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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게 매 맞고 대포 소리 들으며 공부했던 아이, 지금 모습은?

미군에게 회초리맞고 예일대박사 꿈 이룬 ‘국민의사’ 이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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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소리 들으며 공부해 의대진학
교수시절 학생들 눈앞에서 체포당해
한국사회 건강 책임지는 ‘국민의사’’

1951년말 추운 겨울 대구, 미군들이 일하는 대구비행장. 한국 전쟁 중 한 소년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에 꽁꽁 언 몸을 녹일 곳을 찾고 있었다. 비행기 내릴 때 비추는 유도등이 따뜻해 그 옆에 앉아있다 깜빡 잠이 들었다. 전시상황이라 미군 상사에게 매를 맞았다.


서울에서 피난와서 같이 셋방에서 살았던 형은 “원수를 갚으려면 예일 대학이나 하버드 대학에 가라”고 했다. ‘국민의사’ 이시형(85) 박사의 이야기다. 대포소리를 들으며 공부한 청년은 경북대 의대에 입학했다. 인턴 과정을 마친 뒤 예일대에 지원해, 1968년 예일대학교에서 신경정신과학 박사를 받았다. 우리말 ‘화병’(Hwa-byung)을 의학용어사전에 올린 사람이 바로 이 박사다. ‘세로토닌하라’, ‘배짱으로 삽시다’를 비롯한 61권의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한 이시형 박사를 만났다.

젊은 시절의 이시형 박사와 현재의 이시형 박사

출처이시형 박사 제공

대포소리 들으며 공부하던 시절


-유년시절은 어땠나요

“집안이 유교정신이 강했어요. 동네 사람끼리 다 아는 사이였죠. 일제 강점기때, 과거 시험이 사라지고 고등고시가 생기기 전 ‘양현고’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어진 선비를 기르기 위해 전국 8도에서 우수한 선비를 뽑아 유학을 가르쳤는데요. 아버지께서 ‘양현고’ 제도에서 뽑힌 선비였습니다. 명륜전문학교(지금의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문화재관리국에서 유교 시설을 관리했어요. 할아버지는 서당 훈장이였습니다. 서당 훈장의 둘째 손자라는 사실을 늘 잊지않고 항상 마을과 나라 걱정을 했습니다.”


-전쟁 후에 하우스 보이로 일했다고 들었습니다

“대구 비행장에 하우스보이로 들어갔습니다. 미군부대에서 남은 음식 찌꺼기에 고춧가루랑 마늘을 넣고 끓인 찌개를 팔았습니다. 부대찌개의 원조라고 할수 있는데 담배꽁초, 이쑤시개가 들어가 있을때도 있었어요. 이쑤시개에 입술을 찔려서 피가 나기도 했지만, 그거라도 먹고 살아야 했습니다. 미군들은 ‘돼지한테 준다’고 해서 ‘꿀꿀이 죽’이라고 했어요. 이걸 사람이 어떻게 먹나 싶어 미군 소령을 찾아가 어설픈 영어로 따졌죠. 소령님은 ‘설마 그런 걸 팔겠냐’며 어디 한번 먹어보자고 했습니다. 지프차를 타고 대구 공항 근처 ‘돼지죽’ 식당에 같이 갔습니다. 

하우스 보이 시절(왼쪽) 과 경북대학교 졸업식(오른쪽)

출처이시형 박사 제공

-소령의 반응은 어땠나요

“함께 꿀꿀이죽 두 그릇을 나눠먹었습니다. 소령님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요. 미군소령이 꿀꿀이죽을 먹으며 울고 있으니 시장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습니다. 다음날 소령님은 공문을 가지고 왔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먹는 식사에 찌꺼기는 넣지 말라’는 내용이였습니다. 얼마후 시장에 다시 갔습니다. 새로 페인트 칠한 깨끗한 깡통에 식사를 담아줬고 찌꺼기는 없더라고요. 요즘도 부대찌개집 간판만 보면 그 생각이 납니다.”


