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름 쓰는 외국계 회사 발칵 뒤집어 놓은 전화 1통

조회수 2020. 9. 24. 14: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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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앤또니
<편집자주>타고난 재치와 촌철살인의 통찰력으로 2040 직장인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절망의 오피스레이디'를 이제 jobsN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절망의 오피스레이디의 작가 킵고잉은 국내 유수의 IT 기업을 거쳐 세계적인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일하면서 절망의 오피스레이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킵고잉이 jobsN독자를 위해 그린 에피소드를 만나보세요.

언제부턴가 회사에서 부장님을 ‘JK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직급을 부르지 않는 외국계 회사 문화에 따라 부장님은 ‘JK님’, 인턴은 ‘보라님’이라 불린다. 본사의 높은 임원을 부를 때도 ‘스티브, 혹은 ‘마크’라고 부르는데, 사장을 그렇게 부를 때면 나도 모를 쾌감을 느끼곤 하는 것이다. 외국인 사장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 보면, 흡사 친구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이건 나만의 기분일 뿐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김종국 부장은 원래 영어가 유창하지 않았다. 하지만 긴긴 회사생활에서 갈고 닦은 실전 영어로, 하고 싶은 얘기를 꿋꿋이 전달하곤 했다. 그래도 수십년간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정서가 어디 가겠는가. 설사 JK님이라고 불리더라도, 그는 뼛 속 깊이 한국의 50대 꼰대 상사였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May I speak to Anthony? (앤또니 좀 바꿔주시겠어요?)”

아아, 안소니라면 테리우스조차 넘버투로 만들어버린 캔디캔디의 동산위 왕자님이 아니었던가.


우리 회사에 앤또니는 없다고 얘기하고 끊으려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급한 외침이 들린다.

“쑥과장, 안소니 나야, 나!”


아아... JK님 김부장 당신이었나요, 동산위의 왕자님 안소니는...

그리고 어느날 보게 된 김부장의 사원증에는 안소니 못지 않은 훈남이 미소짓고 있었다. 안소니를 김부장으로 바꿔놓은 모진 세월이 나는 슬프다.


ps. 참고로 옆팀 부장 이름은 조나단이다 (갈매기의 꿈…).


글·그림 jobsN 킵고잉

jobsn_books@naver.com

잡스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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