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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 비공대생 보고 충격받은 문과생이 '벌인 일'

조회수 2020. 9. 24. 12: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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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아요" 한마디에 10만 문과생이 공감했다
‘문과 생존 원정대’ 운영 고재형씨
3년간 문과생 인터뷰 올려
진로에 정답 없더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우주로 떠난 사람들의 모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인터스텔라’. 막막한 우주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과학 지식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문제 해결은 ‘공대생’들 몫이다. 영화에 한 명 등장하는 ‘비공대생’은 옥수수를 키울 뿐이다. 대학교 3학년 문과생이던 고재형씨는 영화를 보고 그야말로 ‘멘붕’이 왔다. ‘내 전공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그날밤 페이스북에 문과생을 재미있게 ‘조롱’하는 내용으로 짧은 글을 올렸다. 다음날 1만명, 일주일 동안 3만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신기했다. 철학과 친구와 대화한 내용을 올렸다. 철학과에서 뭘 배우는지, 그 전공으로 먹고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루만에 ‘좋아요’ 5만개를 받았다. 본격적으로 문과생 진로를 다루는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출처: jobsN
고재형씨

2014년 페이스북에 ‘문과 생존 원정대’(문생원)페이지를 만들었다. 3년간 200여 명의 문과생 인터뷰를 연재했다. 한 달 5~6명 만났다.문과생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와 고민 등을 다루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구독자는 네이버 포스트 약 1만7000명, 페이스북 7만명 정도다.


연재 10회만에 네이버 20Pick(‘20대를 위한 콘텐츠’를 주제로 2015부터 2016년까지 네이버에서 운영한 주제판)에서 고정 코너를 맡았다. 작년 12월 연재글을 모아 책 '문과생존원정대-어쩌다 살길 찾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도 출간했다.


“제보를 받거나 지인에게 물어 소재를 얻었어요. 되도록이면 만나자는 게 원칙이었습니다. 그래야 거짓없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습니다. 그 일 해서 정말 행복하냐고 물을건데 전화나 이메일로는 표정을 볼 수 없습니다. 혹여 잘못된 정보를 전하면 독자가 오히려 좌절할 수 있으니까요.”

출처: 페이스북 '문과생존원정대'
문생원은 다양한 문과생 공감 콘텐츠를 올려둔다

문생원 시리즈는 3개다. ‘학과공감’은 문과 전공자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전공 살려 취업한 사람들’은 전공과 관련된 일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교대생, 초등학교 교사로 살아남기’, ‘문예창작학과, 편집자로 살아남기’ 등이다. ‘전공 상관없이 취업한 사람들’에선 IT회사에서 일하는 국문과 졸업생, 사진작가인 행정학과 졸업생이 나온다. 공무원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 하는지 알려주는 ‘공무원생활원정대’도 있다.문생원에서 고씨가 전하고 싶었던 건 뭘까. 그리고 무엇을 얻었는지 궁금했다.


“기죽지 말자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남들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전공했으면 뭐 어때요. 누구나 비집고 들어갈 틈이 사회 어딘가에 있어요. 어디서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꿋꿋이 하자는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문과생들이 어느 분야에 취업할 수 있는지 진짜 정보를 주는 건 덤이구요.


문생원으로 큰 돈을 벌진 않았어요. 수익은 네이버에서 주는 연재료가 전부였습니다. 하루에도 메일을 수십통 받았습니다. ‘희망을 줘 고맙다’, ‘의지가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뿌듯했어요. 문생원을 하면서 저도 어떤 일을 할지 깊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네이버포스트 '문과생존원정대'
문생원 콘텐츠는 전공 설명, 진로 소개 등 다양하다.

지금 고씨는 핀테크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에서 일한다. 어려운 금융 상품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숫자와 거리가 먼 문과생이 금융업계로 간 것이다. 3개월은 금융업 용어부터 공부했다. 일한지 1년 반, 나름대로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문생원 시즌4도 준비중이다.


“예체능·이과 생존원정대도 생각중이예요. 이번엔 영상도 제작하려구요. 평범한 직업인의 일상을 다루는 콘텐츠도 만들겁니다. 사람들에게 정답이 아닌,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글 jobsN 김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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