예일대 유학길에 올라 사회정신의학 공부해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셨네요

“‘원수를 갚으려면 예일대로 가라’던 형의 말이 항상 기억났어요. 의대 인턴을 마치고 예일대를 지원했습니다. 예일에 립톤(Lipton)이라는 교수가 있었습니다. ‘전체주의(Totalism)’이라는 책을 읽고 그 양반 밑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그 책에서 다루는 ‘세뇌’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시민들을 어떻게 세뇌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남북통일 후 배운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박사 과정 중 ‘사회정신의학’ 분야를 립톤교수와 내가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사회정신의학이란 무엇인가요

“사회정신의학은 지금도 사람들이 생소해합니다. 개인이 정신질환에 걸리는 이유를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묻지마 살인과 게임중독이 흔하다면 이건 한국사회도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사회정신의학을 공부하신 이유는요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한과 아픔입니다. 후발 국가로 경제적, 목표지향적 성장을 위해 일단 달리기만 했습니다. 몰아붙이기와 밤새기가 미덕이고, 정신적 성숙은 없었습니다. 사회가 공격적이니까 젊은이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죠. 그러다보니 도박, 게임중독, 우울증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 겁니다.”


박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경북대 의대에서 교수로 일했다. 인기교수였지만 4년뒤에 교수를 그만뒀다.


-학교 생활을 그만둔 이유는?

“유신반대시위에 참여했던 학생 26명이 퇴학과 무기정학을 당했어요. 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고민끝에 교수 사표를 냈어요. 그리고, 지금의 강북삼성병원인 고려병원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병원에 근무하며 자연의학을 공부했어요. “병원측에서 사회정신건강연구소를 만들어 줬습니다. 환자를 보고 사회정신의학 연구도 했습니다. 그때, 세계 최초로 화병(Hwa-byung)이라는 의학질환을 등재하기도 했습니다.”


병원없는 사회 꿈꾸는 국민의사

강북삼성병원에서 이시형 박사의 모습

출처이시형 박사 제공

병원일을 하다 생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그는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한 무력감, 서울에 혼자 올라온 외로움, 자유로운 미국 생활을 하다 한국에서 느낀 컬쳐쇼크 탓에 심적으로 힘들었다. 환자를 보고 죽어라 테니스를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무리를 해서 무릎을 심하게 다치고 허리디스크가 생겨 수술을 했다. 퇴원하면서 ‘진작 차분하게 내 몸을 돌어볼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예방 의학에 관심을 가졌다. 2007년 그는 세로토닌 문화원과 힐리언스 선마을을 세운다.


-예방의학이란 무엇인가

“의학은 병원의학이 있고 예방 의학이 있습니다. 병원의학은 치료의학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아파서 병원에 올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 예방의학의 목적입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자연치유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생활습관이 나쁘고 관리를 잘 못하면 면역력이 점점 약해집니다. 중년쯤 되면 고혈압, 당뇨등 성인병이 생깁니다.”


‘세로토닌 문화원’과 ‘선마을’에 다녀간 사람은 3만명이 넘는다. 마음이 병든 이들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선물하고 있다. 선마을 입구에서 내리면 높은 언덕을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가야 한다. TV와 휴대폰, 에어컨 등이 없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사람들은 건강한 습관과 리듬을 되찾아 간다.

선마을에서 이시형 박사의 모습. 최대한 오래 씹기 위해 견과류와 뮤즐리를 넣은 시리얼을 식사에 포함한다. 오래 씹을수록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많이 나온다.

출처MBN '황금알' 캡처

-세로토닌 문화원에서 ‘세로토닌’이란?

“평화, 쾌적, 행복 호르몬입니다. 뇌 속에 있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예요. 식욕이든 성욕이든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때 나오는 호르몬입니다. 엔돌핀과 차이가 있습니다. 엔돌핀은 벅찬 감동과 쾌감을 느끼는 것과 관련있지만, 중독성이 있어 위험합니다. 목표지향적 사회로 가는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우리가 밥을 먹다가 기분이 좋아서 폴짝폴짝 뛰지는 않아요. 세로토닌은 걷고, 호흡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등 원시적인 행동을 할때 나옵니다.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하죠. 아직도 한국은 성장지향적 사회인데 이제는 차분해져야 합니다. 고뇌와 욕심 때문에 병이 생깁니다. 7대 사회정신병인 우울증, 자살, 중독, 수면부족, 식욕통제불능, 만성피로, 공황증은 모두 세로토닌 결핍으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감사하고, 걷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글 jobsN 장채린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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