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부러워하는 기아차·아나운서 포기하고 찾은 새 직업은?

조회수 2020. 9. 21. 17: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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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신입사원 이민재씨 인터뷰
예술의전당 신입사원 이민재씨 인터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좌석은 몇 석 인지 아세요?”


답은 2523석이다. 작년 예술의전당 신입사원 면접의 기출문제이기도 하다. 신입사원의 역량과 잠재력은 물론이고, 예술과 예술의전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테스트하기 위한 문제다.


음악과 예술을 좋아하는 대학생들에게 예술의전당은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국내 문화산업계의 대표적인 공공기관으로, 소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는 직장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위한 예술의전당 공연 및 전시 할인이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초봉은 약 3500만원.


예술의전당이 3일까지 신입사원 원서를 받는다. jobsN은 최근 예술의전당 신입직원 이민재(32)씨를 만나 채용 팁을 들어봤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기아자동차 직원 출신으로, 제주 KCTV와 연합뉴스TV에서 아나운서로 일했다. 그는 지난 2017년 5월 예술의전당 홍보팀에 입사, 현재 인사팀에 파견 근무 중이다. 

출처: 이민재씨 제공
이민재씨

‘아나운서 꿈’ 찾아 이직만 세 번…목 통증에 포기 시련도


이씨의 첫 직장은 기아자동차였다. 첫해 연봉이 5000만원대로, 국내 최고 수준의 처우와 복지를 자랑하는 대표기업이다. 하지만 1년 남짓 근무한 뒤 그만뒀다.


- 남들이 선망하는 기아차를 포기한 이유가 있나.

“2011년 여름 인턴을 거쳐 2012년 1월 기아차 정직원이 됐다. 하지만 뒤늦게 아나운서 꿈이 생겼다. 인턴기간을 끝내고 입사 전까지 발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스피치 학원에 다녔는데 정보를 재밌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봤다. 기아차 정식 입사 후에도 아나운서에 미련이 남아 퇴사했다.”


- 아나운서로서는 어디서 일했나.

“2013년 제주도 KCTV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했다. 1년간 근무한 뒤 2014년 4월 연합뉴스TV의 프리랜서 앵커로 뽑혔다. 2년간 재밌게 방송을 했다. 하지만 목에 통증이 생겨 그만뒀다.”

출처: 이민재씨 제공
연합뉴스TV 앵커 시절 이민재씨

- 질병이 생긴 것인가.

“병은 따로 없었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발성에 장애가 생겼던 것 같다. 2016년 2월쯤 시청자 게시판에 내 목소리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 스스로도 감기가 걸린 것 아닌가 싶었는데, 개선이 어려웠다. (프리랜서 신분으로) 언제 방송에서 하차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주 6일 근무의 많은 업무량 등이 스트레스가 됐다고 생각한다.”


NCS, 인성검사 등 거쳐…3일까지 접수


2016년 8월 연합뉴스TV 아나운서를 그만둔 이씨는 홍보직군으로 직무를 바꿔 재취업을 준비했다. 그는 “대학생 때 공부한 마케팅 전공과 언론사 근무 경험을 살려 안정적인 직장에서 언론홍보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클래식에 관심이 많아 문화예술산업에서 언론홍보 일을 하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도전한 곳이 예술의전당이다.


- 예술의전당은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

“경력이 많을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실무적인 성과를 내거나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보다는 장기적으로 성장하면서 예술의전당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출처: 예술의전당 제공
예술의전당 전경

- 채용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무대감독, 무대조명, 예술경영 직군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 채용에 앞서 홈페이지에 올라온 직무기술서를 꼼꼼히 읽는 것이 먼저다. 지원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자신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서 자기소개서에 녹여내야 한다. 서류 합격자는 필기시험과 1ㆍ2차 면접을 본다. 필기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직업기초능력평가와 인성 검사다. 인성검사는 약 160문제를 30분 동안 풀어야 하는데, 특정한 성향을 보여주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일관적으로 답하는 게 좋다. 또 작년 기준으로 필기시험에는 문화예술 상식이 문제로 출제되지 않았다.”


- 고전 예술을 많이 다루는 공연예술 공공기관으로서 채용 성향이 보수적이지는 않나.

“채용 과정에 젊은 세대의 취향이나 가치관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채용 전형에는 작년에 들어온 신입사원도 참여한다. 작년 채용 과정과 신입사원 교육 중 아쉬웠던 점을 신입사원이 이야기하면 반영해서 개선하는 식이다. 특히, 올해에는 젊은 감각을 가진 직원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작년에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위대한 낙서전’이라는 길거리 예술 전시를 열었는데, 관객 반응이 좋았다. 그 외에도 공연과 전시 장르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사고의 신입사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문화예술 허브에서 일한다는 자부심 커”

출처: 이민재씨 제공
공연 안내 방송 녹음, 기자 간담회, 후원회원 행사 진행 중인 이민재씨

- 지금은 어떤 일을 맡고 있나.

“언론행사나 취재 문의 등을 지원하는 일, 보도자료 작성 등이 주된 업무다. 그 외에도 아나운서 경력을 살려, 행사나 기자간담회 때 진행을 맡거나 사내 안내방송을 녹음하는 것도 담당했다. 최근엔 예술의전당 대학생 기자단을 기획해 운영도 하고 있다.”


- 예술의전당에 근무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허브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음악분수나 전시장에 갈 수 있는 것도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겐 큰 장점이다. 또한 무엇보다 일과 삶의 균형이 유지된다. 유연근무제로 오전 9시~오후 6시, 오전 10시~오후 7시, 오후 1시~9시 중 원하는 근무 시간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도 있다. 육아휴직 3년, 출산휴가 90일, 배우자 출산휴가 5일도 보장된다.”


글 jobsN 주동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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