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팔면 600원 남는데 1억 벌었다..이 2200원 아이템은?
월평균 발송 건수 20억건
억대 연봉 임선경 이모티콘 작가
‘돈되는 취테크’ 카톡 이모티콘 만드는 비법
하루 1000만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카카오 조사결과, 2017년 기준 이모티콘의 월평균 발신 수는 20억건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은 6년만에 900배 성장해 2017년 1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원래 그림책을 만들었던 임선경(50) 작가는 이모티콘을 그려서 억대 연봉을 벌고 있다. 원래는 그림책 작가였지만 지인의 권유로 이모티콘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총 15개의 이모티콘을 출시해 10만건 이상을 팔았다.
2200원 짜리 이모티콘 한개 팔면 수익은 600원
그는 홍익대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했고 산업디자인으로 석사를 받았다. 박사과정 중 그림책 작가로 활동했다. 그러다 5년전 갑작스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암선고 1년 뒤에는 남편과 이혼해 아이들을 혼자 키워야 했다. 아이들은 다 큰 고등학생, 대학생이였지만, 투병중에 홀로 키워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이혼 당시 수중엔 1500만원 밖에 없었다. 남들만큼 아이들에게 못해주는 것 같아 미안했다.
정가 1만원의 책 한권을 팔면 작가는 보통 그 10%인 1000원 정도를 가져간다. 그가 그린 그림책은 2000부 정도가 팔렸다. 한권의 그림책을 작업하는데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6개월 열심히 일해도 결국 200만원을 벌까말까였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얼마를 벌었나?
“작년 수입은 1억원 정도였다. 이모티콘 판매수익은 약 3억원 정도인데 작가가 가져가는 비중이 약 30%다. 구글과 애플 측에 가는 수수료 30%를 제외하고 70%를 카카오와 작가가 나눈다. 보통 그림이나 아트상품을 내면 작가들은 평균 10%만 가져간다. 심한 경우, 2%만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작가가 가져가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모티콘 하나가 2200원인데 이중 약 3분의 1인 600원을 작가가 가져간다.”
-최근 이모티콘 만드는 비결을 담은 책을 냈다고 들었다
어떻게 인기있는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냐는 문의가 많았다. 그래서 ‘읽으면 진짜 이모티콘으로 돈 버는 책’을 썼다. 이모티콘 기획부터 제작, 카카오톡 등록까지 쉽고 자세하게 나와있다. 미술 비전공자도 센스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 몸이 아픈사람들, 일반인들에게 이모티콘 만드는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싶었다.
일반인 도전하기 딱, 그림 실력보다 메시지 중요
-이모티콘은 그림 잘그리는 사람만 만드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낙서를 좋아하고 약간의 센스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작년 6월에 아들도 나를 따라 이모티콘에 도전했다. ‘제제의 발그림, 이초티콘’이라는 이모티콘이다. 2초만에 발로 그린 듯 간단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쁘고 화려한 이모티콘들 속에서 대충그린듯한 매력이 인기를 끌었다. 2017년 12월 아들(주영성)이 카카오 6주년 인포그래픽에 주목할만한 신규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이모티콘 수입으로 용돈을 벌었고, 학자금 대출까지 해결했다.
-개성있고 매력적인 이모티콘 만드는 비결은
“가까운 사람들과 나눴던 대화들을 살펴보라. 본인만의 목소리가 가장 잘 나오는 포인트를 찾아라. 언어유희, 사투리, 유머 등 재미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직장단톡방에서, 주부라면 주부모임 단톡방에서 ‘직장인’, ’주부’ 이모티콘이 탄생할 수 있다. 그림 보다 감정과 생각을 담은 텍스트, 대화가 더 중요하다.”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어떻게 하나?
“아들은 인터넷에서 포토샵을 독학해서 만들었다. 그림을 움직이는 기술은 블로그를 보고 혼자서도 배울 수 있다. 그래도 포토샵이 어렵다면, 외주등을 이용하면 된다. 완성도에 따라 비용은 달라진다. 그런데, 꼭 움직이는 이모티콘이여야만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목이 길어 슬픈 짐승’ 이라는 이모티콘이 그 예다. 목이 긴 여러가지 동물들을 나눠 그린 이모티콘이다. 그림을 다양하게 조합하는 재미로 얼마전 큰 인기를 끌었다.”
유행보다도 중요한 건 나만의 개성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유행을 따라 과격하고 웃긴 스타일의 이모티콘을 만드는 게 좋다고 했다. 유행에 따라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카카오 측은 출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추구해온 컨셉과 분위기가 아니여서 잘 만들지 못했던 것 같다. 유행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담는게 중요하다. 따뜻한 그림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사랑스러운 소녀 이모티콘 ‘사랑하는 그대에게’를 출시했다. 1개월만에 1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유행을 어설프게 따라하기보다 남들보다 자신있는 것, 본인만의 개성이 담긴 이모티콘을 만드는게 좋다.”
-임작가에게 이모티콘이란
“엄마노릇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존재다. 최근 아이들과 피자를 시켜 먹었다. ‘대박, 엄마 피자가 업그레이드 된거 아니야? 콜라랑 치킨이랑 합쳐서 만원인 피자 먹었는데, 이제 3만원짜리 프리미엄 피자네’라고 했다. 먹여살리겠다고 아등바등 했던 시절이 떠올라 울컥했다. 이모티콘을 통해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썼다. 직장인들도 투잡으로 도전가능하다. 본업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업으로 썩 괜찮다.
글 jobsN 장채린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