

갑자기 일손이 부족해 직원을 구해야 하는 자영업주. 당장 돈이 급해 며칠만 일했으면 하는 취업준비생. 이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스타트업이 있다. 1시간 이내, 3초 만에 매칭한 기록도 있다. 일용직 구인구직 사이트 ‘급구'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니더'의 신현식 대표를 만났다. 대학을 나온 부산에서 창업해, 2015년 12월 서비스를 출시했다.


단기 근로자 실시간 큐레이션 해드립니다


급구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면 간단한 어플리케이션 회원 가입 절차가 필요하다. 자신의 알바 경력과 연령, 거주지(활동지역), 원하는 업종과 업무 등을 입력한다. 일자리를 잡으려면 본인 어필을 잘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상세히 적는다. “자영업주들이 아무래도 경험 많은 사람을 선호하니까요.”


구인 공고가 올라오면, 업소로부터 반경 수 km이내에 있으면서, 관련 일을 할 수 있고, 업주가 원하는 연령대에 있는 구직자들에게 일제히 푸쉬 메시지를 보낸다. 공고를 보고 관심있으면 지원하란 뜻이다. 친구 추천과 유사하다. “공고에는 업소 정보, 업무 종류, 급여 수준 등이 담겨 있어요. 이를 보고 일하고 싶은 사람은 푸쉬 메시지의 ’지원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됩니다.” 공고를 올린 업주에게 지원자 프로필이 간다. 평균 3~6명의 지원 결과가 도착한다. 이중 업주가 원하는 사람을 고르면 매칭 끝.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공고 올린지 3초만에 매칭된 경우도 있다. 길어도 1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서로에게 질문이나 고지할 내용이 있으면 댓글 달듯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출처: 니더 제공
니더의 임직원들

-어떻게 아이디어를 냈나요?

“기존 직업소개소의 한계에서 출발했습니다. 단순 구인공고를 내거나, 업주에게 일할 사람을 보내주는 수준에 그치는 소개소가 대부분인데요. 사람을 받는 업주 입장에선 잘할 사람이 올지, 그렇지 않을 사람이 올지 알 수 없는 복불복 게임이 됩니다. 사실 겨우 하루 쓰는데 면접 보고 뽑기 어려워요. 소개소가 보내주는대로 사람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무척 불성실한 사람 만나면 심할 경우 장사를 망칠 수 있는데요. 이런 일이 없도록 경력 데이터, 출퇴근 거리 등을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을 연결해 줍니다. 일종의 큐레이션을 통해 맞춤형 매칭을 해주는 거죠.”


-일용직 시장에 특화한 이유는요?

“알바 시장은 크게 일용직 같은 초단기 근로자와, 근로기간을 특정하지 않거나 오랜 기간 일하기로 약속하는 장기 근로자 시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장기 근로자 시장은 ‘알바천국' 등 매칭을 해주는 플레이어가 많습니다. 반면 초단기 근로자 시장은 뚜렷한 플레이어가 없어요. 그 틈을 파고 들었습니다.”


사람이 필요하기 전날 공고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당일 급하게 구하는 경우도 있다. 거의 100% 성사된다. 사람을 구하는 업주는 40~50대가, 구직자는 20대 중반 취업준비생이 많다. “주된 연령이 그렇다는 거지 다양하세요. 30~40대는 물론, 60대 이상 구직자도 꽤 되세요.” 애플리케이션이 주된 플랫폼이지만, 전화로 상담해 오는 경우도 꽤 된다. 어쩔 수 없이 급구 직원 모두 상담원을 겸직(?)하고 있다. “다양한 요청이 와요. ‘오늘 어디로 사람 2명만 보내주세요.’ 반대로 ‘어디 일자리 좀 구해 주세요.’ 등등요. 꼭 사람 목소리를 들어야 안심하시는 분들이 아직 꽤 되나 봐요. 그런 분들은 저희가 가진 풀을 통해 일단 주선해 드리구요. 이후 앱 사용법을 안내해 드립니다.”

출처: 니더 제공
니더 신현식 대표와 스마트폰 서비스 시연 화면

하루 뿐 아니라, 일주일 등 단기 기간제 알바에 대한 매칭도 이뤄진다. 홀서빙 일자리가 가장 많고, 행사진행, 물류 등 다양한 형태 일자리가 매칭된다. “개인적으로 이사를 하면서 도울 사람 찾는 경우까지 봤습니다. 따로 일의 종류를 제한하는 것은 없습니다. 불법적인 것만 아니면 어떤 일이건 사람을 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급하게 구하는 일자리가 많은 만큼 다른 알바 구직 사이트보다 시급이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한 대형 사이트보다 시간당 평균 1370원 높다고 한다. 근무시간은 가장 붐비는 시간 위주로 반나절 일이 가장 많고, 대략 5~12시간 분포를 보인다. 여기에 시급을 곱해 급여가 결정된다.


