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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면 싹쓸이..중국에서 더 유명한 국산 숙취해소제

조회수 2020. 9. 25. 01: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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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많이들 드시죠? 전 '숙취해소'가 직업입니다
레디큐 브랜드매니저 배현궁씨 인터뷰
CJ ‘컨디션’으로 숙취해소 업계에 입문
“직업 특성상 술 많이 마실 수밖에 없다”

직장 회식, 동문회, 동창회, 연말 연시 모임….


대한민국에서 살다보면 술을 많이 마셔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숙취해소제를 찾는다. 한독에서 판매하는 ‘레디큐’ 드링크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주변에서 레디큐를 먹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한독에서 내놓은 젤리형 숙취해소제 ‘레디큐 츄’는 다른 숙취해소제와는 판매 양상이 사뭇 다르다. 한달에 6억원 어치가 팔리는데 80%가 면세점에서 팔린다. 나머지도 명동 등에서 관광명소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싹쓸이해 가는 경우가 많다.


레디큐 추는 어떻게 ‘중국인 머스트해브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을까. jobsN은 23일 서울 역삼동 한독 사옥에서 레디큐 브랜드매니저인 배현궁(36)씨를 만나 봤다. 2008년 CJ제일제당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배씨는 ‘컨디션’ 브랜드매니저로 활약하다가 2016년 한독으로 이직해 레디큐 마케팅 실무를 맡고 있다.

출처: 한독 제공

“영업 좀 하는데” 지역 영업팀에서 본사 마케팅팀으로


- ‘숙취해소제 브랜드매니저’는 무슨 일을 하나.


“브랜드가 탄생했을 때부터 운영, 판매 등을 거쳐 폐지될 때까지 모든 일을 총괄한다. 제품 브랜딩과 마케팅 전체를 총괄한다고 보면 된다.”


- 원래 마케터 출신인가.


“아니다. 원래는 영업사원 출신이다. CJ제일제당 입사 후 지방에서 영업을 했는데, 영업을 잘 한다고 마케팅팀에 발령받았다.”


- 이직을 한 이유는.


“업계 1위인 컨디션에 비해 레디큐는 신생 브랜드이고 후발주자다. 이 브랜드를 나 자신과 함께 키워갈 수 있겠다는 욕심에 이직을 결정했다.”


- 영업사원 출신인 것이 마케터로 일하는데 도움이 되나.


“물론이다. 마케터는 영업 현장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팅은 회사 내부에서 이뤄질 뿐, 논리나 언어는 영업과 다를 것이 없다. 회사 내부에서 우리 제품을 세일즈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또 중요한 유통사 거래선은 내가 영업사원과 함께 직접 만나기도 한다.”


- 숙취해소제 마케터를 직업으로 하면 좋은 점이 있나.


“나 역시 술을 좋아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재밌는 직업이다. 그리고 많은 주류회사와 이벤트 콜라보레이션을 자주 한다. 풀파티부터 클럽까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재미가 있다.”


2030 여성층 적극 공략…‘겟잇뷰티’ 계기로 중국 관광객 대박


- 레디큐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서 대박이 난 이유는.


“본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케이블채널 ‘온스타일’에서 개그우먼 김지민씨가 ‘불금 잇(it) 아이템’이라면서 레디큐 츄를 소개했다. 핸드백에 쏙 들어가고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유행을타면 1~2년 뒤 중국에서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한 중국인 네티즌이 올린 사진.

이후 2016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레디큐 츄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6년 3월부터 웨이보에 ‘지에지우탕(解酒糖·숙취해소캔디)’ 등의 별명으로 언급되더니, 2016년 4월 한 달 동안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등 명동에서만 5억원 어치를 팔았다. 2015년 한 해 동안 전체 레디큐 츄 매출이 1억이 안 됐다. 그 해 말에는 월 10억원 어치가 팔렸다. 하지만 이후 중국에서 카피제품이 나와서 현재는 월 매출 6억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 인기 비결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 나온 숙취해소제는 주로 알약처럼 생긴 것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한국 등에서 수입된 드링크제가 일부있었다. 그런데 망고맛 젤리 형태는 관광객들에게 신기해 보였나 보다. 그리고 여풍(女風)이 강한 중국의 특성상 여성 주당층에게 관심을 끌었다. 핸드백에 쏙 넣을 수 있고 낱개 포장인 점도 호평을 받았다.”


- 몇 개 먹어야 술이 깨나.


“술이 깨는 것은 주관적이고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용량으로 말하자면, 레디큐 드링크 한 병에는 술이 깨는데 도움이 되는 ‘커큐민’ 성분이 50mg 들어있다. 레디큐 츄에는 젤리 3알, 즉 30mg 분량(한 알당 10mg)이 들어있다.”


- 중국인들의 음주 습관은 어떤가.


“중국인은 과거에는 백주(白酒·빼갈) 한 가지만 먹었다. 백주는 본래 숙취가 적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와인이나 맥주 등 주종이 다양해졌다. 술이 세니깐 백주도 먹다가, 와인, 맥주도 먹는 식이다. 그러니 직장인들이 숙취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또한 중국인들은 술을 정말 많이 마신다.


하지만 음주 규모에 비해 숙취해소 시장은 작다. 중국 숙취 시장은 3000억원대다. 이 중에서 1500억원이 우루사 같은 간 보호제 시장, 나머지 1500억원대가 숙취해소제 시장이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이 2000억원대다. 중국 대륙을 놓고 보면 아직 시장 형성 단계다.”


- 수출은?


“올해부터 하고 있다. 레디큐 드링크와 레디큐 츄를 수출한다. 올해 1~8월 기준 8억원 어치가 팔렸다. 아직 시작 단계다.”


- 최근에는 중국 외에도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데.


“베트남인들도 정말 술을 많이 먹는다. 아직까지는 구매력의 영향으로 호치민이나 하노이 등 주요 도시를 공략하고 있다. 바(bar)나 호텔 등 식음료 업장, 편의점 등 유통채널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 외에도 미국 진출 계획도 있다.”


숙취해소제 어떻게 먹어야 효과 좋나


- 당신은 술을 자주 먹나.


“그렇다. 숙취가 있어야 제품 테스트도 할 것 아닌가. 주량은 소주 2병 정도다.”


- 숙취해소제를 잘 먹는 비법이 있나.


“‘업자’들 사이에서는 ‘전중후’라는 속어가 있다. 음주 전에 먹고, 음주 중에 먹고, 음주 후에 먹는다는 말이다. 3병을 시간대별로 먹으면 다음날 제일 가뿐하다. 젤리 형태인 레디큐 츄는 안주 대신 먹어도 좋다.”


- 어떤 사람이 숙취해소제 마케터를 잘 할 수 있나.


“일단 영업 경력이 있어야 한다. 현장을 해본 마케터는 보는 눈이 다르다. 그리고 눈과 귀를 열고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본인이 직접 실행해 봐야 경험이 된다. 이 업종은 술을 좋아해야 한다. 현재는 숙취해소제 시장이 약간 정체다. 술을 좋아하는 신입사원들이 진출해 돌파구가 될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그 아이디어는 술을 먹는 자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 숙취해소제 회사는 회식 할 때 다른 점이 있나.


“회식 장소에 미리 소주와 맥주, 잔 외에 우리 숙취해소제 제품을 깔아놓는다. 회식 때에는 회장님도 사원도 다같이 드링크 한 잔 먹고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회사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예의라고 생각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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