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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죠" 노량진 스타강사가 큰소리치며 분노한 이유

조회수 2020. 9. 24. 13: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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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렇게 내야만 했냐!" 황당한 시험 문제들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논란 부른 공무원·공기업 시험
치열한 경쟁속 공정성 시비 끊이지 않아

“이따위로 출제하면 안되죠!”


노량진 유명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소리쳤습니다. 4월 서울시 7급 공무원 필기시험 한국사 7번 문제를 보고 말이죠. 

출처: 서울시인터넷원서접수센터 자료
거센 논란을 불러온 문제

정답은 3번. 보기의 '고금록'(1284년)과 '제왕운기'(1287년)는 제작시기가 단 3년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연도 순서 찾기는 한국사 단골 문제지만,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입니다.


전 강사가 해당 문제를 비판하는 동영상은 현재까지 조회수 128만회를 기록, 댓글은 2000개가 넘었습니다. “이 문제 하나로 떨어지면 너무 억울하다”, “이런 문제를 맞추는 건 실력이 아니라 운!”. 수험생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무엇보다 정확하고 공정해야 할 채용 시험. 공무원 수험생과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의 공분을 샀던 시험문제들과 해결책은 없는지 알아봤습니다.


분노를 부르는 문제


작년 국가직 9급 공무원 영어 시험 10번 문제 지문 안에 ‘taste buds’란 단어가 나왔습니다. ‘미뢰(맛을 느끼는 감각세포가 모여있는 미각 기관)’란 뜻입니다. 수험생들은 시험 직후 “9급 행정직 공무원이 ‘미뢰’라는 영어 단어를 쓸 일이 있을지 의문”이란 반응이었습니다. 심지어 미뢰란 단어를 한글로도 처음 들어봤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같은 날 시행한 국가직 9급 한국사 시험 19번 문제도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책 ‘조선민족사 개론’에서 골라낸 문장들을 보기로 들며 저자에 대한 설명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책이름조차 낯설어 정답을 고르기 앞서 저자를 알기도 어렵습니다. 노량진 강사들조차 “인터넷 검색 후에야 저자(사학자 손진태)를 알았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출처: 유튜브 'One Road' 캡처
표정으로 분노를 뿜어내는 전한길 강사

올해 지방직 9급 영어 16번 문제는 지시문에 정확하지 않은 표현을 썼습니다. ‘우리말을 영어로 잘못 옮긴 것을 고르시오’가 문제였지만, 실제 보기를 보면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을 고르는 것입니다. 수험생들은 “문제에 잘못된 문장이 있으면, 내용을 알더라도 실수하기 쉽다”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수험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시험 문제에서 요구하는 지식들이 공무원 직무와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해마다 이상해지는 시험 문제와 출제 경향 때문에 너무 지엽적인 것까지 공부해야만 하는 공시생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공기업 필기시험 논란··· '채용 비리' 의심 키워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매년 문제 출제 대행 비용으로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가 넘는 비용을 씁니다. 그럼에도 공정성 시비에 종종 휘말립니다.


2016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신입사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은 ‘베끼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기술직 전기분야 필기시험 문제(총 25개)가 2011년도 전기기사 일반검정 1회차 100문제중 일부와 똑같았습니다. 지원자들은 ‘채용 비리’를 의심했습니다. 누군가 특정 지원자에게 ‘시험문제가 어디서 나온다’라는 귀띔만 하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작년 10월 채용 필기시험 일부 문항을 시중 문제집에서 그대로 가져왔단 논란이 있었습니다. HUG 측은 “문제 출제를 맡은 대행업체에 책임을 묻겠다”고 했을뿐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출처: 네이버카페 '공준모'
HUG에서 베꼈다고 논란이 된 시중 문제집

더욱 공정해야


많은 기업들이 채용시험 출제를 대행업체에 맡깁니다. 비용과 시간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행 업체대한 검증은 없습니다. 시험 출제의 전문성을 강화해 지원자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과목당 대학교수 2명이 16일간 합숙하며 출제합니다. 인사혁신처 시험출제과 측은 "공무원시험의 중요도에 비해 출제위원수와 출제기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라며 “수험생 출신 시험 검토위원의 수를 2배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라고 했습니다.


취업난 속 경쟁률이 치열하다보니 어떻게든 합격자를 가려야 하는 현실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을 뽑는지, 운이 좋은 사람을 고르는지 모르겠다’라는 지적은 없어야겠죠. 납득할 수 없는 문제와 허술한 채용 전형은 취준생들의 사기를 꺾을 뿐입니다.


글 jobsN 김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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