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될 줄 알았는데..성대 영문학과생이 뒤늦게 '미친 일'

조회수 2020. 9. 24. 23: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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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선생님 될 줄 알았던 대학생이 '패션'에 미쳐 벌인 일
패션인플루언서 챌미
한국하면 ‘챌미 스타일’ 떠올릴 때까지

핫핑크색 머리에 독특한 패션으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여성이 있다. 패션인플루언서 ‘챌미’로 활동하고 있는 윤채림(23)씨다. 인플루언서는 블로그나 SNS 등 미디어를 활용해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수입을 올리는 사람을 말한다. 그는 2016년 패션블로거 챌미로 본격적인 인플루언서 활동을 시작했다. 러시아 보그, 뉴욕 오키 매거진, 일본 나일론 등 해외 매체가 그를 '핑크머리 패션블로거'로 소개했다.


성균관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런던패션학교에서도 공부했다. 현지 디자이너 브랜드 REIN LONDON에서 일하며 패션에 대한 꿈을 키웠다. 패션인플루언서, 1인 미디어 운영자, 스타일리스트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윤채림씨를 만났다. 

출처: 본인제공
윤채림씨

-패션 인플루언서는 어떤 직업인가?


“패션을 다양한 콘텐츠로 재해석해 대중에게 제공하는 사람이에요. 잡지나 런웨이에서 패션을 보여주는 게 에디터와 디자이너, 모델이라면 저는 그런 것들을 다시 해석해서 대중에게 알리는 거죠. SNS와 블로그를 통해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패션 브랜드 신제품을 체험하고 소개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스타일리스트 일도 하고 있다고.


“처음에는 화보 촬영 스타일링을 했고 요즘은 광고 촬영과 아이돌 뮤비 스타일링까지 하고 있어요. 선미의 ‘가시나’ 안무가로 유명한 리아킴씨의 스타일링을 맡기도 했습니다.”


-언제부터 패션을 좋아했나?


“어머니 꿈이 패션 디자이너셔서 집에 옷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옷 입어보고 노는 게 일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옷을 좋아하게 됐죠. 중고생 때는 공부만 했어요. 대학에 와서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여전히 패션이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의상학과를 복수전공했습니다.”


-런던패션학교에서 공부했다고.


“2016년 상반기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런던패션학교에 다녔어요. 한국에는 런던패션학교와 교환학생 교류 협약을 맺은 대학이 없어서 SAF라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런던 측에 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직접 보냈어요. 제가 먼저 적극적으로 접촉해서 한국인 최초 교환학생으로 다녀왔습니다.”


SAF(The Study Abroad Foundation)는 비영리 공공 교육재단으로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그리고 아시아 지역 대학교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교환·방문 학생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본인제공
(왼쪽부터) 런던패션학교 교환학생들과 찍은 사진(오른쪽 아래). 스타일링 일을 하고 있는 모습.

-런던에서 일도 했다고 들었다.


“디자이너 밑에서 소셜미디어 마케팅 인턴을 했어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일이에요. 뉴미디어에 특화한 마케팅 기법을 자세히 배웠어요. 요일별로 어느 시간대에 업로드해야 하는지, 몇 시에 어떤 콘텐츠를 올려야 가장 효과가 좋은지 같은 겁니다. 제가 지금 하는 인플루언서 활동의 자양분이 된 경험이에요.”


-‘핑크머리’로 챌미를 알리기 시작했다. 어떤 계기였나?


“런던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진짜 패션 세계에 눈 떴어요. 그때를 계기로 과감하고 개성 있는 저만의 스타일을 갖고 싶어졌어요. 그런 고민을 하다가 평소 제일 좋아하던 핑크색으로 염색을 했어요.


핑크 하면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떠올립니다. 사랑스러운 핑크색 머리에 옷은 조화롭지 않은 것들을 과감하게 섞어 입는 믹스 매치(mix&match) 룩을 입었어요. 머리색과 패션의 대비로 반전을 준거죠. 이후 해외 매체에 소개되고, 방송 출연도 하는 등 저를 알릴 기회가 늘었어요.”

출처: 본인 제공
(왼쪽부터) 웹 예능 '인스타 뷰티'에 출연해 방송인 김지민씨와 찍은 사진. 러시아 보그에 소개된 모습. 2017 서울패션위크에서 포토그래퍼에게 찍힌 사진.

-확 바뀐 스타일로 불편함은 없었나.


“학교에서 대리출석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핑크색 머리가 워낙 눈에 띄다 보니까 교수님이 제가 누군지 아시는 거죠. 처음에는 부모님도 놀라셨어요. 학교 다닐 때는 공부만 열심히 했거든요. 새내기 때는 옷도 평범하게 입었어요. 그러다 패션 일을 하겠다고 휴학하고, 특이한 스타일로 다니니까 ‘얘가 왜 이래’ 하셨던 거 같아요.


지금은 많이 응원해주세요. 제가 먼저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 수익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렸어요. 제가 이룬 일, 버는 수입을 공개하면서 인정받으려고 많이 노력하죠.”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받는 홍보비용과 스타일리스트 일로 얻는 수입이 주에요. 제가 직접 모델을 해서 받는 것도 있고요. 수입이 달마다 오락가락해요. 정말 일을 많이 했다 하는 달에는 800만원 정도 벌기도 했어요. 비수기에는 또 수입이 뚝 떨어지고요.”

출처: 본인제공
스타일이 바뀌기 전 모습. 바뀐 후의 챌미

-패션 일을 하기로 한 걸 후회한 적은 없는지?


“단 한순간도 없어요. 옷만 보면 너무 행복해요. 제 SNS를 보실 분들을 위해 코디를 맞추고 사진을 찍고 업로드 하고 그 과정이 즐거워요. 영문학과에 입학하고 당연히 영어선생님이 될 줄 알았어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그걸 하고 있는 지금이 좋아요.”


-일하면서 힘든점은?


“제 콘텐츠를 말도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때나 ‘사진 1초면 찍는 거 아니야?’ 이런 말을 들을 때 힘들어요. 보이는 것 이상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하나의 의상을 SNS에 올릴 때 그냥 대충 사진 찍어서 올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게 아니거든요. 옷이 가장 돋보이는 시간이 따로 있습니다. 그 시간을 골라, 배경을 정하고 스타일링하고 촬영을 해요. 편집도 제가 직접 해요. 인플루언서가 아직 낯선 직업이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요새는 노력을 인정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고맙죠.”


-앞으로의 목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요. 한국 하면 ‘챌미 스타일’이 떠오를 수 있도록. 런던 살 때 가장 좋아했던 브랜드에서 최근 협찬 연락이 왔어요. 영국, 호주, 미국 등 각 나라에서 잘 알려진 해외 브랜드들에서도 제의가 많구요. 아직 꿈은 멀지만 다가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더 노력하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챌미가 되겠습니다.”


글 jobsN 서은수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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