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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경력의 ‘국내 1호’ 자동차 명장 “BMW 화재 원인은…”

47년 경력 자동차 명장이 말한다 “BMW 왜 불타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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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인이 생각하는 BMW 화재 원인

자동차 정비 분야 ‘국내 1호’ 박병일 명장
BMW 화재 원인에 대한 의견 밝혀

“당장 바꿔야 합니다.”


자동차 정비 분야 국내 1호 명장인 박병일(61) ‘카123텍’ 대표가 말했다. 명장이란, 한 분야 경력이 15년 이상이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심사를 통과해 받은 국가자격이다. 박 명장은 BMW 화재가 잘못된 엔진 설계와 흡기 다기관 소재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올해 4~5월부터 BMW 520d를 비롯해 3·5·7시리즈 차량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은 주로 디젤 차량들이다. BMW코리아와 국토교통부는 화재 원인이 EGR밸브의 고장으로 인한 냉각수 누출이라고 한다. 최근 가솔린 차량도 화재가 잇따르는 데 대해 BMW코리아는 제품 결함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 BMW 차량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한국소비자협회 소송지원단은 8월 28일 기자회견에서 EGR밸브가 자주 열리도록 설계한 소프트웨어가 원인이라고 했다. 또 박용성 교통안전공단 기획조정실장은 "EGR 작동 빈도를 과도하게 늘린 소프트웨어가 문제"라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8월 29일 보도했다. 하지만 박 명장의 생각은 다르다. 

박병일 명장

출처jobsN

-자동차 설계의 기본을 먼저 알려달라.


“디젤 자동차 엔진엔 EGR이란 장치가 있다. EGR은 배기가스 순환 저감 장치다. 자동차 주행으로 발생하는 배기가스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EGR은 세부적으로 EGR밸브, EGR쿨러, 흡기 다기관(吸氣多岐管·Intake manifold) 3가지로 나뉜다.


하나씩 설명하자면 EGR밸브(이하 밸브)는 EGR 내에서 배기가스가 흡기 다기관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도록 조절한다. 배기가스가 흡기 다기관으로 곧장 흘러가면 배기가스 온도가 높아져 화재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EGR쿨러(이하 쿨러)는 쉽게 말해 냉각 장치로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춘다.


보통 배기가스가 처음 발생하면 800도 정도인데 쿨러가 온도를 150도까지 낮춘다. 그래서 차에 불이 붙지 않도록 하려면 쿨러의 정상 작동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흡기 다기관은 배기가스, 공기, 엔진오일 가스를 실린더에 주입하는 파이프다.”


-그럼 BMW는 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원인은 두 가지다. 엔진 설계 순서를 바꾼 것, 흡기 다기관을 가연성 소재로 만든 것이다. 원래 EGR의 일반적인 설계는 쿨러, 밸브, 흡기 다기관 순으로 한다. 그런데 BMW는 밸브, 쿨러, 흡기 다기관 순으로 설계했다. 그래서 밸브와 쿨러가 고장이 나면 800도의 기체가 흡기 다기관으로 곧장 내려간다. 이러면 쿨러를 거치지 않은 배기가스의 온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또 흡기 다기관을 불이 잘 붙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혹 쿨러나 밸브가 열려 있기라도 하면 화재가 쉽게 발생하는 구조다.”


-BMW 같은 대기업이 그걸 모를 리가 없을텐데, 왜 그런 설계를 했다고 보나.


“연비나 출력(엔진 성능)을 향상시키려고 그런 것 같다. BMW가 설계한 대로 밸브를 앞에 달아 배기가스가 밸브를 먼저 통과하면 가스량이 줄어든다. 밸브는 배기가스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걸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럼 쿨러에서 처리해야 할 가스량이 적으니 쿨러를 작게 만들어도 된다. 쿨러가 작으면 EGR 안의 좁은 공간 활용을 쉽게 할 수 있다. 제대로 작동만 하면 공학적으로 이로운 설계다. 단, 고장이 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흡기 다기관에 오일찌꺼기가 쌓여 불이 나면 이렇게 구멍이 생긴다.

출처'TV조선 뉴스' 캡처

-그럼 흡기 다기관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BMW는 흡기 다기관을 불에 잘 타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쿨러에 찌꺼기가 쌓이고 높은 배기가스의 온도가 들어오면 흡기 다기관에 있는 오일 찌꺼기가 오랫동안 탄다. 그러다보면 구멍이 생기고 화재로 이어진다. 하지만 만약 흡기 다기관을 플라스틱이 아닌 불연성 소재로 만들었다면 쿨러나 밸브가 고장나도 불은 나지 않는다.”


-BMW와 국토부는 화재가 밸브나 소프트웨어의 이상 때문이라는데.


