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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 3000만원 초반, 국내에 30여명뿐인 직업은?

국내 30여 명뿐인, '향기'를 만드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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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다루는 직업, 조향사(調香師)
국내에서 인정받는 사람은 약 30여 명
화학 관련 지식은 반드시 갖춰야

화장품, 비누, 향수, 물티슈, 과자, 껌 등등… 우리 주변은 온갖 사물이 풍기는 ‘향’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 향을 만들어내는 직업인인 ‘조향사(調香師)’는 국내에 30여 명뿐이라 한다. 향을 담은 물건은 굉장히 많은데도 조향사 수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향 개발·기획과 조향 교육을 하는 업체인 센토리(SCENTORY) 대표 김아라씨를 만나 설명을 들었다.

출처김아라 센토리 대표 센티스트./센토리 제공

 -향기를 다루고 필요로 하는 업종은 굉장히 많은데도 조향사 수가 적은 이유는 무엇인지?


온전히 향을 ‘창조’해내는 사람만 놓고 보면 30여 명뿐인게 맞다. 다만 조향사의 범주를 조금 확장하면 그 수가 늘어난다. 조향사가 만든 향들을 블렌딩해 새 향을 개발하는 이벨류에이터(Evaluator)나 특정 제품이나 공간, 상황에 어울리는 향을 골라 배치하고 적용하는 디렉터(Director)도 넓은 의미에선 조향사라 부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디렉터와 비슷한, 공간과 브랜드에 맞는 향을 디자인하고 또한 사람들에게 향을 소개·설명해주는 센티스트(Scentist)라 좁은 의미의 조향사 축에는 들지 못한다.


-좁은 의미의 조향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모든 조향사는 향을 연구·개발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실무에선 대략 두 계통으로 나뉜다. 조향 업계에선 후각만을 자극하는 향을 프래그런스(Fragrance)라 부르고, 후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향은 플레이버(Flavor)라 부른다. 프래그런스를 다루는 조향사는 퍼퓨머(Perfumer), 플레이버를 전공으로 하는 조향사는 플레이버리스트(Flavorist)다.


퍼퓨머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조향사 모습에 가깝다. 물론 파고들면 보다 세밀히 나눌 수 있다. 우선 향수 등 ‘향’이 메인인 상품을 다루는 분야 ‘파인 프래그런스’가 있다. 그리고 사람의 신체와 접촉하는 스킨케어, 입욕제, 화장품 등을 주로 취급하는 ‘퍼스널 케어(혹은 퍼스널 프래그런스)’가 존재한다. 또 방향제나 탈취제, 섬유 유연제, 캔들, 디퓨저 등 우리 주변 생활용품의 향을 연구 개발하는 ‘홈 케어(혹은 홈 프래그런스)’도 있다. 당연히 이 셋 또한 무수히 많은 하위 분야로 쪼갤 수 있다.


플레이버리스트는 간단히 말해 음식의 향을 다루는 조향사다. 다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식품’보다는 범주가 살짝 넓어, 담배나 립스틱에 입히는 향도 플레이버리스트 관할이다. 즉, 사람의 입에 닿는 사물의 향은 플레이버리스트가 주관한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음료나 과자 등에서 나는 향도 모두 플레이버리스트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출처센토리 페이스북

-어떤 과정을 거쳐야 조향사로 인정받을 수 있나?


