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사·변호사까지..일자리 위협하는 AI 어디까지 왔나

조회수 2020. 9. 23. 18: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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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쇼크 2년 분야별 AI 활용법
알파고 쇼크 2년 분야별 AI 활용법
단순 노무 넘어 전문직·창의적인 업무까지

통신업체 KT가 최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쓴 소설을 모집하는 ‘인공지능소설 공모전’을 열었다. 6월 3일까지 작품을 접수 받았고, 지금 1차 심사 중이다. 최우수상에 상금 3000만원, 우수상에 2000만원이 걸려있다. AI가 쓴 소설이 서점가 베스트셀러를 차지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알파고 쇼크 이후 AI는 빠르게 일상생활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 더이상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오는 신기하고 낯선 일이 아니다. AI는 여러 직업을 대체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반복 업무부터 전문직까지 어떤 직업도 안전하지 않다고 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업무의 3분의 1 이상을 AI가 대체한다고 본다. 또 2022년이면 AI가 인간의 감정까지 이해할 것이라 내다봤다.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90%가 자동화된다고 예측했다. 일자리 빅뱅 시대다. 각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정리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문직 일자리 활발히 대체하고 있는 AI


‘번역’은 AI가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분야다. 구글은 2016년 11월 AI 번역을 시작했고, 네이버는 2017년 7월 AI 번역기 파파고를 내놨다. 삼성전자, 카카오도 2018년 AI 번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몇년 전만 해도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이 제공하는 번역기는 번역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단어의 뉘앙스나 맥락, 유행어까지 번역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번역 기술이 진화했다. 곧 단어 뉘앙스와 맥락까지 살리는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사람들은 번역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자료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이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번역 서비스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번역가 만큼이나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직업은 기자다. 이미 미국 상당수 매체가 AI 로봇이 기사를 쓰고 있다. 미국 포브스의 ‘퀄’,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헬리오그래프', AP통신의 ‘워드스미스’가 대표적이다. 워드스미스는 기업 실적 관련 기사를 쓰는 AI 로봇이다. 3개월 동안 4000개 이상의 기사를 썼다. 인간 기자는 따라갈 수 없는 속도다.


AI 로봇 기자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AI 기자가 스포츠 기사나 증권 시황 등 사실만을 빠르게 전달하는 단신 기사만 쓸 수 있을 거라 봤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의 ‘로이터 트레이서’는 무엇을 기사로 쓸지 스스로 판단한다. 하루에 1200만개 트위터 게시물을 살펴보며 그날 이슈를 파악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슈 우선순위를 파악해 기삿거리를 정하고 기사를 쓴다.


AI 변호사도 2016년 로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IBM이 개발한 AI변호사 로스는 초당 1억장의 판례를 검토해 사건에 적절한 판례를 추천한다. 주로 신입 변호사가 하는 법률, 판례 리서치 업무를 한다. 소요시간이 기존보다 20~30% 줄었다. 미국 뉴욕 로펌 ‘베이커드앤드호스테들러’를 시작으로 여러 로펌에서 로스가 활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AI 변호사 로보와 유렉스를 채용했다.


AI는 의사의 영역도 넘보고 있다. IBM 왓슨을 시작으로 암을 진단하는 AI 로봇이 속속 등장했다. 엄청난 양의 의료 데이터를 학습·분석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를 돕는다. 일본 히타치제작소는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AI 의사를 만들었다. 환자의 엑스레이 영상과 소변 검사 기록을 분석해 진단한다. 시험 결과 진단 정확도는 70%로 기존 조직 검사를 이용한 진단(52~53%)보다 높았다.


스타트업 우봇(Woebot)은 사람과 대화하며 우울증을 치료하는 AI 메신저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3월에 800만 달러(약 90억원)를 투자 받았다. 

출처: jobsN
'AI 면접관'이 지원자의 표정과 목소리, 쓰는 어휘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원자를 분석하는 장면. 뇌의 어떤 부분이 작동하는지, 그와 관련된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평가한다

이젠 직원 채용도 사람이 아닌 AI가 한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와 NEC 등이 2017년부터 서류전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롯데그룹이 2018년 상반기 6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채용 서류심사에 AI 평가 점수를 반영키로 했다.


