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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ATM 꺼내 편의점에 집어넣은 이 사람, 지금은…

전국 편의점에 ATM 들여놓은 '이 사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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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업 산증인 석창규 비즈플레이 대표
‘기업용 인터넷뱅킹’⋅’편의점 ATM’ 구현 주인공
영수증 필요 없는 법인카드 관리시스템 개발

석창규 비즈플레이 대표.

출처사진 비즈플레이 제공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은행 밖으로 꺼낼 방법은 없을까?’


인터넷뱅킹을 막 시작하던 1990년대 후반. 한 지방은행 출신 개발자 머릿속에는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영업시간이 끝나면 은행 문은 어차피 닫힌다. 반드시 ATM을 영업점 옆에 둬야 할 이유가 없다. 골몰하던 끝에 편의점이나 마트처럼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에 ATM을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소에 관계없이 인터넷에 접속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ATM을 은행 밖으로 꺼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한 이는 석창규(56) 비즈플레이 대표다. 그는 가상계좌 서비스, 기업용 CMS(자금관리서비스), 기업 인터넷뱅킹 등 지금도 활발하게 사용하는 금융 서비스를 개발한 인물이다. 몇 년 전부터는 종이 영수증 없이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증빙하는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업계에 바람을 일으켰다. 핀테크 1세대로 불리는 석 대표를 jobsN이 만났다.


“회사보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고객은 성공과 실패의 신호를 동시에 준다.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듣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한다. 은행 전자금융 부서에서 일하면서 끊임없이 고객의 소리를 들어왔다. 은행에서 하라는 대로 개발만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부산대에서 전산통계학을 전공한 석 대표는 졸업 후 부산 동남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가 속한 부서는 기업이 이용하는 가상계좌 등을 담당하는 전자금융부. 전자금융이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시기 한두 명 직원으로 전자금융 업무를 총괄하던 시중은행과 달리 그가 다니던 은행은 60명의 인력을 배치해 부서를 전략적으로 키워왔다. 여기서 닦은 기술력은 훗날 가상계좌 서비스, 기업 인터넷뱅킹 등 현재 금융 환경에서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초석이 됐다.


“은행에서 일할 때 주 업무는 기업에게 고객들의 정보를 연결해주는 일이었다. 당시는 지금의 인터넷뱅킹이 하던 일을 사람이 손으로 하던 때다. 1990년대만 해도 급여일이면 기업체 경리들이 은행에 와서 몇 시간씩 앉아 대기했다. 은행원이 회사 직원들 계좌에 일일이 입금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애로를 매일 같이 들으며 일했다. 나중에 은행을 나와 만든 기업 인터넷뱅킹은 이때 했던 고민의 산물이었다.”

석창규 비즈플레이 대표.

출처사진 비즈플레이 제공

"통찰할 시간에 움직여라"


안정적인 은행원 생활은 오래 하지 못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겪으며 몸담고 있던 은행이 문을 닫았다. 생각지도 않게 회사를 나오게 됐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석 대표를 따르던 30여 명 직원들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차렸다. 당시 ‘나는 돈 버는 데는 소질이 없지만 기술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산대 내 공간을 빌려 비즈플레이 전신인 웹케시를 차렸다.


“이 분야에서 당시 동남은행 맨파워는 최고였다. 기술로는 어딜 가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만든 회사가 웹케시다. 기업 인터넷뱅킹 구축 분야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시장에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계속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고 방향을 세웠지만 할 수 있는 것이 눈에 잘 안 보였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비즈플레이다. 통찰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직원들에게 통찰할 시간에 움직이라고 말한다.”


비즈플레이는 2014년 웹케시에서 사내벤처로 시작했다가 그해 분사했다. ‘무증빙 법인카드 관리 시스템’은 처음부터 ‘이것을 하자’고 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수많은 솔루션 중 경쟁력 있는 ‘하나’를 선별한 것이다. 비즈플레이 서비스는 직원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법인카드를 쓰면 결제 내역을 경비처리 담당자에게 전자 영수증 형태로 전송한다.


종이 영수증에 풀을 붙여가며 일하던 지루한 과정이 몇 번의 조작으로 마무리되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찾는 고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8년 6월 말 기준 SK, 신세계, 포스코 등 대기업 계열사와 하림, 하이트진로, 포스텍 등 500개 기업이 사용 중이다. 2017년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11% 증가한 49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비즈플레이 본사 내 사무실·카페 모습.

출처사진 비즈플레이 제공

“기술력 없는 중기는 생존 못해”


지난 10일 오전 영등포에 있는 비즈플레이 본사를 찾았을 때 석 대표는 70여 명 직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채 서 있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개발 잘 하는 사람들이 임원이 되고 대표가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평소에도 석 대표는 '기술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직원들의 60%가 개발자다.


"대기업은 공급자의 힘이 있다. '자, 이렇게 갑니다'라고 하면 시장이 그대로 간다. 그런데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그게 안된다. 어떻게 해서든 고객이 우리를 바라보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만의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2년 전 비즈플레이를 찾았을 때 회의실 보드판에는 ‘버리자, 빼자, 바꾸자’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지금 이 글자는 보이지 않지만 확연히 달라진 것이 있었다. '야근 없는 문화'다. 임직원들 전용 카페, 운동 시설 등을 마련해 복지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석 대표는 앞으로 경력보다는 신입을 뽑겠다고 말했다.


"우리 같은 일은 하루하고 말게 아니라 꾸준하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우리도 야근이 잦은 회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개발할 것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하루하루 균형감 있게 일해야 성과가 좋다는 것을 안다. 경력보다는 젊은 피를 수혈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인터넷뱅킹 전문가 절반이 우리 회사에 와 있다. 이 베테랑들과 신입이 힘을 합해 회사를 키울 것이다. 직원 출신 경영자 나오는 회사를 만들겠다."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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