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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친구인줄만 알았는데..자메이카가 인정한 한국인

조회수 2020. 9. 23. 18: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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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홍보 학도 레게로 자메이카에서 인정받은 사연

레게의 본고장 자메이카가 레게로 인정한 한국인이 있다.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어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 들어가 데뷔까지 성공한 스컬(조성진·39)이 그 주인공. 스컬은 2014년 무한도전 ‘자메이카 특집’에서 하하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레게는 자메이카 전통 음악에 블루스, 재즈, 알앤비 등을 섞은 장르로 밥 말리가 완성했다. 조씨는 2016년 밥 말리의 아들 스티븐 말리와 함께 음악 작업을 했다. 조씨를 만나 한국에서 레게 음악을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출처: 스컬 인스타그램 캡처
스컬

알바로 600만원 모아 음악 CD 산 재수생


-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졌나.

“중학생 때 힙합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생 때는 졸업한 뒤에 당구장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으면서 음악을 하려고 했다. 대학을 다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대학교 입학 원서도 안 썼다. 수능이 끝나자 어머니께서 대학은 나오는 게 좋겠다며 재수를 권하셨다.”


-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이유는.

“중학생 때부터 친구와 팀을 꾸려 음악을 만들었다. 카메라를 들고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광고홍보학과에 가면 뮤직비디오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악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1999년에 중앙대 광고홍보학과에 들어갔다.”


- 언제부터 레게 음악을 좋아했나.

“고등학교 2학년 때 음반 가게에서 우연히 밥 말리의 음악을 들었다. 밥 말리는 레게 음악을 완성한 사람으로 자메이카 음악가다. 사장님께 ‘지금 나오는 노래가 담긴 CD를 달라’고 했다. 그때부터 레게 음악에 빠졌다. 1998년 11월 재수를 끝내고 아르바이트로 700만원을 모아 일본에 갔다. 구하기 힘들었던 음악 CD를 600만원어치 사 왔다. 그중 대부분이 레게 음악 CD였다.”

출처: 콴 엔터테인먼트 제공
솔로 활동과 그룹 '스컬&하하' 활동을 모두 한다

- 레게 음악을 만든 건 언제부턴가.

“대학생 때 클럽에서 힙합 가수로 활동했다. 그때 레게 음악을 조금씩 만들었다. 2001년 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친하게 지냈던 동생 쿠시(김병훈·34)와 레게 듀오 그룹 스토니스컹크를 만들어 데뷔했다. 내가 입대한 2007년부터 쿠시는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빅뱅의 'We like 2 party', 2NE1의 'I don`t care',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등을 만들었다.”


음악을 전업으로 삼은 건 YG에 들어가서부터


- 음악을 전업으로 삼은 건 언제부터인가.

“데뷔했던 기획사 내부 사정으로 2005년 계약을 해지했다. 쿠시가 스토니스컹크 CD를 대형 기획사인 YG에 내면서 음악을 전업으로 삼을 수 있었다. ‘양현석 사장님이 직접 CD를 들으셨다’며 YG에서 계약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그전까지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악을 만들었다.”


- 2년 뒤 ‘붐디붐디’라는 곡으로 빌보드 차트에도 올랐다. 기분이 어땠나.

“2007년 빌보드 알앤비·힙합 싱글 세일즈 차트 5위, 핫 싱글즈 세일즈 차트 7위를 했다. 레게 음악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만한 성과를 낸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기쁘지만은 않았다. 이제야 우리 음악이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는데, 그해 9월에 입대를 해야 해 활동을 멈춰야 했기 때문이다. 나를 믿고 키워준 기획사에 폐를 끼쳤다는 미안한 마음이 컸다.”

- 어떻게 세계적인 레게 음악가 스티븐 말리와 작업했나.

“스티븐 말리는 밥 말리의 아들이자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레게 앨범 상만 8번을 받은 세계적인 음악가다. 2010년 스프라가 벤즈라는 레게 음악가를 통해 스티븐 말리를 처음 소개받았지만 같이 작업을 할 만큼 인연을 잇진 못했다. 같은 해 LA에서 스티븐 말리의 동생 로한 말리를 만났다. 유명 음향기기 회사 ‘더 하우스 오브 말리’와 ‘말리 커피’의 대표다. 그에게 스티븐 말리 매니저의 연락처를 2013년 받았다. 매니저에게 2년 동안 내가 만든 노래를 보냈는데 그중 ‘Love Inside’라는 곡을 함께 만들자고 연락이 왔다.”


- 다른 나라에 있었을 텐데 어떻게 같이 작업했나.

“스티븐 말리에게 가사 내용과 노래를 불러야 할 부분을 전화로 알려줬다. 그가 녹음한 파일에 하하와 내 목소리를 더해 곡을 완성했다. Love Inside는 하하와 함께 만든 그룹 스컬&하하의 2016년 디지털 싱글 앨범으로 냈다. 국내에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자메이카에서는 인기차트 1위를 했다. 마이애미에서 만나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스티븐 말리가 “스컬&하하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레게를 알렸다, 이젠 내가 너희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좋았다.”

출처: 콴 엔터테인먼트 제공
자메이카 1위 기념 게릴라 파티

한 달 동안 자메이카에 다녀올 용기가 있다면 시작하길


- 레게 음악은 어떻게 공부했나.

“레게 CD를 듣고 따라 했다. 내가 레게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불안할 때도 많았다. 2005년 자메이카에 가서 현지 음악가들에게 내 음악을 들려줬다. 아시아인이 레게 음악을 한다는 게 신기하다며 좋아했다. 장비 사용법도 혼자 익혔다.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중고 기계를 사서 이것저것 눌러보며 배웠다.”


-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를 직업으로 삼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돈을 벌기 위해 외국에서 힘들게 일하거나, 사업을 하다가 사기당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과 비교하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 앞으로 꿈이 있다면.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음악가 10명이 있었다. 그중 스티븐 말리, 스프라가 벤즈, 시즐라 세 명과 작업해봤다. 10명 모두와 작업해보는 게 꿈이다. 다른 꿈이 있다면 7월에 낼 스컬&하하 앨범으로 ‘얘네 아직 (실력이) 죽지 않았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 레게 음악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직업으로 삼아도 행복할 만큼 자신이 레게 음악을 좋아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서 자메이카에 한 달 동안 살다 오는 거다. ‘레게를 위해 죽을 수도 있어요’라며 SNS로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많다. 자메이카에 한 달만 다녀오라고 하면 대부분 ‘여유가 생기면 다녀올게요’, ‘다음에 꼭 갈게요’라고 한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안다. 몇 달 동안 일해서 번 돈으로 무엇을 얻어 올지 알 수 없는 나라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한국에서 레게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것과 비슷하다. 앨범을 내기 위해 몇 년 동안 하기 싫은 일을 하고, 힘들게 데뷔를 해도 미래는 불확실하다. 한 달 동안 자메이카에 다녀올 수 없는 사람은 레게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 어렵다. 발성이나 작곡 등은 그다음에 배워도 늦지 않다. 자메이카를 다녀와도 레게 음악을 하는 법을 모르겠다면 내가 알려줄 테니 SNS로 연락을 줘도 좋다.”


글 jobsN 주동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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