정보기술(IT) 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AI 면접관 ‘인에어’를 개발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분석 결과 기존 면접 방식으로 사람을 뽑았을 때, 그 사람이 기업에서 일을 잘할 확률은 10% 정도였다. 인적성 검사는 34% 정도의 정확도를 보였다. 반면 인에어는 82% 정도의 확률로 지원자가 일을 잘하는지를 판별했다.


고인의 작품 다시 볼 수 있나, 렘브란트가 AI로 환생


최첨단 기계와 로봇이 발전하고 있지만 ‘창작’ 만큼은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봤다. 하지만 AI는 이제 창작 분야마저 넘보고 있다.


2016년 일본에서는 AI가 쓴 소설이 문학상 공모전 예선을 통과했다. 일본 공립 하코다테미래대 교수팀은 2012년 ‘AI 소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AI 작가가 일본 유명 SF소설가 호시 신이치의 소설 1000편을 학습하도록 했다. AI 작가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주최하는 호시 신이치 소설 공모전에 ‘컴퓨터가 소설 쓰는 날’을 출품했다. 아직 인간이 줄거리를 구성하면 AI 작가가 묘사를 덧붙이는 형식이지만, 개발팀은 머지않아 AI가 완벽히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출처: 개발팀 블로그(www.fun.ac.jp/~kimagure_ai/results/stories/617.pdf), jobsN
컴퓨터가 소설 쓰는 날 원문 일부와 번역 일부.

중국에서는 AI가 쓴 시집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AI 시인 ‘샤오빙’은 1920년대 이후 중국 시인 519명의 작품을 학습했다. 이를 바탕으로 1만편이 넘는 시를 썼다. 이중 139편을 추려 2017년 시집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를 냈다.


샤오빙은 작사도 한다. 샤오빙이 작사한 노래 'AI 베이징'은 '아이 베이징'으로도 읽을 수 있다. 중국어로 '애(爱)' 글자의 발음을 빌린 것이다. 사람의 감성을 고려하고 언어유희까지 가능하단 소리다.


AI 성우도 있다. 1월 중국 관영 CCTV에서는 AI 성우가 내레이션 한 다큐멘터리 ‘혁신중국’이 방송을 탔다. 스타트업 아이플라이텍이 개발한 AI 성우는 2013년 세상을 떠난 성우 ‘리이(Li yi)’의 목소리로 말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12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AI 작곡가 이아머스가 작곡한 교향곡 ‘심연 속으로’를 연주했다. 1904년 시작한 유래 깊은 교향악단이 파격적인 시도를 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대중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포자랩스'가 AI 작사·작곡가 뮤직쿠스를 개발했다. 국내 가수 2000명의 노래 약 6만개 곡, 20만 줄 분량의 가사를 학습했다. 300개 정도의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렘브란트 미술관은 2016년 AI 화가 ‘넥스트 렘브란트’를 개발했다.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을 학습한 AI 화가는 3D 프린터로 렘브란트 화풍의 그림을 그린다. 구글이 만든 AI 화가 ‘딥드림’이 그린 그림 29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경매에서 9만7000달러(약 1억2000만원)에 팔렸다.

출처: 넥스트 렘브란트 공식 홈페이지(www.nextrembrandt.com) 캡처
넥스트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

인간에게 득이냐 실이냐


AI가 직업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일자리가 없어지는 만큼 AI 관련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내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말에 대다수 사람들은 불안을 느낀다. 또 AI가 아직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맹신해선 안된다.


예술 분야에선 AI를 둘러싼 작품의 진정성과 저작권 시비 우려도 있다. AI는 주로 과거 예술가들의 작품을 학습해 창작한다. 죽은 예술가의 작품을 배워 따라 한다는 점에서 오싹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과거 작가의 작품을 학습해 작품을 만들었다면 누구의 작품으로 봐야 할 것이냐 논란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SM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11월 음악 인공지능 협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은 “인공지능(AI)에 저작권료를 어떻게 지불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 연예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글 jobsN 이연주

디자인 플러스이십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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