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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에 아이 셋 딸린 싱글맘, 이게 제 객관적 '스펙'이죠"

F&B기업 ‘8D 크리에이티브 그룹’ 김신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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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에 아이 셋 딸린 싱글맘. 이게 제 객관적인 ‘스펙’이죠.”


F&B(음식료) 기업 ‘8D 크리에이티브 그룹’ 김신애(35) 대표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창업에 성공해 수억원을 벌었다. 하지만 뒤이어 벌인 사업이 실패하면서 빚만 남았다.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좌절할 법도 하지만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세 아이를 키웠고, 다시 자리를 잡았다. 

김신애 8D 크리에이티브 그룹 대표

출처jobsN

그는 "아직 성공이라고 말하긴 이르지만, 저 같이 아무런 스펙이 없는 사람도 사회에서 번듯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여태까지 살면서 받은 도움을 젊은이들에게 되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컵케이크로 첫 창업 성공


김 대표는 2002년 서울여대 서양화과에 진학했다. 학교는 1년 남짓 다니다가 자퇴했다. ‘에이전시 테오’란 업체에서 어시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에이전시 테오는 국내의 대표적인 광고 촬영 전문 업체로 국내 대표 사진작가들이 속해있는 곳이다. “한 10개월 정도 막내로 일하면서 패션업계 사람들하고 친해졌어요. 자연스레 패션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패션 1번지’인 뉴욕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2004년 초 무작정 뉴욕으로 떠났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낮에는 한국에서 광고 촬영차 온 스태프들의 현지 가이드로, 패션 잡지의 현지 통신원으로 일했다. 그걸로 모자라 밤에는 빵집 계산원 ‘알바’도 뛰었다. 하지만 2005년 비자 문제로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패닉’이었죠. 좀 힘들긴 했지만, ‘뉴요커’로 살면서 최신 트렌드를 익혀가고 있었는데,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김 대표가 굿오브닝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표지엔 도산사거리 근처 굿오브닝의 첫 매장 모습이 나와있다.

출처인터넷 교보문고 캡처

다행히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어로즈’라는 회사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어로즈는 슈퍼모델 이소라씨가 만든 회사로 ‘이소라 다이어트 비디오’, 트레이닝 웨어 브랜드 ‘우드리’ 등을 기획한 회사다. “막내다 보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습니다. 하지만 1년 뒤 우리나라 나이로 24살, 이른 나이에 결혼하면서 회사를 그만뒀죠."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을 하다 보니 요리에 흥미가 생겼다. 요리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중에서도 컵케이크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에서 빵집 ‘알바’를 하면서 눈여겨봤던 컵케이크를 만들어 봤어요. 지금이야 컵케이크라고 하면 누구나 알지만, 그때만 해도 국내엔 흔한 음식이 아니였습니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자 사람들이 ‘주문할 수 없겠느냐’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어요. 혼자서 만들어서 버스 타고 배달 가고 하다가, 주문이 넘쳐서 아예 빵집을 차리기로 했죠."


2008년 초 서울 강남 도산사거리 근처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25만원짜리 지하에서 ‘굿오브닝’을 시작했다. “첫날에 4500원짜리 컵케이크를 300개쯤 팔았어요. 하루 매출이 120만원이나 됐죠.” 순식간에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백화점에도 입점하는 등 12개까지 매장이 늘었다. 

굿오브닝의 컵케이크

출처김 대표 제공

“직원이 서른명까지 늘었어요. 어느새 케이크를 어떻게 만들까가 아니라 직원 월급을 어떻게 줄까를 고민하고 있는 제 모습을 봤죠. 사업에 대한 개념도 없을 때였고, 경영도 잘 모르는 터라 규모가 커지면서 덜컥 겁이 났어요.” 2009년 말, 김 대표는 굿오브닝을 일본계 디저트 회사에 매각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수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사업 실패, 이혼까지 겹쳤지만… “나는 엄마”


성공적인 ‘엑시트’(사업매각과 투자금 회수)를 한 김 대표는 2010년 또다시 창업에 나섰다. 이번 아이템은 ‘조각피자’였다. “첫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피자가 당겼어요. 그런데 시켜놓고 보니, 한판을 다 못 먹겠더라고요. 그때 피자를 조각으로 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굿오브닝 매각으로 벌어놓은 돈도 있겠다, 사업을 벌였죠.”

