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친구와 함께 피자집에서 설거지하던 고교 알바생, 12년후..

조회수 2020. 9. 25. 15:3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주방보조로 시작한 알바생, 정직원 거쳐 피자집 점장 된 비결
[알바가 스펙이다 ⑪]
미스터피자 황병현 이대점장 인터뷰
고2 때 친구 권유로 피자집 알바 시작
군 전역 후 진로정하고 점장까지 승진

알바가 정직원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남보다 더 많은 노력과 열의, 실력이 필요하다. 지금도 음식점, 편의점, 드럭스토어, 백화점 등에서 수많은 알바생이 일한다. 이들 중에서 정직원이 되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미스터피자 황병현(29) 이대점장이 그 중 하나다. 한국 나이로는 서른살 문턱을 넘은 그는 고교 2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미스터피자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현재 그는 미스터피자 1호점인 이화여대점에서 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설거지만 3개월씩 하면서 피자의 ABC부터 배웠던 10대 학생이 이제 피자 반죽에서 원가 계산, 샐러드바 메뉴 선정까지 모두 꿰고 있는 이 분야 전문가다.


천국의기자단은 황 점장을 만나 피자에 올인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출처: 천국의기자단
황병현 미스터피자 이대점장.

알바는 피자 커팅하면서 모양과 이름부터 익힌다


- 피자집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고교 2학년인 2005년 친구의 권유로 미스터피자에서 함께 알바를 시작했다. 그 다음해에도 일하다가 수능을 앞두고 그만뒀다. 대학입시에 실패해 군대에 다녀오고 다시 재수생 생활을 했다. 마냥 용돈을 받기는 죄송해서 미스터피자 알바를 하면서 공부를 병행했다. 5개월 정도 지난 뒤부터는 일에만 전념했다. 어릴 때부터 요리사를 꿈꾸고 있었고, 일이 내 성향과도 잘 맞는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다.”


- 피자집에서 알바는 무슨 일을 하나.


“처음엔 피자를 커팅 하면서 모양과 이름을 익힌다. 다음 도우 만드는 법과 토핑 등 레시피를 알려준다. 20여 가지의 레시피가 있는데 개인차가 있지만 대개 2주일 이내에 익힌다. 주방은 피자제조와 배달을 겸하기 때문에 남성 알바가 많고, 고객 응대와 홀 관리 파트에는 여성이 많다.


물론 설거지가 기본이다. 나 역시 알바를 처음 시작할 때 3개월동안 설거지만 했다. 당시 30여개의 테이블이 항상 꽉 차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현재 미스터피자의 아르바이트생은 시간당 7600~8600원의 시급을 받는다.)


- 알바로 일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광화문 거리응원을 겨냥해 피자를 팔러 간 적이 있다. 피자 서른 판을 만들어 힘들게 광화문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잘 팔리지 않았다. 결국 주변 관중들과 함께 나눠 먹으며 경기를 구경하다가 돌아온 적이 있다.”


- 피자집 알바의 덕목이 있다면.


“개인의 성격과 맞아야 한다.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다 보니 소극적이면 일하기 힘들다. 또한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제품 판매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이 일을 즐길 수 있다. 아무래도 같은 일이 반복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위험은 극복해야 한다.”


내부 추천과 지원 등 투 트랙 공채…3대3 면접


- 알바에서 정직원으로 전환은 어떻게 했나.


“미스터피자의 채용과정은 두 가지다. 현장 관리자 등 직원 추천과 공채를 통한 지원이 있다. 물론 전형 과정은 같다. 나는 2014년 상사였던 점장의 추천으로 입사했다. 직영팀장, 직영사업부장, 인사팀장 등 3인의 면접관이 3명의 지원자를 평가하는 다대다(多對多) 면접을 봤다.”


- 면접에서는 뭘 물어보나.


