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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보긴 내가 뭘 봐'하며 빵 터진 이 장면, 사실은..

조회수 2020. 9. 21. 17: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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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만에 조회 수 2000만건 넘긴 이 광고의 뒷이야기

“뭐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윤성빈)

“보긴 내가 뭘 봐.”(김연아)


‘피겨여왕’ 김연아와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이 SK텔레콤의 광고 ‘디스 이즈(This is) 5G 연아와 성빈이의 5G 이야기’에서 읊은 대사다. 배우가 아닌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가 다소 어색하다는 평가. 반면 되려 ‘발연기’가 이 광고의 포인트라는 반응도 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디스 이즈 5G' 광고에 붙은 댓글들

지난 3월 20일 공개된 이 영상은 보름 만에 20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올해 유튜브에 공개된 국내 기업의 광고 영상 중 최초다. 여기에 윤성빈 선수 혼자 출연한 ‘스텔레톤’편도 조회 수 1000만건이 넘는다. 한 캠페인의 두 광고가 30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박'을 친 것이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SK텔레콤 크리에이티브센터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그룹의 박종범(32) 매니저에게 ‘대박 광고’의 ‘뒷얘기’를 들어봤다.


어떤 과정을 거쳐 기획됐나


‘디스 이즈 5G’ 캠페인은 ‘웰컴 투 5G 코리아’의 후속편으로 기획됐다. “1단계인 ‘웰컴 투 5G 코리아’ 캠페인이 5G를 소개하는 것이라면, 2단계에서는 5G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슬로건 이름도 이게 바로 5G, 디스 이즈 5G라고 지은 것이고요.” 

1단계인 웰컴 투 5G 코리아 캠페인의 대표적인 광고는 ‘당신의 첫 5G, 어느 해녀의 그리움 편’이다. 한평생 해녀로 살았지만, 이제는 물질을 못하게 된 양영순 할머니가 SK텔레콤의 5G 기술로 제주 바다 속을 생생하게 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슬로건이 정해졌으니, 다음 모델을 정해야 했다.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의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윤성빈을 중심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단다. “빠른 속도, 안정성, 보안 등 5G의 특성이 스켈레톤과도 비슷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윤성빈씨가 등장하는 ‘스켈레톤편’을 기획했어요.”

출처: jobsN
SK텔레콤 크리에이티브센터 IMC그룹 박종범 매니저

운동선수가 출연해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이와 짝을 이룰 ‘힘 뺀’ 광고도 필요했다. 박 매니저를 비롯한 IMC그룹, 광고대행사 ‘광고장이’들이 모여 김연아와 윤성빈이 편하게 대화하는 콘셉트의 광고를 하나 더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 “SK텔레콤의 모델로 장기간 활동 중인 김연아씨와 윤성빈씨는 동계올림픽 ‘스타’라는 공통점이 있지 않습니까. 두 사람이 5G에 대해 편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담아보자고 했습니다.”


김연아가 웃음 터뜨리는 장면은 ‘NG’였다


처음 IMC그룹이 생각한 것은 두 사람이 SK텔레콤의 직원이라는 설정이었다. “광고 기획 회의 전에 두 사람이 회의 때 얘기할 내용을 서로 주고받는 콘셉트였습니다.” 그래서 촬영장소를 서울 을지로의 SKT 타워로 생각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더 좋은 ‘그림’을 위해 장소를 찾아다녔고, 인천 송도의 한 고층빌딩 가장 높은 층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콘셉트 자체가 편하게 대화하는 것이라 대본이 없었다는 게 박 매니저의 얘기다. “그냥 간단히 어떤 점들을 얘기할지만 추려줬습니다. 두 사람이 전문 연기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지켜보면 어색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촬영 인력을 최소화하고, 두 사람이 편하게 마음대로 얘기해보라고 했습니다.”


물론 전문 연기자가 아닌 두 사람, 특히 CF 촬영 경험이 적은 윤성빈의 연기가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IMC그룹은 되려 이걸 살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덩치가 큰 윤성빈씨가 상대적으로 아담한 김연아씨를 ‘누나’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그것도 꼭 살려야겠다고 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캡처
김연아가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 두 사람이 셀카를 찍는 장면 모두 연출된 것이 아니다

광고 중 김연아씨가 ‘보긴 내가 뭘 봐’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NG 컷’을 활용한 것이고, 광고 마지막에 두 사람이 ‘셀카’를 찍는 장면 역시 ‘애드립’이었다는 게 박 매니저의 얘기다. “다행히 CF 경험이 많은 김연아씨가 어색해하는 윤성빈씨를 잘 ‘리드’하면서 다양한 장면을 많이 잡을 수 있었습니다.”


“광고장이에게 중요한 건 기록하는 습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박 매니저는 마케팅, 브랜드 전략 등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시절 제일기획의 공모전에 입상한 것이 계기가 돼 2013년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박 매니저는 제일기획에서 ‘AE’(Account Executive)로 일했다.


AE는 광고주와 협의해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방향을 정하는 일을 한다. 박 매니저는 2년가량 제일기획에 몸담은 뒤 2015년 SK텔레콤으로 이직했다. 다양한 입장에서 광고를 바라보고 만들어 보고 싶어서 SK텔레콤으로 옮겼다는 게 그의 얘기다.


박 매니저는 광고장이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광고는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만 해도 IMC그룹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서 기획합니다. 여기에 광고대행사 쪽 사람들도 수십명이 붙는 거죠. 광고하는 사람들이 ‘내가 만들었어요’라는 말보단 ‘내가 참여했어요’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수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기 때문에 소통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박 매니저 인스타그램(@imfinebeom)
박 매니저가 틈틈이 쓴 그림일기

‘광고장이’를 꿈꾸는 후배들에겐 틈틈이 일상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아직 경험이 적어 뭐라고 조언할만한 입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춰보면, 주위에 관심을 갖고, 유심히 관찰하고 이를 기록하는 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그림일기’를 꾸준히 썼어요. 시간이 지나서 전에 썼던 걸 열어보면 ‘이땐 이런 느낌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기폭제’가 됐습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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