정통 뉴욕식 피자를 표방한 '믹존스 피자'

그렇게 ‘믹존스 피자’가 탄생했다.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홍보했고, 당시 유행하던 ‘소셜커머스’ 회사와도 제휴해 마케팅을 펼쳤다. 매장도 전국에 26개까지 늘렸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였다. “딸 키우느라 사업을 남편에게 맡겨놨었어요. 마침 아들 쌍둥이를 임신하기도 했고요. 남편은 매장을 늘리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었나 봐요. 사정이 어려워져 결국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과도 이 문제로 계속 다투다가 헤어졌죠.”


굿오브닝으로 번 돈을 모두 날린 것은 물론, 믹존스 피자 경영에서 손을 떼고도 매달 갚아야 하는 돈만 400만원에 달했다. 아이 셋을 데리고 부모님 집으로 들어갔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어쩌겠어요. 전 세 아이의 엄마인데요. 정리하자마자 페이스북에 “알바자리 구한다”는 글을 올렸어요. 예전에 패션 쪽에서 일을 해본 경험 때문인지 홍보대행사에서 일거리를 주기도 했고, 두 번의 창업 경험 덕에 요식업계에서도 브랜드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스쿨푸드’, ‘죠스떡볶이’ 등의 브랜드를 재정비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했다. 광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꼽히는 빵집, ‘양인제과’도 그의 손을 거쳤다. 두 번의 창업에다 다양한 브랜드 컨설팅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F&B 업계에서 김 대표의 명성은 커져갔다.


“노력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작은 기회라도 주고 싶다”


2016년 한 사업가가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를 기반으로 F&B 사업을 다시 해보자고 제안했다. 당시 그 카페는 적자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카페 이름을 ‘315 타이완 카페’로 바꾸고, 대만에서 ‘3시 15분’이라는 이름의 밀크티를 들여왔다. 1500원에 한 잔을 팔았는데, 비싼 음료 값에 시달리던 강남의 직장인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카페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김 대표는 ‘8D 크리에이티브 그룹’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단순히 음식과 음료를 파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음식과 문화가 결합된 공간을 만들어야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회사 안엔 외식사업팀과 더불어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는 '크리에이티브 팀'도 있다.


“'펑키'한 회사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회사이름도 8D로 지었어요. 웃는 이모티콘(:D)에서 따왔거든요. 처음엔 그냥 콜론(:) 디(D)라고 하려다가 어감이 좋지 않아서 고민하다 콜론을 크게 그리면 숫자 8 모양이 되니까 에잇디라고 부르기로 했죠.” 

8D 서울카페 내부의 팝업스토어 공간(좌). 카페 외부엔 입점한 팝업스토어를 잘 알릴 수 있도록 브랜드 이름을 걸어뒀다(우)

출처jobsN

‘315타이완 카페’의 이름을 ‘8D 시티카페’로 바꿨고, 태국 음식 전문점 ‘타따블’도 오픈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엔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에 ‘8D 서울카페’를 열었다. 8D 서울카페는 카페의 절반을 ‘팝업스토어’로 운영한다.


“다른 매장이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 곳이라면, 8D 서울카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공간입니다. 카페의 절반을 이제 막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내주고, 옷이든, 물건이든 팔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거죠. 그리고 저희 회사가 브랜드 인큐베이팅도 지원할겁니다.”

김신애 대표

출처jobsN

비싸디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강남 한복판 공간을 그냥 내어준다는 게 언뜻 이해가 안 됐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저로선 카페를 계속 새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겠죠. 무엇보다도 전 힘들었던 순간마다 도움을 준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노력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작은 기회를 주고도 싶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과 함께 일하고 싶거나,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필요한 사람은 연락해달라며 이메일(job@8dcreative.co.kr) 주소를 알려왔습니다. 특히 경력단절로 힘들어하는 '엄마'나 뭔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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