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한번쯤 마신 그 주스,군인 출신 제가 만든겁니다

조회수 2020. 9. 23. 00: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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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생과일주스 개발자, 알고 보니 장교, 커피회사 출신?

국내 생과일주스 프랜차이즈 1위 업체는 쥬씨다. 2010년 건국대 건축공학과 졸업생인 윤석제(34) 대표가 창업한 건대입구의 작은 생과일주스점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에 800여곳의 가맹점을 낸 국내 최대 주스전문점이다.


훌쩍 커버린 주스 프랜차이즈 쥬씨의 레시피를 도맡아 개발하는 사람은 임진호(36) 과장이다. 특이하게도 커피회사 출신이다. 서울 청원고와 한림대 러시아학과를 졸업한 임 과장은 육군 대위로 전역한 뒤 커피빈코리아에서 7년간 상품기획·개발을 담당했다. 지난해 쥬씨로 이직해 음료 등 메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jobsN은 최근 임 과장에게 주스 개발자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군인이 되고 싶던 20대, 30대엔 커피로 ‘업종 전환’ 

출처: 쥬씨 제공
임진호 쥬씨 과장이 신규 주스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다.

- 어릴 때 꿈은 뭐였나.

“직업군인이 되고 싶었다. 중고교는 물론이고, 대학 시절에도 군인이었다. 대학 졸업 후 장교로 6년간 복무했다.”


- 음료 개발자로 전직한 이유는.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다가 음료 개발의 매력을 알고 일을 시작했다. ‘한 잔의 행복’을 주고 싶었다고 할까.”


- 과일 주스로 ‘종목’을 전환한 이유는.

“매년 계절은 변하고, 시기에 따라 나오는 과일이 달라진다. 매 시기 제철 과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 커피 개발과 과일주스 개발은 어떻게 다른가.

“주스는 과일의 상태나 수확시기에 따라 맛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커피보다 표준화가 어렵다. 하지만 비슷한 점도 있다. 커피는 원두 및 추출 과정을 통한 ‘맛내기’와 커피를 섞는 ‘베리에이션’이 개발의 핵심이다. 과일주스도 본연의 맛을 잘 살리는 것과 서로 다른 맛을 섞는 과정이 커피 제작과 꽤 비슷할 때가 있다.”


“매출 확인하며 하루 시작…과일 소싱은 고민 안 한다”


-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출처: 쥬씨 제공
임진호 과장.

“일단 출근하면 전날 매출과 판매량을 확인한다. ‘계절 한 잔, 제철쥬씨’ 같은 캠페인이 잘 되고 있는지 현장 점검도 한다. 그 외에 분기별 과일 및 메뉴 출시 라인업을 짜고, 기존 메뉴 개선 작업도 매일 한다. 제품 출시 전에는 하루 종일 시음회와 테스트를 할 때도 있다.”


- 과일은 직접 고르나.

“그렇지 않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쥬씨는 자체 과일사업팀에서 과일 공급을 전담한다. 양질의 과일을 일정하게 공급받도록 관리하는 부서다. 내가 신 메뉴를 연구하면서 필요한 과일이 있으면, 요청한 다음날 무조건 구해 준다. 이건 매장 점주도 마찬가지다.” (과일 소싱은 쥬씨의 강점이다. 창업 전 윤 대표가 가락시장에서 직접 과일도매업을 하면서 생과일주스의 물류와 좋은 과일 고르는 법을 배운 것이 ‘비법’이 됐다고 한다.)


- 쥬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주스는 뭔가.

“당연히 딸바(딸기바나나) 주스다. 윤석제 대표가 2010년 창업하면서 개발한 메뉴다. 비법은 없다. 딸기와 바나나, 얼음, 우유, 일부 시럽을 넣고 만든다. 꾸준히 팔면서 최적의 조합을 만든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딸바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메뉴는 커피다.”


- 쥬씨에서 커피가 많이 팔리나.

“사무실 인근에서는 아메리카노 등 커피 메뉴가 많이 팔린다. 또한 쥬씨의 경영전략 차원에서도 ‘과일주스 외 음료 카테고리에서도 강자가 되자’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커피 외에 에이드나 스무디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 생과일주스는 꽤 달다. 설탕을 많이 넣는 것 아닌가.

“주스는 기본적으로 돈을 받고 판매하는 제품이다. 맛이 없으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유명 식품업체와 협업해 개발한 액상형 감미료를 쓴다. 분말형태의 감미료보다 당류 함량을 40% 이상 감소시켰다. 또한 이 마저도 뺄 수 있다. 매장에서 당조절을 0%, 50%, 100%로 고를 수 있다.”


“저렴한 과일주스는 한계…프리미엄화로 차별화


사실 많은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쥬씨의 성공 비결로 저렴한 가격과 생과일 주스 브랜드 시장의 ‘퍼스트 펭귄’(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선구자)이었다는 점을 꼽는다. 쥬씨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저렴한 생과일주스 브랜드’로만 남을 수 없다는 것이 쥬씨의 경영목표이자 임 과장의 포부다.


외부 환경 역시 쥬씨의 프리미엄화를 재촉했다. 2016년 ‘용량 표기 논란’ ‘설탕 논란’ 등 여론의 비판은 쥬씨에 악재로 작용했다. 매출이 97억원(2015년)에서 433억원(2016년)으로 늘었다가, 다시 185억원(2017년)으로 줄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면서 ”단순히 저렴한 것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 프리미엄 메뉴와 제철과일 메뉴를 강화했다. 

출처: 쥬씨 제공
쥬씨의 올 여름 메뉴인 '수박 살사' 시리즈. 하루에 3만잔 가량 팔리고 있다.

- 당신이 개발한 대표적인 제품은 무엇인가.

“우선 내가 입사한 직후인 2017년 말 출시한 생딸주스가 있다. 제철과일인 딸기를 베이스로 먹음직스럽게 내놨다. 생딸주스 덕분에 올해 초 겨울철 매출이 전년 대비 15% 상승했고, 업계에서도 ‘쥬씨가 살아났나’는 평이 나왔다. 딸기 외에도 ‘제철과일’ 공급을 강화하고 이를 브랜드화했다. 하지만 이건 온전히 내 작품이라 하긴 어렵다.


대표적인 내 성과로는 ‘쏙(SSOC)’이라 불리는 과일 토핑 추가 옵션이 있다. 카페에서 커피에 에스프레소샷을 추가하듯, 과일주스에 생과일을 토핑처럼 얹을 수 있게 했다. 바쁜 직장인이나 과일 원물 섭취를 원하는 학생을 겨냥했다.”


- 올 여름철을 겨냥해서는 어떤 주스를 개발했나.

“수박 주스다. 여름철 대표 제철 과일 아닌가. 4월부터 ‘수박살사’ 시리즈를 내놨다. 수박주스 위에 정육면체(큐브) 모양으로 자른 수박 조각을 올려놓은 수박살사 큐브, 수박주스 위에 수박조각과 파인애플 조각 등을 올려놓은 수박살사 믹스 등이 있다. 먹는 재미와 맛을 살렸다. 하루에 3만잔씩 팔리고 있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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