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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1000만원 올려도 제돈으로 2000만원 메꿔야 삽니다

제약업계 영업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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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물량 넘기기 관행 '오시우리'
악성 재고를 영업사원이나 도매상이 떠맡아
전산화로 상황은 나아졌지만 시름은 여전

과거 남양유업이 초과 생산량이나 취급 기피 품목을 대리점에 떠넘기는 ‘밀어내기’를 해 논란이 인 적이 있다. 당시 언론은 남양유업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밀어내기 관행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지만, 사실 이런 악습은 유통업 쪽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제약업계의 ‘오시우리(押売·おしうり)’를 들 수 있다.


영업사원의 고난


오시우리란 ‘누를 압(押)’에 ‘팔 매(売)’자를 더한 말이다. 달리 말하자면 '강매'다.


예를 들어 모 제약회사 영업사원 A씨가 어느 분기 매출 실적을 1000만원 올렸다 치자. 하지만 회사가 그의 해당 기간 목표 매출을 3000만원으로 잡으면, 어떻게든 2000만원을 메꿔야 평가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결국 A씨는 본인이 관리하는 약국에 주문받지 않은 약품을 억지로 던져 넣는다. 이 과정이 ‘오시우리’다.

하지만 약국 입장에선 시키지도 않은 물품을 덥석 받아줄 이유가 없으니, 나중에 반품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반품을 받아주면 A씨 실적은 무효다. A씨는 “약을 그대로 가져가면 2000만원어치 약을 1500만원에 주겠다”며 사정한다. 약사가 동의하면, 약값 1500만원과 A씨 개인 돈 500만원을 더해 회사에 낸다. 이마저도 거절당하면 A씨는 2000만원 전체를 고스란히 자기 돈으로 메워야 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오시우리’가 거듭 벌어지면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빚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까지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1월엔 한 유명 제약회사 영업사원 이모(31)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그는 실적을 달성하고자 발모제, 감기약 등 각종 약품을 자기 돈으로 사들였다 한다. 이씨가 살던 원룸엔 싱크대가 덮여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약 상자가 가득 차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그가 사채까지 써가며 구입한 약품은 총 2000여만원어치에 달했다.

KBS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제약회사 영업사원 '최반도' 역할을 맡은 배우 손호준.

출처KBS

'을(乙)' 도매상


오시우리는 도매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다국적 제약업체와 도매상 관계에서 흔히 벌어진다. 다국적 제약업체는 도매업체를 몇 군데 선정해 그들에게만 자기네 의약품 유통권을 주는 게 보통이다. 이 때문에 제약업체와 도매상 사이엔 갑을 관계가 성립한다. 이를 이용해 다국적 제약업체가 마진이 적거나 물량 소화가 부진한 상품을 도매상에 떠넘기는 것이다.


도매상은 다국적 제약업체와 관계가 끊어지면 당연히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 훗날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당장 무리라도 오시우리를 받아줄 수밖에 없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계약이 끊어지느니 차라리 악성 재고가 생기는 게 낫기 때문에 오시우리를 거절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출처출처 Pixabay

상황 호전?


다만 최근 다수 제약사가 약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열며 오시우리 관행은 조금이나마 약해지는 추세다. 약사가 온라인 쇼핑몰에 가입하면 제약사가 전산 시스템으로 약 판매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 상황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으니 판매량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기 쉬워지고, 이 덕에 예측 실패로 발생한 ‘생산 과다 물량’이 감소한다. 강제 떠넘기기를 할 유인이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 한미약품(HMP몰), 대웅제약(theSHOP), 보령제약(팜스트리트), 일동제약(일동 SHOP) 등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삶은 쉽지 않다 한다.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 조모(31)씨는 “전산화 때문에 영업사원 의존도가 떨어지면서 영업 담당 사원수는 줄고 직원 하나하나가 커버할 약국 수는 늘었다”고 했다. 다른 제약회사 직원 이모(28)씨는 “악폐습이 사라져 가는 거야 좋지만, 영업 쪽에선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미묘한 입장이다”고 털어 놓았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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