-주로 어떤 분들이 일을 구하나요?

“취업준비생이 가장 많은 것 같아요. 며칠 일하다 한동안 쉬고. 또 일하다 쉬고. 그런 경우가 꽤 많아요. 취업 준비를 하다가 돈이 필요할 때 일하는 거죠.”


-무단 결근 문제는 없나요?

“아직까진 거의 없는 편입니다. 한달 600건 정도 매칭되는데 무단 결근 사례는 4~5명 꼴이죠. 무단 결근이 발생하면 반드시 기록을 남깁니다. 지원자 프로필에 표시되죠. 우리 플랫폼에서 일자리 구하는 게 어려워집니다. 업주 피해를 막기 위해선 바로 대체 인력을 보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믿고 이용해 줬으니 최선을 다하는 거죠. 무단결근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부산테크노파크 지원을 받아 무단결근 예측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경력을 많이 정성껏 등록한 사람일수록 열심히 일할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또 업소와 가까이 사는 사람일수록 결근 확률이 내려가죠. 여기에 날씨, 근로조건, 근무시간 등도 결근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모든 조건을 고려해 사람마다 결근 확률을 산정할 수 있는데요. 12월부터 업주들께 제공할 계획입니다.”

출처: 니더 제공
급구의 홈페이지 초기 화면

추천과 리뷰로 상호작용


다른 주요 기능은 추천과 리뷰다. 업주는 고용한 사람이 일을 마친 후 마음에 들면 앱에 들어가 추천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쌓이면 구직자의 평판이 된다.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악용돼선 안되니 비추천 기능은 제외했습니다. 다만 경력 대비 추천 수가 무척 적다면 의심할만 하겠죠.” 추천서 기능도 있다. 일하는 게 특별히 맘에 든 사람에게 업주가 추천서를 써 등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추천서는 확실한 보증 장치이니, 추후 다른 일일 알바를 구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식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도움된다는 거죠?

“알바는 아무리 잘해도 스펙으로 삼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공식화된 증빙 장치가 있으면 스펙으로 만들 수 있어요. 추천서가 그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알바가 정식 취업으로 이어지는 거죠.”


-평판을 서비스 기획으로 연결시키는 방안은 없나요?

“추천이 많은 인력을 프리미엄 인력으로 관리하는 걸 생각 중입니다. 사장님들 얘기 들어보면요. 와서 일 잘하면 돈 얼마 더 주는건 일도 아니래요. 다만 어떤 사람이 올지 모르니까 일단 최저시급으로 공고를 띄우는거죠. 추천이 많은 사람을 프리미엄 인력으로 소개할 수 있다면, 이 인력은 처음부터 상대적으로 많은 시급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업주와 지원자가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 되는거죠.”


구직자는 업주에 대해 리뷰를 남길 수 있다. 가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업무 환경은 어떤지 등 정보를 남길 수 있다. “구직자와 업주가 서로 평판을 만드는 플랫폼입니다.”

출처: 니더 제공
니더 로고

3초면 매칭되는 서비스


시장 반응이 괜찮다. 앱 다운로드는 20만건을 돌파했고, 활동 회원은 6만5000명을 넘어섰다. “활동 회원은 최근 한 달간 앱에서 일자리를 구했거나 경력을 등록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업주 회원은 9000곳을 넘어섰다. 구직 회원이 비해 구인 업체가 부족해서, 구인 업체가 원하면 빠르게 사람을 구할수 있다. “한 달 28번 이용하는 업주도 계세요. 거의 매일 상시 이용하시는거죠.”

부산에서 시작했지만, 영업의 중심은 수도권으로 거의 넘어왔다. “매칭의 70%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일어나요. 서울 상주 인력을 뽑을까 고민중입니다.”


-회사 위치를 옮길 생각은 없나요.

“플랫폼으로 하는 일이라서요. 물리적으로 꼭 서울에 있어야 하는건 아닙니다. 제휴 등 필요에 따라 서울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옵니다.”


-기존 직업소개소와 충돌은요.

“아직까진 없어요. 오히려 급하게 사람 구하는 데 활용하려고 우리 회원으로 등록하신 소개소가 많아요.”

출처: 니더 제공
급구에서 인력 구하는 과정

최저임금 인상이 기회


기존 직업소개소들은 업주와 구직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뗀다. 급구는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아직까진 양쪽 모두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구직자는 계속 면제하구요. 연말부터 업주에게서만 수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어느 정도 수수료를 계획하고 있나요?

