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서워요" 떨고 있는 직장인 모습 찍었더니..

조회수 2020. 9. 24. 14: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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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 직장인이 떨고 있는 모습을 찍었더니..
평범함이 매력
공부, 출근··· 일상 찍은 ‘브이로그’ 인기
조회수 70만회 넘는 것도 있어
공감하면서 쏠쏠한 정보까지

“너무 무서워요··· 저 어떡하죠?”


‘사랑니 뽑은 하루 일상’이란 영상 속 한 사람이 잔뜩 긴장한 듯 보입니다. 사랑니를 뽑기 위해 치과에 왔기 때문입니다. 대기하고 치료를 받은 후 죽 먹는 모습까지 촬영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은 조회수 약 24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사람은 유튜버 ‘슬기’입니다. 자신의 일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립니다. 특별한 주제는 없습니다. 쌀국수 만들기, 고양이 털 깎기, 퇴근 후 친구랑 소주 한잔 마시기 등이죠. 남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하루, 평범한 일상입니다. 재생 시간은 5~15분 정도입니다. 이렇게 짧은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20만명이 넘습니다.

출처: 유튜브 '슬기 SEULKI' 캡처
치과 치료를 기다리는 모습

누구나 쉽게 찍고 본다


이처럼 자기 일상을 담은 영상을 ‘브이로그(Vlog)’라 합니다.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를 합친 말입니다. 브이로그 만드는 사람을 ‘브이로거’라 부릅니다. 브이로거들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거나 기억하고픈 순간을 틈틈이 영상으로 남깁니다. 특정한 주제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로 다룹니다. 자막과 음악을 넣어 더 보기 쉽게, 재밌게 만들기도 합니다.


브이로그가 등장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데다 성능 좋고 저렴한 디지털 캠코더가 나오면서 일반인들도 영상을 찍어볼 수 있었습니다. 2005년 유튜브, 애플 iTunes가 등장하면서 영상 보기가 더 쉬워졌습니다. 브이로그를 만들거나 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죠.


브이로그는 개인 SNS나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이 매개체입니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이 대표적인 브이로그 플랫폼입니다. 실시간 채팅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타고 출근하는 영상을 올리면 채팅창에 “거기 출근버스는 그래도 빈 자리가 있네요”, “손에 든 커피, 어디서 팔아요?” 등의 메세지가 바로 뜨곤 합니다.  

출처: 유튜브 '슬기 SEULKI', '혜쁨' 캡처
(왼쪽부터) 퇴근 후 소소한 일상을 담은 영상, 자취생활 하루를 17분 영상으로 만든 장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공부 영상’은 인기가 많은 브이로그입니다. ‘봇노잼’은 유튜브에 꾸준히 공부 영상을 올립니다. ‘같이 공부해요’, '청춘중'이란 메세지만 띄워둔 채 말없이 공부만 합니다. 집중력에 좋다는 장작 타는 소리가 흘러나올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목소리가 너무 궁금해요’라는 댓글도 눈에 띕니다.


수요일, 일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10시까지 12시간동안 공부 장면을 생중계합니다. 식사하러 자리를 비운 모습까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언뜻 지루해보이는 이 영상은 조회수 50만회가 넘습니다. 70여개의 다른 공부 영상도 최소 20만회 이상입니다. 정기 구독자수만 해도 34만명이 넘고, 생중계를 보는 시청자수가 1000명 이상일 때도 있습니다.


봇노잼은 20대 경찰공무원 준비생입니다. 처음엔 '공부만 하는 방송을 누가 보겠냐'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활동명에도 '노잼'이란 말을 붙였습니다. 예상과 달리 반응은 뜨거웠고, 최근 경단기에서도 콘텐츠 제작 의뢰가 왔다고 합니다. 

출처: 유튜브 '봇노잼' 캡처
식사시간도 조용히 공지하는 봇노잼

직장인의 일상을 그대로 찍은 영상도 인기입니다. 출퇴근길, 점심시간, 업무 준비 등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죠. 브이로거 ‘둘째딸’은 유튜브에 ‘진짜 신입사원의 하루’ 3편을 올렸습니다. 신입사원이 입을만한 옷 추천부터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까지 시간대별로 편집한 영상입니다. 조회수가 26만회 이상입니다. 좋은 반응에 힘입어 ‘신입사원 Q&A 취업 어떻게 성공했나’도 찍었습니다.


재미있는 경험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무비’는 이색적인 일상을 찍는 브이로거로 유명합니다. ‘자취 3일차 새내기의 이케아 탐험기’, ‘쌍꺼풀 수술 상담 과정과 수술 이후’, ‘인생 처음 피어싱 뚫기’ 등입니다. 쌍꺼풀 수술 상담 영상은 79만명이 넘게 봤습니다.


브이로그를 보면 재미에 더불어 유익한 정보도 얻을 있습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는 브이로거 ‘오눅’은 도쿄에서의 일상을 올립니다. 일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일본 명소, 일본 가정식 요리를 보여줍니다. 해외 생활 정보를 알 수 있죠. ‘온도’는 자취생활을 찍어 올립니다. ‘10분내 집밥 만들어 먹기’, ‘자취방 꾸미기’ 등입니다. 영상을 보면서 다양한 생활팁을 얻었다는 댓글이 많습니다.

출처: 유튜브 '오눅' 검색결과 캡처
도쿄 일상을 찍는 브이로거 '오눅'의 콘텐츠

평범할수록 뜬다


브이로그의 인기 비결은 ‘공감’과 ‘대리만족’입니다. 브이로거들이 내세우는 것은 평범함과 소소함입니다. 일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소재일수록 더 인기가 많죠. 정작 브이로그를 만드는 일은 마냥 평범하진 않습니다. 보통 10분짜리 영상을 만들려면 그보다 몇 배의 시간을 들여 편집해야 합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브이로그를 찍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유명 크리에이터가 꿈이거나, 수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30만회 이상인 브이로그에는 대부분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이외 일상을 나누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브이로거들도 있습니다. 

출처: 유튜브 '둘째딸2nd' 캡처
직장생활을 담은 영상

메이크업 유튜버로 유명한 ‘유트루’는 한겨레TV에 출연해 '브이로그를 잘 찍는 데도 노하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촬영할때 뷰파인더 말고 카메라 렌즈를 보라는 현실적인 팁도 공개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고 합니다. 계속 영상을 올려야 사람들이 모인다는 뜻이죠.


친근함 때문에 사랑받는 ‘일상 영상’. 브이로그의 인기를 통해 팍팍한 현실 속에서 나와 비슷하게 사는 누군가를 통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글 jobsN 김민정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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