“ 외식업체 중 미스터 피자를 선택한 이유나 정직원으로 지원한 계기 등을 묻는다. 나는 아르바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요리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본사에서 점포로 보낸 네모난 밀가루 반죽을 그램(g) 단위로 나누는 과정, 손으로 펴서 도우를 만드는 과정, 소스와 토핑을 바르고·굽고·커팅하는 과정에 대한 나의 경험과 업(業)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했다.”


- 정직원에서 점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은 어떤가.


“우선 부점장이 돼야 한다. 부점장은 1년 이상 근무, 점장은 부점장으로 2~3년 근무가 기본 자격이다. 나는 사원이 되고 2년 뒤 부점장, 이후 2년 뒤 점장으로 승진했다. 부점장 승진은 역량평가와 근무태도 평가를 본다. 점장이 1차, 팀장이 2차, 사업부장이 3차 평가를 한다. 근무 태도와 성실성 위주로 평가한다. 나는 점장이 된 지금까지도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하고 있는데, 그 당시에도 화장실 청소를 꾸준히 맡고 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이 좋게 보더라.


점장 승진 때에는 업적(성과) 평가와 역량평가를 바탕으로 결정한다. 매장손익관리나 서비스 품질관리 등을 평가한다.” (미스터피자는 직영 매장 비율이 높지 않다. 매년 정해진 기간에 승진을 하기 보다는, 흔히 ‘티오(T/O)’라 불리는 공석이 있을 때 인사고과 성적을 바탕으로 직영사업부에서 승진자를 추천하는 형식이다.)

출처: 천국의기자단

손익관리에서 방문 손님 관리까지…“청결은 한결같이”


- 점장은 무슨 일을 하나.


“전반적인 매장관리와 손익관리, 인력관리 등을 담당한다. 전구를 갈거나 주문을 받는 일부터, 직접 피자를 만들고 배달도 한다.일도 포함한다. 샐러드 바의 메뉴를 정하거나 매장별 자체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하는 것도 점장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이 외에 주 단위, 월 단위로 재고조사를 진행한다. 월별 시기에 맞게 발주도 한다.”


-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주5일 근무라 매주 근무시간과 휴무가 달라진다. 매주 목~금 사이에 근무자들의 요청을 취합해 근무표를 확정한다. 대개 오전 10시 30분에 나와 오픈(오전 11시)을 준비한다. 샐러드바를 채우고 재료의 신선도를 확인한다. 오전 11시부터는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재료손질을 하고 피자 뷔페를 준비한다. 낮 12~2시에는 피자 뷔페가 열린다. 손님을 응대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 해결한다.


점심 영업이 일단락되는 오후 2시부터는 홀청소와 설거지를 한다. 직원들이 반씩 나눠 점심 식사를 한다. 이후 오후 5시부터는 저녁 영업 준비를 하고 필요한 재료를 추가로 손질한다. 저녁 영업은 오후 6~10시다. 청소는 오후 8시부터 나눠서 진행한다. 이후 밤 10시에 매장을 닫는다. 배달 마감은 오후 9시30분이다.”


- 점장으로서 특별히 신경쓰는 포인트는.


“당연히 청결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늘 한결같은 강도로 청소를 한다. 그 다음은 품질이다. 다른 매장보다 품질이 떨어지면 바로 피드백이 들어온다. 우리 매장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이전 방문보다 별로라면 이 역시 불만 요소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리 점포의 평판을 꾸준히 살펴보는 편이다. 이 외에 여성 고객을 위해 무릎 담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2년 내 슈퍼바이저 진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점포를 관리하면서 피자 산업을 넓게 보고 싶다. 또한 여러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모션도 기획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연차가 좀 더 쌓이면 미스터피자 점주로 독립할 생각도 하고 있다.” (미스터피자에서 점주가 되려면 가맹비 3000만원, 교육비 250만원, 감리비 3.3㎡ 당 20만원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정직원 출신은 가맹비가 면제다. 황씨는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감리비는 50% 감면을 받는다.)


글 김태연(천국의기자단 3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