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다..승무원 꿈 포기할 만큼 가슴 뛰는 일 찾았어요

조회수 2020. 9. 23. 00:1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공연장 운영·관리 총괄 하우스매니저
공연장 운영·관리 총괄 하우스매니저
흥분한 관객과 소통, 감정노동 극심

화려한 무대장치와 조명. 배우들의 열연과 가수들의 열창이 이어지는 뜨거운 무대. 그 무대 뒤에서 차갑게 무대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객석에 혼란은 없는지 살피고, 무대 장치에 이상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사람, 하우스매니저다. 무대에서 관객의 박수를 받는 사람은 연기자지만 박수소리가 뜨거워질 때마다 그들의 심장도 함께 함께 뛴다.

출처: 사진 경주예술의전당
열띤 공연에도 하우스매니저는 무대 뒤에서 공연을 책임진다.

매년 수백 건의 공연이 열리는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무대를 책임지는 김인혜 하우스매니저는 공연이 좋아서 하우스매니저 업무를 시작했다. 하우스매니저는 각종 공연장의 운영·관리를 총괄하고, 관련 종사원의 활동을 관리·감독하는 사람을 말한다.


승무원 준비하며 공연 안내원 알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악을 듣거나 전시회를 보면서 마음을 다스렸어요. 공연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뛰었죠.” 음악도 연기도 라이브로 보는 느낌이 달랐다는 것이다.

출처: 사진 김인혜 제공
김인혜 경주예술의전당 하우스매니저

김매니저는 대학에서 항공여행을 전공했다. 승무원 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위해 공연장 일을 알아봤다. 2012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하우스 어셔(house usher∙공연 안내원) 아르바이트 기회가 생겼다.


하우스 어셔는 관객의 입장을 돕고 관객이 안전하고 쾌적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좋아하는 공연 일인데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재밌었다. “공연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자리지만 동시에 편안하게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었어요.” 단지 관객만 안내하는 게 아니라,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해 무대와 소통하며 관객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김매니저는 하우스매니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고향 경주에 공연문화 자리 잡기


경주예술의전당에서는 매주 적게는 3번, 많게는 5번이 넘는 공연이나 행사가 열린다. 이런 공연이 있을 때마다 김매니저는 분주해진다. 오전에는 공연장 대관업무를 하다가 오후부터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들어간다.

출처: 사진 경주예술의전당 제공
매주 3~5회 공연이 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공연 전날에는 하우스 어셔들과 공연 진행 리허설을 갖고, 공연의 세부적인 진행사항을 설명한다. 클래식 공연이나 연극의 경우 인터미션(공연 중간 쉬는 시간)을 알려주며 관객 입장 동선을 설명한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연과 없는 공연이 있어 이에 대한 설명도 필수적이다. 공연장 내 반입 금지 품목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예전 음료반입 금지 공연이 있었어요. 한 분이 커피를 들고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로비가 소란스러워졌죠. 하우스매니저가 소동을 멈추려 갔는데 흥분한 관객이 매니저에게 부어버린 적이 있었어요. 어찌나 놀랐는지 몰라요. 지금은 경주 시민들도 공연장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하우스매니저도 감정노동


하우스매니저에게 공연은 일상이지만 관객으로선 공연은 일 년에 몇 차례 없는 대형 이벤트다. 이 때문에 흥분한 관객을 진정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업무. 꽃다발 반입이 안되는 공연에서 꽃 한 송이는 괜찮지 않냐고 따지는 관객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관람객과 형평성을 생각하면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결국 하우스매니저 일은 감정노동이에요. 특히 흥분한 관객들을 상대하면서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게 힘든 일이죠.”

출처: 사진 김인혜 제공
김인혜 매니저(오른쪽)가 김지혜 부매니저와 공연 진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따듯한 관람객도 있다. 한 번은 선물 받은 지갑을 분실한 관람객이 있었다. 안내원이 찾아줬는데, 고맙다며 공연 시작 전 모든 안내원에게 커피를 사서 돌린 적도 있다.


김매니저가 말하는 하우스매니저의 핵심 역량은 소통이다. 끊임없이 관객과 하우스 어셔 와 소통해야 한다. 관객의 불편을 먼저 살펴야 하고, 하우스 어셔의 고단함도 감싸줘야 한다. 그래도 공연이 순조롭게 끝나고 관객들이 돌아가면서 “오늘 공연 너무 좋았어”라고 이야기할 때 느끼는 보람에 김매니저는 내일 무대를 준비한다.


하우스매니저가 되기 위한 별도의 자격증은 없다. 한국공연장매니저협회에서 민간 자격증을 발급하기는 하지만 필수 자격은 아니다. 대부분 공연장에서 하우스매니저는 필요에 따라 공개채용한다. 큰 공연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으면 좋다. 특히 매니저협회나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교육도 하우스매니저가 되기 위한 교육으로 꼽힌다. “좋은 하우스매니저가 되려면 하우스 어셔 경험을 해보는 걸 추천해요. 공연 진행 흐름을 파악하고 안내원과 소통할 때 그들의 애로사항을 손쉽게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경주예술의전당의 경우 하우스매니저는 무기계약직으로 일반직 직원과 연봉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