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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딱 5명, 이색 직업 그녀가 알려준 놀라운 사실

해양동물, 아파도 ‘안 아픈 척’ 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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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박지연씨 인터뷰
국내 5명 뿐인 아쿠아리움 상근 수의사
세계 최초 ‘벨루가 거울보기’ 연구도 진행

지난 5월 2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에 있는 롯데아쿠아리움. 수백 명의 어린이 관람객 사이에서 동물의 상태를 하나씩 확인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하얀 가운을 입은 그는 수의사 박지연(28·여)씨. 국내에 5명 뿐인 아쿠아리움 상근 수의사다. 롯데와 한화 등 일부 아쿠아리움에서만 전속 수의사를 자체 직원으로 채용한다. 다른 곳은 대부분 제휴 동물병원 의사가 진료를 맡는다. 아쿠아리움 전속 수의사가 적을 수밖에 없다.


jobsN은 아쿠아리움 상근 수의사인 박씨를 만나봤다. 대구 혜화여고와 경북대 수의대, 전북대 수의대 대학원(석사)을 졸업한 그는 환경부 산하 야생동물구조센터를 거쳐 롯데아쿠아리움에 입사했다. 다수의 야생동물 부검도 담당했다.


중학교 때 진로설정…“말 못하는 동물 마음 알고 싶었다”


-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 했나.

“어릴 때는 수의사라는 직업이 있는 줄 몰랐다. 그저 동물을 돌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말 못 하는 동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다고 할까. 그러다가 수의사에 대해 알았고, 수의대에 진학했다.” 

박지연 수의사.

출처롯데월드 제공

- 대학원은 전북대에서 다녔는데.

“일과 학업을 병행해서 그렇다. 3년간 근무했던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전북대 내에 있어서(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전북대에서 위탁운영) 전북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에서는 수의면역학을 전공했다. 일본뇌염 등을 연구했다.”


- 특별히 아쿠아리움 수의사가 된 이유가 있나.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다. 고래류·기각류(물개 등)·해양파충류·어류 등이 풍부하게 서식한다. 반면 아직까지 해양생태계 보전에 대한 인식은 미흡하다. 이런 인식을 바꾸고 해양생물 보전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아쿠아리움에 입사했다.”


- 하루 일과는 어떤가.

“연구가 없는 날은 오전 9시에 출근한다. 일단 오전에는 회진 및 검진을 한다. 그 외에도 정기검진, 치료, 예방계획, 외부 진료 등을 담당한다. 학생들을 위한 실습이나 강의도 맡고 있다. 연구가 있는 날에는 오전 6~7시에 나온다.”


-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벨루가가 어느 정도의 지적 능력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요즘에는 벨루가가 거울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본다. 학문적으로는 ‘거울 제공 및 자가인식 연구(MSR)’라고 부른다. 고래연구소와 함께 하고 있다. 그동안 큰돌고래의 지적능력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벨루가의 지적 연구에 대한 논문은 국내외에 없었다.”


- 어떻게 실험하나.

“벨루가 수조에 필름 형태로 된 거울을 부착했다. 또한 씹을 수 있는 장난감을 넣어줬다. 벨루가 스스로가 물 속에서 장난감을 갖고 노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본다.” 

박지연 수의사가 벨루가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

출처롯데월드 제공

물고기 수술은 ‘물에 있는 것 같은’ 환경이 관건


- 아쿠아리움에 있는 동물들은 어떤 병에 걸리나.

“대중 없다. 병어는 헤엄치다가 수족관 벽 모서리에 부딪혀서 눈에 혹이 생기는 일이 종종 있다. 대개 마취해서 수술을 한 뒤 다시 수조로 돌려보낸다. 그 외에 피부에 상처가 나는 해양생물도 종종 있다. 식욕부진도 있다. 하지만 ‘안 아픈 척’을 하는게 문제다.”


- 왜 그런가.

“야생성이다. 야생환경에서는 아픈 모습을 보이면 바로 죽음의 위협이 있다. 이 때문에 수조 내에서도 아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조 속에서 해양생물들이 어디가 아픈지 꾸준히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물고기도 수술을 받나.

