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인데 폐기율 1%..백화점·대형마트 뛰어넘은 비결

조회수 2020. 9. 25. 16: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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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보다 신선해야 온라인서 산다"
이충모 티몬 마트그룹 매입본부장
빅데이터로 수요 예측...폐기율 0에 도전
배송도 온도∙시간과 싸움

이제 전자제품 같은 공산품은 매장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사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다. 물론 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다르다. 아직 사람들은 고기나 채소는 눈으로 봐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는 사람이 있다.


“티몬에서 신선식품을 모바일 쇼핑으로 구매하는 사람만 월 50만명입니다. 지금도 신선식품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앞으론 신선식품은 잘 보고 골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안보고도 상품을 믿고 살 수 있게 한 티몬 마트그룹 이충모(47) 매입본부장을 만났다. 

출처: jobsN
이충모 티몬 매입본부장

이본부장은 삼성물산 유통부문으로 입사해 홈플러스에서 식품팀장과 품질관리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7월 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에 합류해 생필품 직배송 서비스 ‘슈퍼마트’의 상품 매입을 책임지고 있다. 티몬 슈퍼마트는 2015년 6월 생필품 직판 서비스로 시작해 2017년 2월부터 신선식품 판매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의 차이점을 설명해달라.


“전통시장을 논외로 하면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은 백화점에서 대형마트로, 이후에는 SSM( Super Supermarket∙기업형 슈퍼마켓)과 편의점으로 변했다. 70~80년대에는 쇼핑을 위해서는 백화점에 갈 수밖에 없었다. 90년대 들어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소비습관이 변했다. 주말에 대형마트로 가 일주일치 먹을 거리를 사 온 것. 그러다 1인가구 등 소비집단에 변화가 생기면서 보다 집 가까이 있는 SSM이나 편의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물건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선택했으니 만족감도 크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을 하면 포장을 뜯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신선도 관리가 중요하다.”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는 아직 대중적인 서비스는 아니다. 이용고객은 어느정도인가.


“온라인 쇼핑이 식품 판매에서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예약배송 시스템을 이용하면 오전 주문 상품은 당일 오후 7시부터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다. 당일 배송은 서울과 성남∙분당∙구리∙부천∙부평 등 수도권 지역 고객이 이용할 수 있다. 파 한 단을 주문해도 배송비만 내면 받을 수 있다.


현재 티몬 슈퍼마트 누적고객은 3000만명, 누적 판매 상품도 1억개다. 신선상품을 꾸준히 구매하는 고객도 한달에 50만명 정도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점은 어떤 게 있나?


“온라인 쇼핑은 진열한 물건을 곧바로 사는 게 아니다. 진열한 물건은 진열대에서 고객이 살 때까지 신선하면 충분하다. 온라인 쇼핑에서는 고객이 포장을 뜯어볼 때 까지다. 보관에서 배송까지 전 과정에서 식품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신선하지 않으면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팔 수 없다.


식품을 사서 바로 보관고까지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이 있는 송파구에 3만6000㎡(1만1000평) 규모의 복합물류센터가 있다. 물류센터에는 상품별 보관 조건에 맞춰 보관고가 따로 있다. 배송차량도 냉동(영하 30도 이하)∙냉장(영하 2~영상 8도)∙상온 보관을 각각 할 수 있는 특수 차량으로 배송한다. 마트에서 장볼 때 고기만 사지 않는 것처럼 온라인 주문도 이것저것 같이 하기 때문이다. 평균을 내보면 고객이 한 번 주문할 때 10가지 정도 상품을 구매하는 것 같다.”

출처: jobsN
티몬 물류센터 상온 보관고(왼쪽)과 냉장 보관고

-상품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신선식품도 보관방법에 따라 냉동, 냉장, 상온으로 나눌 수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냉동육을 녹은 상태로 배달하면 누가 좋아하겠나. 한번 녹았다가 다시 언 것도 위험하다 그러니 보관도 각 식품에 맞는 개별 보관소를 갖춰야 하고, 배송도 이에 맞게 해야 한다.”


- 냉동식품은 보존기간이 길다고 해도, 신선식품이나 상온 보관 식품은 보존기간이 짧다. 어떻게 해결하나.


“지금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수요를 예측하고 있다. 고객의 구매패턴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요일과 날씨는 중요한 변수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게 있다. 경쟁사나 우리 내부에서 하는 할인행사다. 복숭아 할인행사를 하면 포도 주문이 줄어든다. 이때는 복숭아는 여유있게 보관하고 포도 보관은 줄여야 한다.”


-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어느정도 구매 정보가 쌓여야 할 것 같다. 초기에는 폐기하는 물량이 많았나.


“대형마트나 백화점 식품관은 폐점 시간이 다가오면 할인행사를 한다. 이날 못팔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쌓이기 전까지는 이전 직장에서 하는 방식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팀원들과 의견대립도 있었고, 폐기하는 물량도 많았다. 아직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사는 게 어색한 고객들이 많으니 주문을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팀원들은 말했다. 그런데 주문을 하고 상품이 없으면 곤란하니 여유있게 하자고 우겼다. 결과는 내가 틀렸다. 창고에 식빵이 항상 쌓여 있었다. 할인판매를 해도 소용이 없어서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모두 폐기한 적도 있다.”

출처: jobsN
이충모 본부장

- 지금은 어느정도나 폐기하나.


“데이터가 쌓이면서 수요예측도 점점 정확해지고 있다. 이제 신선식품 폐기율은 1% 대다. 상품을 입고해 고객에게 배송하는데 드는 시간도 1.7일 정도다.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사업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폐기율은 2~3% 정도, 보관기간도 2.5일 정도 걸린다.“


- 앞으로 신선 쇼핑은 어떻게 변화할 것 같나.


“쇼핑을 하는 장소는 계속 변하고 있지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사고 싶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백화점은 일단 번화가까지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마트도 한 번 가면 불필요한 것들을 잔뜩 사 온다는 불만이 호소하는 고객이 많다.


아직까지 신선식품의 주 고객은 40~50대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식품은 직접 보고 사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온라인 쇼핑 경험이 많은 20~30대가 신선식품 쇼핑에서 주고객으로 부상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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