이미 만들어진 향을 다루는 이벨류에이터나 디렉터 정도까지는 국내 교육기관 수준에서도 수련이 가능하다. 여기 ‘센토리’만 해도 그 정도 교육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향을 창조하는 퍼퓨머나 플레이버리스트는 이 정도로는 무리다. 조향을 하는 회사에 입사해 오랜 기간 경험을 쌓거나, 해외의 전문 조향사 양성기관을 졸업해야 퍼퓨머나 플레이버리스트 타이틀을 달 수 있다. 굳이 해외인 것은, 아직 국내에는 퍼퓨머나 플레이버리스트를 육성할 수 있는 전문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를 가건 유학을 가건, 화학 학사 수준의 전공지식은 갖추는 게 좋다. 천연 혹은 인공 향료의 화학적 성질을 깊이 알아야 향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플레이버리스트는 음식 관련이기 때문에, 식품영양학을 공부할 필요도 있다. 물론 퍼퓨머와 플레이버리스트 모두 예술적 감각도 어느 정도는 받쳐 줘야 한다. 향의 좋고 나쁨은 감각적인 센스로 판단하는 면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이 조향사로서 재능이 있는 사람인지 파악하고 싶다면, 국내 교육기관을 다녀보기를 추천한다. 비록 이벨류에이터나 디렉터 정도 수준이라지만 말이다.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사람은 영화를 많이 볼 필요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양한 향을 접하고 블렌딩하다 보면, 내게 좋은 향을 만들 재능이 있는지가 어느 정도는 보인다. 그뿐 아니라 조향 시장의 구조나 동태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향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적다 보니 사회에서는 그런 정보를 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교육기관에 다녀 보면 이를 쉽게 전해 들을 수 있다.


가능하다면 조향 관련 기업도 꼭 다녀보길 권하고 싶다. 향은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세일즈가 중요하다. 독학이나 학교 학원 수업만으로는 이를 체득하기 어렵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실전에서 피부로 접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능력이 받쳐준다면, 외국의 향료 관련 회사에서 일해보기를 추천한다. 정사원도 좋지만 인턴 경험만도 의미가 있다.


다만 자격증은 따로 없다. 관련 사설 자격증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무엇이건 조향 업계에서 의미 있다 쳐주는 자격증은 없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도 국가가 인정하는 조향사 자격은 따로 없다. 창의력이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에, 계량적으로 실력을 재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화가나 음악가 자격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그들만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직업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조향사는 기술+예술의 중간에 있는 직종이라 볼 수 있다. 

출처센토리 제공

-어떤 재능이 있어야 조향사를 꿈꿀 수 있나?


후각과 미각이 매우 중요하다. 퍼퓨머도 미각은 뛰어날 필요가 있다. 후각과 미각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감각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조향사는 수련을 통해 후각과 미각을 깨우고 단련한다. 냄새의 온도감, 질감,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색감까지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억력과 표현력도 아주 중요한 재능이다. 다양한 향을 기억하고 있어야 조향을 할 때 필요한 향을 딱딱 끄집어낼 수 있다. 뒤섞인 향을 분석하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표현력은 소믈리에를 생각하면 쉽다. 와인 맛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는 소믈리에는 그냥 와인을 마시는 사람일 뿐이다. 향을 제대로 연구하고 제조하며, 또한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려면 표현력은 꼭 필요하다.

출처센토리 제공

-조향사 수입은 어느 정도이며, 직업 전망은 어떤가?


조향사 중 가장 흔한 근무 형태는 ‘향료 회사’ 소속 연구원으로 일하는 것이다. 이들은 초봉이 2000만원 후반~3000만원 초반 정도다. 물론 프리랜서는 수입 규모를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


일각에서는 화장품이나 향수 시장이 급성장한다며 조향사 수요도 늘어날 거라 말하는데, 솔직히는 시장 성장과 조향사 채용 증가는 딱 맞아떨어지진 않는다.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향’에 보수적이 태도가 있어서, 새롭고 파격적인 시도보다는 익숙한 냄새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향의 개발이 활발하지 않아, 조향사 TO는 시장 성장세에 비해 덜 늘어나는 편이다.


-요즘 향을 분석하고 조합하는 인공지능(AI)이 나오고 있다던데, 이들이 인간 조향사의 자리를 위협할 우려는 없는가?


그런 연구가 요새 활발한 건 맞다. 하지만 아직 사람을 대체하기엔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조향은 ‘정답’이 없는 분야다. 사람의 복잡 미묘한 감성과 감각을 건드리는 분야다. 아직은 AI가 이를 꿰뚫는 수준에 이르려면 한참 먼 것 같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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