“직업소개소 회원으로 등록해서, 필요할 때마다 사람 부르시는 업주들이 많은데요. 이 경우 회비는 월 10~30만원 정도 합니다. 저희는 비슷한 서비스를 기존 10분의 1 가격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사람 구하는 빈도, 구하는 사람의 숙련도 등에 따라 서비스와 금액을 차등화할 계획이죠. 아주 가끔 사람이 필요한 경우를 위해서는 건 당 수수료를 받는 스팟성 상품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손익분기점은 언제로 예상하나요.

“한 달 2000건 정도 매칭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업주 고객 확보에 주력해서 최대한 빨리 달성하려고 합니다. 구직자들은 여러 업체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데요. 구직자에게 인센티브를 줘서 이들이 일해 봤던 업체들을 업주 고객으로 유치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미약한 영업망을 우리 고객을 통해 보완하는 거죠.”


지난 2년 간 크게 오른 최저임금이 급구에는 기회의 문이 되고 있다. 자영업자가 직원을 상시 고용하면 시급 외에 주휴수당, 퇴직금 등도 줘야 하는데, 일용직으로 고용하면 시급만 줘도 된다. 이런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자, 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용직을 선호하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우리 회사가 올해 상반기 300% 넘게 성장했어요. 우리를 찾는 분이 급증하고 있는 거죠. 직원 여러 명을 고용하기보다, 한 명의 확실한 관리 책임자를 두고 필요한 만큼 일용직을 뽑아 쓰시는 업주가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성장 후 모습을 그려봤나요.

“무의식으로 카카오택시 켜서 택시 잡듯, 일 구하거나 사람 찾을 때 우리 앱을 켜면 좋겠어요. 사용자가 늘고 지원자 데이터가 계속 쌓이면, 그 자체로 진입장벽이 될 겁니다. 차차 다른 구인구직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출처: 니더 제공
급구를 활용하는 부산 자갈치 시장 상인

자갈치시장 입소문으로 조기 안착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딱히 원하는 일은 아니었다. 그즈음 불기 시작한 스타트업 바람에 관심이 갔다. 일단 ‘야놀자’ 부산 지부에 들어가, 2년 간 마케팅을 했다. 호텔 등을 찾아 다니며 제휴 업체를 확보하는 일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내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요.

”야놀자 들어갈 때부터요. 국수집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하다보니 자영업 보다 기술창업에 조금씩 관심이 가더라구요. 곧 야놀자 나와 ‘주차장 정보를 모아 소개’하는 아이템을 들고 부산청년창업센터에 들어갔어요.“


-아이템이 달라졌네요.

”운이 좋았어요. 진행이 지지부진하던 상황에서, 부산청년창업센터 지금의 공동창업자(이지훈 공동대표, 박해근이사, 김기홍이사)들과 얘기 나누다 급구 아이템을 생각하게 됐어요. 그길로 ‘합치자' 해서 지금까지 같이 온거에요.“


서비스 출시 하고, 길거리 나가 전단지 배포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앱 깔게 하는 등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첫 반응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왔다. 시장 횟집에서 사람 구해달라는 연락이 하나 둘 온 것이다. "시장 상인들이 돈에 무척 민감하세요. 직원을 상시 고용하기 부담스럽던 차에, 바쁜 시간만 사람 부를 수 있는 우리 시스템이 맘에 들었나봐요. 입소문 덕을 많이 봤습니다. 하루 6곳 사장님이 연락 주신 날이 있었는데. 무척 기분 좋았어요. 여기서 자신감 갖고 달렸더니 여기까지 왔네요."


-좀더 준비했으면 좋았겠다는 부분이 있나요.

“전략적인 접근이요. 몸으로 부딪혀 영업하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아니에요. 바이럴 마케팅 같은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했습니다. 잘 했다면 서비스가 더 빨리 자리 잡았을텐데 아쉬워요. 그렇다고 서비스 미루고 마케팅 전략 짜라는 말은 아니구요. 서비스 출시는 빨리 하되, 그보다 미리 준비해 전략적으로 마케팅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조기 안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창업자들이 참고할만한, 스스로를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내가 부족한 것을 남에게서 보완받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요. 물론 나도 그에게 도움이 돼야 하겠죠. 누가 됐건 그와 윈윈전략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사업 초반 ’쇼미더영업'이란 공모전을 했어요. 업주를 확보해 오는 구직자에게 공모전 수상 인증을 해주는 거죠. 그랬더니 한번에 130명 업주를 확보해 온 분이 계셨어요. 많은 도움이 됐죠. 그리고 그 분은 저희 인증을 발판으로 외국계 회사 영업직 취업에 성공하셨어요. 창업 후 가장 좋은 전략 중 하나가 됐습니다.”


글 jobsN 박유연

은행권청년창업재단 D.CAMP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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