“물론이다. 하지만 물 속에서 사는 생물이라 밖으로 꺼내서 수술을 할 때에도 물고기가 물 속처럼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호스로 물고기 몸에 물이 뿌려지는 장치를 준비한다. 몸집이 작은 해양생물인 경우, 아쿠아리스트(수족관 내 동물 사육자)가 잠깐 물고기를 잡아서 들었을 때 얼른 주사를 놓기도 한다. 필요하면 내가 수조 속으로 들어가서 진료할 때도 있다. 수조에는 수시로 들어간다.”


- 해양생물이 가루약도 먹나.

“가루약도 있고, 물약도 있다. 사료 모양으로 뭉쳐서 줄 수 있는 약도 있다. 캡슐을 먹이에 넣어서 주기도 한다. 상어가 먹이로 먹는 고등어의 뱃속에 약을 넣어서 주는 식이다. 피부병이 있는 생물은 ‘약욕치료’라는 것도 한다. 물에 약을 풀어 놓은 뒤, 물고기를 넣으면 아가미로 약품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 해양생물별로 좋아하는 먹이가 다른가.

“물론이다. 같은 동물이라도 서로 좋아하는 먹이가 다르다. 어떤 바다사자는 임연수어나 청어를 잘 먹지만, 다른 바다사자는 그렇지 않다. 수달 10마리는 모두 식성이 다르다. 블루베리를 좋아하는 수달이 있고, 오이를 좋아하는 수달이 있다. 채소와 과일을 가득 담아서 먹이를 주면 서로 다른 것을 먹는다. 하지만 야생성 유지와 스트레스 해소, 영양 불균형 방지 등을 위해 매일 다양한 식단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


동해안서 해양생물 조난시 카니발 타고 출동하기도


롯데아쿠아리움은 해양수산부가 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한 곳이다. 이 때문에 박 수의사 등 응급구조팀은 위험에 처한 해양생물이 바닷가 등에 발견될 경우 긴급 출동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동해안 나타난 물범 등을 치료하기위해 몇 차례 카니발을 타고 출동하기도 했다. 롯데아쿠아리움에는 카니발 1대, 스타렉스 1대가 있다. 차 안에는 해양생물을 태울 수 있는 수조 등 장비가 실려 있다.  

잠실 롯데아쿠아리움에는 650종 약 5만5000마리의 해양생물이 산다.

출처롯데월드 제공

- 바닷가에서 다친 해양생물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반인이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주로 어민들이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위험에 처한 해양생물을 보면 반드시 해양경찰에 신고(119에서 통합 접수)해야 한다. 해양경찰에서 해양수산부를 거쳐 구조치료기관으로 연락을 해준다. 그게 가장 빠르다.


또한 자의적 판단으로 해양생물을 만져서는 안 된다. 실제로 어미를 잃은 새끼 물범이 동해안 바닷가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어미와 생이별하고 몸이 지친 상황이었다. 백사장에서 쉬고 있었는데, 발견한 어민이 ‘물고기(실제로 물범은 물고기가 아니고 해양포유류임)니깐 물 속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차례 물가로 던졌다. 뒤늦게 내가 출동해 진료를 했지만 결국 폐사했다. 스트레스와 체력저하 등이 원인으이었다. 어민은 선의로 한 행동이었겠지만 물범에게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했다.”


- 진료하던 동물이 사망하면 좌절감이 크겠다.

“엄청 슬프다. 하지만 그때 그때 진료 과정을 복기한다. 다른 동물에게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더 잘 치료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한 번 실패했으면 다음 번에는 꼭 동물을 살려야 하지 않나 싶다.” 

아기 수달.

출처롯데월드 제공

사실 아쿠아리움 상근 수의사는 국내에 5명만 하고 있는 흔치 않은 직업이다. 이에 대해 박 수의사는 “이 쪽으로 진출하고 싶다면 관심을 꾸준히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수의사가 약 2만명입니다. 많은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쿠아리움 상근 수의사는 5명 뿐이니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면 분명히 자리가 있습니다. 종사자가 적은 만큼, 미개척 분야이기도 하거든요. 저도 꾸준한 발전을 위해 계속 해양생물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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