“밸브 고장은 화재 원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밸브는 주철, 알루미늄 합금 등 불연성 소재로 만든다.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배출가스를 조작했다고 2015년 드러났지만, BMW는 다른 경우다. 소프트웨어는 배기가스량을 조절할 수 있을뿐, 불이 안나도록 온도를 조절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EGR밸브가 자주 열려진 상태로 있어 화재가 발생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밸브가 열려 있으면 배기가스가 많이 들어오는 것은 맞다. 그렇다해도 냉각쿨러가 정상 작동하면 불까지 나진 않는다.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는 흡기 다기관 때문이지, 밸브의 열림이나 닫힘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증거는 있는가.


“불이 났던 BMW 차량을 확인해보니 밸브가 열려있었고 쿨러가 냉각수 누출로 정상 작동하지 않다보니 배기가스의 높은 온도가 흡기 다기관으로 유입되면서 다음과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났다. 출력이 떨어지고, 매캐한 냄새가 나고, 연기가 발생한 후 불이 났다. 얼마전 BMW코리아 소속 정비 담당자를 만나 정비 지침서도 봤다. 내가 생각하는 화재 원인을 말했더니 아니라고 명확히 부정하지 못하더라.”

자동차 엔진 설계와 BMW 화재 원인을 설명하는 박 명장

출처jobsN

-그럼 현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은 뭘까.


“전국에 61개 있는 BMW 소속 정비업체로는 문제 차량을 수리하기 빠듯하다. 국토부가 허가해준 정비공장이 6000여개 정도인데, BMW와 협업하면 수리를 빨리 끝낼 수 있다.


BMW코리아는 쿨러와 밸브만 교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보다 시급한 것은 흡기 다기관의 오일 찌꺼기 제거다. 결국 흡기 다기관도 교체해야 하지만, 빨리 하기 어렵다. 오일 찌꺼기만 우선 제거해도 주행거리가 4만~5만km에 달할 때까진 화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돈이 목적이 아니다. 방송, 라디오에 서너번 출연하긴 했지만 출연료는 몇십만원에 불과하다. 나도 47년 경력의 기술인으로서 의견을 말하고 싶은 마음에 나서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 직원, 교수, 연구원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대학의 경우 기업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 등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자동차 대기업에 맞서 여러차례 문제 제기를 했다는데.


“2013년부터 현대차의 에어백이 안 터지는 문제, 급발진 문제 등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앤장을 앞세워 소송을 걸었다. 대기업과 맞서려니 두려웠지만 이참에 기술인을 얕보는 행태를 바꿔보고 싶었다. 변호사도 없이 혼자 대응했고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왼쪽부터) 박병일 명장과 그가 공부한 책들

출처카123텍 제공

자동차 업계에 이슈가 있을때마다 나름의 주장을 펴왔던 그는 꾸준한 노력 끝에 명장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14살에 버스회사에 취직했지만 그곳에서 일하면서 “자동차 정비 기술로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29살에 독립해 인천에 ‘왕자 카센터’를 차렸고, 2004년 ‘카123텍’을 설립했다. 현재 직원수는 12명, 하루에 정비하는 차량은 60~70대다. 사업은 성공했지만 기술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겨우 카센터나 하는 기름쟁이 주제에’라는 말을 들어도 굴하지 않았다.


-어떤 노력으로 무슨 성과를 얻었나.


“학교를 보내지 못했다고 부모님이 늘 가슴 아파하셨다. 내가 자격증을 하나씩 딸때마다 몹시 행복해하셨다. 그 보람에 힘든 줄도 모르고 17개의 자격증을 땄고 2002년 명장이 됐다. 2008년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최우수논문공모전'에선 최우수상을 받았다.


다음 도전은 기술사 시험이었다. 주변에선 4년제 대학을 나오고 현장경력이 10년 이상이어도 2~3년 공부해야 붙을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라며 뜯어 말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재수 끝에 2010년 차량 기술사 시험에 합격했다. 2011년엔 기술인이 한 번도 받은 적 없던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나는 앞으로도 정진하는 기술인이 되고 싶다. 지금도 매년 일본이나 독일, 중국 신형 차량을 중고로 구입해 연구한다. 남들은 힘들게 돈 벌어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하지만 끊임없이 연구해야 진정한 기술인이다. 기술인이 꿈이라면 일본어를 공부해라. 일본엔 3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기술자들이 쓴 책이 많다. 그런 책을 읽으면 장인정신을 배울 수 있다. 해외 기술박람회를 찾아 매년 변하는 트렌드를 직접 보고 터득해야 한다. 거북이처럼 느리더라도 끝까지 가는 사람만이 최고가 될 수 있다."


글 jobsN 김민정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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