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1억, 돈 좀 모아본 언니가 말했다 "지르고 싶을땐.."

조회수 2020. 9. 23. 16: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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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출신 재테크 전문가 정은길씨
아나운서 출신 재테크 전문가 정은길씨
나이 스물아홉에 1억원 모아 경제적 독립
"돈은 인생에 기회 만들어 주는 것"

'1억 원'


'돈 좀 많이 모아보고 싶다', '재테크 한번 잘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떠올리는 상징적인 숫자다. 꿈은 꾸기 쉽다. 하지만 온전히 자기 힘으로 모으기 결코 쉽지 않은 액수다. 스물아홉 나이에 이 목표를 달성한 사람이 있다.


'나 혼자 벌어서 산다'(비즈니스북스)라는 책을 펴낸 정은길(38)씨다. tbs 교통방송 아나운서 출신인 정 씨는 금수저도 고연봉을 받는 직장인도 아니었다. 그에게 종잣돈 1억원은 결혼 전 내 집을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출처: 사진 jobsN
'나 혼자 벌어서 산다'의 저자 정은길씨.

중학교 때 저축습관 지금까지


-돈,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중학교 때부터 내 집 마련이 목표였다. 내 집이 생기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핍의 힘이 컸다.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할 수밖에 없었던 가정환경 영향도 있다. 어릴 적부터 식구들이나 친척 어른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습관을 들였다. 대학생 때는 동대문 대형 쇼핑몰에서 사내방송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달에 100만 원씩 모았다."


-소위 말해 '독하게 안 쓰고 모으기만 한 것인가.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 즉 목표가 있을 때는 그렇게 했다. 내 재테크 키워드는 '절약'과 '저축' 두 가지다. 방송국에 다니던 때 동료들 중 유일하게 자동차를 굴리지 않던 사람이 나였다. 마음만 먹으면 외제차살 정도 돈이 있었지만 나에겐 자동차가 아닌 다른 목표가 있었다. 아끼고 저축해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왜 하필 '내 집' 마련이었나.

"내가 내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최소한의 독립이라고 생각했다. 집을 사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아니고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종잣돈같은 1억원을 갖고 2008년 사당동 오래된 반지하 빌라를 샀다. 입주하고 얼마 안 돼 결혼을 해 6개월 만에 팔았다. 거주 목적으로 산 집이라 팔고나서 수익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출처: 사진 본인 제공
강연을 하고 있는 정은길씨.

지르고 싶다면 '마음'부터 들여다보기


-절약을 하다가도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 텐데.

"데드라인을 정하면 된다. 평생 허리띠 졸라매고 살자는 게 아니다. 나는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다음 세계여행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여행 가서 1년간 모은 경비를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다 쓰고 왔다. '궁상떠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모으자는 것이 아니다. 작든 크든 설정한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책 제목이 '나 혼자 벌어서 산다'다. 싱글들을 위한 책으로 명칭한 이유가 있나.

"결혼한 사람들보다 싱글들이 어떤 면에서 자유롭고 선택의 폭도 크다. 크든 작든 결혼 전에 내 집을 마련하면서 적은 월급도 제대로 관리하면 얼마든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싱글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유다. 결혼과 관계없이 돈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충동적인 구매가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처법이 있을까.

"지갑을 열기 전 마음부터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싶다. 단지 헛헛한 느낌 때문에 무언가를 사고 싶다면 마음이 건강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단순히 물건을 못 사서 마음이 짠한 생각이 들때 얼른 내 마음의 상태를 다시 살펴야 한다. 돈이 없어 정작 하고 싶은 것을 못한 경우를 생각해보면 돈이 쉽게 써지지 않는다."


경제적 독립이 가져온 직업의 자유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났다.

"아나운서 일을 10년 정도 하면서 행복했지만 계속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방송은 계속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콘텐츠가 필요했다. 여행을 통해 찾고 싶었다. 직장에 다니던 남편도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실천에 옮기고 싶어 했다. 세계 여행을 목표로 모은 7000만 원으로 1년을 보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직업이 다양해졌다.

"스피치 코칭 회사를 운영하면서 기업, 기관 등에 강의를 나간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 ‘정은길 아나운서의 돈. 말. 글’도 진행하고 있다. 돈과 말, 글이라는 세 가지 주제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경제적 독립을 이룬 지금, 다음 목표는 뭔가.

"사진작가인 남편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내가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곳을 마련하자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나에게 돈이란.

"기회다. 단순히 무엇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돈을 모은다. 나는 '부자 언니'가 아니라 '돈을 좀 모아본 언니'다. 지금도 계속 일 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있다. 동시에 나를 지켜줄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모으기 위해 꾸준히 '돈 관리'를 하는 '그냥 평범한 언니'다."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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