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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과 경쟁하던 카페베네·탐앤탐스·할리스의 몰락 이유

조회수 2020. 9. 25.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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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성기' 열었던 1세대 토종 커피브랜드는 침몰 중
카페베네 실적저조, 탐앤탐스는 검찰수사
할리스는 몇년째 안팔리는 매물 신세
무분별한 확장 속 내실 못 다져

카페베네, 탐앤탐스, 할리스 등 2000년대 초반 ‘토종 커피 황금기’를 열었던 1세대 커피 브랜드들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한 때 외형을 급속히 키우며 세계 1위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와 경쟁했지만, 무분별한 확장 후유증 등으로 겨우 연명하는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카페베네와 망고식스를 이끌며 ‘커피왕’으로 불렸던 강훈 KH컴퍼니 대표가 작년 자금난에 못 이겨 스스로 세상을 떠났고, 최근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가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각종 안 좋은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맹점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카페베네(122명), 탐앤탐스(424명), 할리스커피(759명)는 본사 직원이 1000명이 채 안된다. 하지만 가맹점마다 알바를 포함해 4명 정도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이 1세대 토종 커피브랜드 3곳에만 630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탐앤탐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성장세 꺾인 1세대 커피브랜드


한국에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커피전문점이 생긴 것은 1998년 6월이다. 강훈 KH컴퍼니 대표와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가 동업 형태로 ‘할리스커피’ 회사를 차리고,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열었다.


스타벅스가 1999년 한국에 상륙하기 1년 전 문을 연 이 커피전문점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초기 서울 강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냈고, 30평 이상 대형매장만 여는 고급화 전략을 표방했다.


‘커피붐’을 타고 토종 브랜드인 탐앤탐스, 카페베네 등이 생겼고, 신세계가 들여온 스타벅스와 경쟁하며 커피 프랜차이즈 전성기를 열었다.카페베네는 급성장해 2013년 전국에 1000개의 매장이 들어서는 등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카페베네 창업주 김선권 대표와 카페베네 사장을 역임한 강훈 대표, 김도균 대표는 ‘1세대 커피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때가 정점이었다. 가장 먼저 기세 좋게 성장하던 업체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2013년 가맹사업법 개정이었다. 매장간 거리를 규제하자 성장 속도가 확 떨어졌다. 골목 상권을 살리는 정책이 토종 커피 전문점의 목을 조른 것이다. 신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외형 성장에만 집중하며 쌓였던 ‘리스크’도 한꺼번에 터지기 시작했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 캡처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고난의 시간 보내는 1세대 토종 커피브랜드


카페베네는 2014년부터 적자를 냈다. 실적 부진과 경영난에 시달리던 김선권 카페베네 창업주는 2016년 초 사모펀드운용사 K3제오호사모투자전문회사와 싱가포르 푸드엠파이어그룹, 인도네시아 살림그룹의 합작법인 한류벤처스에 경영권을 넘겼다.


하지만 ‘부진의 늪’은 깊었다. 카페베네는 2017년 3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올 5월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있다. 그 사이 매장 수는 급감했다. 2015년 전국 841개였던 가맹점은 작년 534개로 줄었다.


카페베네를 스타벅스를 넘어설 정도로 키워낸 강훈 대표는 카페베네 매각 이후인 2011년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를 차렸지만 사업이 다시 부진에 빠지자 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2001년 시작한 탐앤탐스도 국내외 가맹점 400개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2016년 27억원의 적자를 냈다. 폐점률도 갈수록 치솟았다. 2014년 5.9%였던 폐점률은 갈수록 높아져 2016년엔 13.7%에 달했다.


탐앤탐스는 작년 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최근 김도균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김도균 대표는 2009~2015년 우유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판매 장려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가 탐앤탐스 가맹점에 빵 반죽을 공급하는 과정에 다른 업체를 끼워 넣어 ‘통행세’를 챙겼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할리스커피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할리스를 세운 강훈 대표와 김도균 대표는 2003년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현 CJ E&M)에 할리스를 매각했다. 이후 할리스커피는 2013년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넘어갔다. 수익 감소세가 이어지자 주인이 바뀐 것이다. IMM PE는 할리스 인수 후 기존 가맹점 위주 체계에서 지역 거점 대형 직영점 체제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후 사업은 나름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작년 매출은 1308억원, 영업이익은 153억원을 기록했다. IMM PE는 2016년 한 차례 할리스커피를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놨으나 매수자가 나서지 않았다. IMM PE는 올해 다시 할리스 커피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 희망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출처: 각 사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왼쪽부터 카페베네 목포해양공원점, 탐앤탐스 율동공원점, 할리스커피

가맹점 위주 무리한 확장과 관리부재로 무너져


커피 업계 관계자들은 “1세대 토종 커피브랜드들은 잘 키웠으면 국내에선 스타벅스를 능가할 수도 있었던 브랜드였다”며 “무리한 확장과 관리부재로 무너진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가 경쟁력을 잃은 주요 이유로 가맹점 위주의 사업 구조가 꼽힌다. 가맹점 위주 사업은 본사의 자본이 적어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맹점 영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경우 실적이 동반 악화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치솟은 임대료가 토종 커피브랜드의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맹주점가 속출하고 사업 전체가 쪼그라드는 것이다. 올 3월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한 가맹본부 간담회에서 “우리는 10년 이상된 가맹점이 많은데 재계약시마다 임대차비용이 최대 2배 높아져 어쩔 수 없이 문 닫는 사례를 많이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출처: 스타벅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스타벅스 리저브 광화문점

토종 브랜드가 고전하는 사이 커피 업계는 스타벅스가 평정했다.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사가 5대 5의 지분으로 국내에 들여온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그룹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직영점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의 작년 매출은 1조2635억원으로, 연 매출 500억~1000억원 수준인 할리스·카페베네·탐앤탐스의 12~25배 수준이다. 다른 대기업 프랜차이즈인 CJ 투썸플레이스, 롯데 엔제리너스보다 연매출이 5~10배 많다.


스타벅스는 작년말 기준 전국에 1140개의 매장을 갖췄고, 하루 평균 50만명의 고객이 찾는다. 직영점 형태로 직접고용하는 인원은 1만3054명이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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