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가 해외취업 꿈꾸는 한국 청년들에게 한 조언은?

조회수 2020. 9. 25. 14: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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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 '지구청년'
청년 해외 진출 지원하는 '지구청년'
워홀부터 국제기구·재외공관에서 일할 기회까지

해외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다. 세계 무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체험하는 등 이른바 ‘큰 물’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취업시장에서 고군분투하기보다 해외에서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2017년 구직자 4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30세대 중 “해외취업을 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78.5%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 취업의 문은 높다. 국내 학교를 나온 취준생에겐 더 어렵다. 외교부는 청년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기구에서 최대 2년까지 정직원으로 일하는 JPO(국제기구 초급 전문가), 개도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코이카 봉사단, 중남미 지역기구 인턴파견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외교부와 산하기관의 청년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모두 합해 ‘지구청년’이라 한다. 한해 5만여명의 청년들이 ‘지구청년’ 도움으로 해외에 진출한다.


8월 21일 서울 역삼동에서 ‘김영철의 파워 FM’ 지구청년 토크콘서트 특집방송의 사전 녹화가 있었다. ‘세계도전 안되나용?’을 코너명으로 해외진출 경험자들이 출연해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해외 취업에 관심 많은 청년 300여명이 경험자의 노하우를 듣기위해 모였다. 개그맨 김영철과 가수 아이유의 영어 선생님 이근철 언어문화연구소 소장, 가수 존박, 방송인 타일러도 게스트로 함께 했다. 이 방송은 31일 오전에 나갔다. SBS라디오 홈페이지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 

출처: jobsN
(왼쪽부터) 개그맨 김영철, 방송인 타일러, 가수 존박

타일러 “대사관에서 비자 업무만 하지 않아요”


게스트들은 청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줬다. 낯선 땅에서 일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외국어를 잘하지 못하면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부터 든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렵다. 치안은 괜찮은지 한국에 비해 급여 수준은 어떨지 걱정이다. 이런저런 장애물을 생각하다보면 ‘준비를 다 하고 도전하자’며 해외 취업에 대한 꿈을 미뤄두기 마련이다. 이근철 소장은 “미루면 바뀌는 게 없다”며 하고 싶은 일에 지금 당장 도전하라 독려했다.


방송인 타일러는 미국 시카고대 국제학부 졸업 후 첫 직장인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말했다. 그는 대사관 보좌실에서 1년 동안 일했다. 대사관에서 일한다고 하면 흔히 ‘비자업무’를 생각한다. 또 사회초년생이라면 단순 업무를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타일러는 “업무가 상당히 방대하다”며 “유엔 결의안 초안을 쓰기도 했고, 불어 번역을 도와준 적도 있다”고 했다. 또 “당시 한미 FTA 협상 중인데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을 때라 매우 바빴다”며 “내 일과 남의 일을 가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출처: 외교부 제공
청년 해외 진출 프로그램 '지구청년' 리플렛.

그는 국제업무에 필요한 역량으로 ‘정보 수집 능력’을 꼽았다. 예를 들어 현지 정부 인사와 만나기로 했다면 인터넷 검색으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한다. 타일러는 “해당 국가의 국회를 통과한 법을 상대측 인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부터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까지 정보를 알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에서 공부하기 위해 2011년 한국에 왔다. 이후 jtbc 예능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며 ‘한국인이 다아는 미국인’이 됐다.


우리나라에도 대사관·공사관 등 재외공관에서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재외공관 현장실습원 제도’다. 외교부가 매년 1월 40여명을 선발한다. 6개월 동안 재외공관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다. 항공료와 체재비 비자 발급 비용 등을 지원한다. 

출처: 외교부 제공

지구청년들의 해외 경험 이야기


한국인 최초 국제기구 수장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전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WB) 총재,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 등 우리나라 출신 국제기구 리더가 잇달아 나오며 국제기구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국제기구 취업을 꿈꿔도 막상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사업으로 유엔개발계획(UNDP)에 진출한 장선형씨. 그는 중학교 때부터 국제기구에서 일하기를 바랐다. 국제정치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그는 “국제기구 취업을 위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했다. 

출처: jobsN
(왼쪽부터) 개그맨 김영철씨와 청년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으로 해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멘토들.

