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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머리카락 잘려서…” 삐삐밴드 보컬 현직업은

아빠한테 머리 잘린 발레 꿈나무, 서현 스타일리스트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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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서현, 윤미래, 드렁큰타이거, 리쌍, 솔리드. 이들이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 1995년 ‘안녕하세요’, ‘딸기’라는 노래로 큰 충격을 주었던 삐삐밴드의 보컬 이윤정씨다. 이씨는 지금 스타일리스트로 변신, 국내 톱 뮤지션의 스타일을 담당하고 있다. 펑크 그룹 보컬은 어떻게 패션 전문가로 거듭났을까? 엉뚱한 대답을 들었다. “19살 때 아버지가 머리카락을 잘라버려서”란다. 이윤정씨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이윤정씨의 옷을 입은 가수 서현과 이윤정씨

출처이윤정씨 제공

머리 밀리고 가출한 발레 꿈나무, 가수·스타일리스트 되기까지


- 어릴 때 발레를 했다던데.

“서울예고에서 발레를 전공했다. 2학년 때 토슈즈(발레 신발)를 신고 당시 유행했던 ‘토끼춤’을 추다 발목이 꺾였다. 6개월 동안 연습을 쉬고 3학년 첫 무용 수업을 들으러 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반갑다며 등에 올라탔다. 그런데 그대로 넘어져 허리 부상을 입었다. 대입을 앞두고 평생 해왔던 발레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많이 방황했다.”


- 패션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아버지는 결과가 어떻든 무용과에 지원해보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해 준비도 없이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지원했다. 당연히 떨어졌고, 화가 난 아버지는 내 머리를 잘라버렸다.”


“사흘 뒤 머리를 삭발하고 짐을 싸서 가출했다. 옷장에 있는 옷 대부분이 긴 생머리에 어울리는 레이스 원피스였다. 그래서 삭발한 머리에 어울리게 찢고 직접 이어 붙여 수선했다. 옷을 만들어 입다 보니 나만의 취향이 생겼고, 머릿속에 그린 옷을 만드는 기술을 배워보고 싶었다.”


- 패션 업계로 가지 않고 가수로 데뷔한 이유는.

“가출한 뒤로 부모님께 돈을 받은 적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해 압구정에 있는 바에서 DJ로 일했다. 손님 대부분이 디자이너나 유학생, 가수, 음악 프로듀서였다. ‘삭발한 애가 좋은 음악을 많이 튼다’는 소문을 듣고 삐삐밴드 멤버들이 찾아왔다. 들어와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말에 끌려 같이하기로 결심했고 95년 데뷔했다.”

(왼쪽부터)삐삐밴드 보컬 시절, 솔로 활동 시절 이윤정씨

출처MBC '인기가요 베스트50' 캡처, 이윤정씨 인스타그램 캡처

‘옆 대기실 오빠’였던 YG(양현석) 제안으로 스타일리스트 시작


- 스타일리스트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어릴 때부터 음악을 들으면 뮤직비디오나 무대를 상상하는 버릇이 있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옷이나 미술작품으로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삐삐밴드 멤버들과 의견차로 96년 탈퇴하고 솔로 활동을 하다가 2000년 유럽에서 가장 큰 예술 학교인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에 입학했다. 그동안 만들었던 무대의상과 옷을 포트폴리오로 내고 패션과 미술 전공으로 입학허가서를 받았다.”


- 스타일리스트 일을 언제 처음 시작했나.

“영국 유학 중 음반사로부터 새 앨범을 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포기하고 2001년 귀국해 솔로 2집을 냈다. 하지만 앨범 반응은 좋지 않았다. 모아둔 돈은 영국 유학에 모두 써버렸다. 가스비를 낼 돈도 없을 정도였다. 그때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사장에게 ‘새 걸그룹(스위티)을 만드는데 네가 평소에 입는 것처럼 꾸며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돈이 필요해 승낙했고 한국에서 스타일리스트 일을 시작했다.”


- 양현석 사장과 전부터 아는 사이였나.

“삐삐밴드 멤버였던 강기영씨는 삐삐밴드를 만들기 전에 록 그룹 시나위에서 베이스 기타를 쳤다. 그의 후임자가 서태지씨였다. 그래서 음악방송에 출연할 때 옆 대기실을 쓰던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했다. 양현석 사장도 그때 알았다.”


- 처음 시작한 스타일리스트 일이 어렵진 않았나.

“패션을 공부했지만 스타일리스트 일은 처음이었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협찬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하던 대로 혼자 동대문 시장을 다니면서 옷과 소품을 직접 만들었다. 일이 많아 힘들었지만 내 아이디어를 옷과 소품으로 표현하는 게 재밌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 그 뒤로 어떤 연예인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나.

“리쌍, 거미, 휘성, 세븐, 클래지콰이, 롤러코스터, 소녀시대 서현, 윤미래, 드렁큰타이거 등의 스타일링을 맡았다. 이효리 2집 타이틀곡인 ‘겟차(Get Ya`)’ 뮤직비디오 스타일링도 맡았다. 올해엔 재결합한 솔리드를 맡았다.”

(왼쪽부터)이윤정씨가 스타일링한 윤미래, 서현

출처MFBTY 'Angel' 뮤직비디오 캡처, 이윤정씨 인스타그램 캡처

스타일리스트 꿈꾼다면 정확한 목표부터 정해야


- 가장 어려웠던 작업은.

“2017년 소녀시대 서현씨 의상을 만들 때. 첫 솔로 활동인 만큼 주위의 기대가 컸다. 기획사와 서현씨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같은 옷만 다섯 벌 넘게 만들어야 했다. 댄서들이 입을 소품을 혼자 들고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서현씨가 마음에 들어 했고 나 역시 결과물이 만족스러워 뿌듯했다.”


- 앞으로의 꿈은.

“남들이 말하는 ‘예쁜 것’ 말고, 내가 생각하는 ‘예쁜 것’을 만들고 싶다. 사람마다 취향과 외모가 모두 다른데, 우리 사회의 미적 기준은 획일적이다. 예를 들면 다리는 가늘고 길어야 하고, 피부는 잡티가 없어야만 예쁘다고 하는 식. 짧은 다리를 일부러 길어 보이게 하지 않고, 얼굴에 난 주근깨를 화장으로 가리지도 않는 스타일리스트로 남고 싶다. ‘예쁨’의 기준이 많아지면 모든 사람이 예쁨 받는 날도 오지 않을까.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미지를 옷, 소품, 음악, 무대 등으로 표현하며 사는 게 꿈이다. ”

토탈 아트 그룹 EE로도 활동하는 이윤정씨와 남편 이현준씨

출처EE 공식 페이스북 캡처

- 스타일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부딪히면서 배우는 게 많다. 어느 가게에서 좋은 부속을 파는지 일하면서 배워가는 게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스타일리스트에겐 큰 경쟁력이다.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을 아는 도 중요하다. 대인관계에서 겪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 스타일리스트는 담당 가수나 배우, 모델이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함께 있다. 긴장한 아티스트들이 최고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자신을 버릴 줄도 알고, 그들의 비밀을 지킬 수도 있어야 한다.”


글 jobsN 주동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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