국제기구 홈페이지에 가면 채용공고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관련 분야에서 5~7년 일한 경력직을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취업준비생이 도전하기에는 무리였다. 장씨는 취업 박람회 등을 방문하며 진출 기회를 엿보다 외교부가 운영하는 JPO 사업을 알았다. 그는 이 사업을 통해 비엔나 유엔 사무국에서 일했다.


장씨는 “인턴이 아닌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어 좋았다”며 “경험이 없는 사회초년생이 국제기구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이어 “JPO 경험자 80%가 국제기구에서 일한다”며 “더 많은 청년들이 JPO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JPO 참가 모집은 1년에 1번 있다. 외교부가 10~15명을 뽑아 유엔·국제사법재판소·국제이주기구 등 국제기구로 파견한다. 급여와 별도로 항공료·보험비 등 파견비용을 지원한다.


한재성씨는 2017년 1월 호주 브리즈번으로 워킹홀리데이(워홀)를 갔다. 1년 후 돌아와 지금은 워킹홀리데이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군 전역 후 또래보다 늦은 나이인 24세에 대학에 진학했다. 지친 맘과 몸을 달래고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워홀을 택했다. 초밥집에서 4개월, 라즈베리 농장에서 7주, 커피 전문점에서 3개월 일하고 나머지는 여행했다. 한씨는 “한국인은 빨리빨리 문화 덕분인지 어디서든 잘한다”며 “워홀을 하면서 매니저까지 승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해외로 나가기에 한국인이면 충분한 자격이다”고 했다.


호주 워홀의 장점은 높은 시급이다. 호주는 전세계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다. 대개 최저임금이 높으면 최저임금에 현물급여와 숙식비, 상여금을 포함하는 나라가 많은데, 호주는 예외다. 한씨는 “8시간씩 5일만 일해도 한달에 200만원을 번다”며 “워라밸(일과 가정의 양립)도 잘 지키는 나라”라고 했다. 2018년 7월 1일부터 호주 최저임금은 18.93호주달러(약 1만5800원)다.

출처: jobsN

해외 취업을 꿈꾸다가도 총기 사고 등 불안한 치안 때문에 머뭇거리는 청년도 있다. 실제 이날 한 방청객은 “남아공에서 인턴을 해보고 싶지만 불안하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반대한다”고 했다.


강지수씨는 2015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엘살바도르에서 일했다. 국제기구 SICA(중미통합체제)의 홍보팀 인턴이었다. 한국외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부전공한 그는 우리나라 외교부를 통해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엘살바도르는 총기사고가 잦다. 2015년 엘살바도르는 인구 10만명당 104명이 살해당해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국가다. 그중에서도 강씨가 일했던 수도 산살바도르는 이 나라의 범죄 대부분이 벌어지는 도시로 악명이 높다. 강씨의 동료도 강도를 만나 월급을 통째로 털린 적이 있다.


강씨는 다행히 위험한 일을 겪은 적은 없다. 그는 “우선 우리 외교부가 허용하는 나라는 자기가 돌발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안전하다고 본다”고 했다. 중남미로 가겠다고 했을 때 그의 부모님도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께 매일 연락드리겠다 약속하고 실제로 그렇게 해 걱정을 덜어드렸다”고 했다.


해외에서 일하면서 항상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강씨는 회사에서 몇 안되는 동양인이자 유일한 한국인으로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힘들고 서러워 밥을 먹다 울기도 했다.


다행히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 덕분에 별탈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현지인이 그에게 상처를 줬다면 그를 위로한 사람도 현지인이었다. 강씨는 “아주머니가 ‘너를 울릴 수 있는 건 네 가족뿐이다’이라고 위로했다”고 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큰오빠를 총기사고로 잃은 가슴아픈 경험이 있다.


강씨는 저마다 고민이 있고 어려움도 많겠지만 하고 싶다면 도전해보라 조언했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안하고 학점도 좋지 못했는데 유일하게 잘한 일이 해외 경험”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외교부 제공

지구청년 홈페이지(mofa.go.kr/youth)를 방문하면 외교부의 청년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잡스엔은 앞으로 지구청년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청년들의 인터뷰를 연재할 예정이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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