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신입→매달 인센티브만 800만원 '에이스'..비결은?

조회수 2020. 9. 23.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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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의기술 ⑤] 바디프랜드 부지부장 조숙현씨
[영업의기술 ⑤]
바디프랜드 부지부장 조숙현씨
연 50억 매출, 인센티브 월 800만원
“경청이 기본...고객당 3시간 테스트”

지난 12일 서울 도곡동 바디프랜드 매장. 60대로 보이는 노부부가 들어섰다. 이들은 두 시간 가량 바디프랜드의 파라오, 팬텀, 렉셀플러스, 팰리스 등 제품을 두루 체험했다. “어, 이건 발끝이 시원하다”, “이건 좌우로 돌려가면서 안마를 하는구만” 같은 말이 들려온다. 두 시간 정도 직원의 응대를 받으면서 이것 저것 테스트해 본 부부는 집에 안마의자를 들이기로 계약한다. 웃으면서 인근 식당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부부를 응대한 사람은 조숙현(34)씨. 도곡동 본점 지점장을 맡고 있다. 바디프랜드 도곡동 본점을 비롯해 강남 지역 10개 매장을 담당하는 지부의 부지부장도 겸한다. 나이는 30대 중반이지만 경력은 5년차에 불과하다. 그런데 수입이 생각보다 많다. 얼마 버냐는 질문에 조씨는 “본봉은 별도고, 인센티브만 2017년 기준 매달 800만원씩 받았다”고 말했다. 작년 성과급만 9600만원 즉 거의 1억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조씨는 전국에 있는 바디프랜드 영업사원 300여명 중 늘 톱5 안에 드는 성과를 낸다. 바디프랜드는 전국 120개 매장 모두가 직영이고, 영업사원도 다 본사 소속 정규직이다. 조씨를 만나 영업맨으로서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출처: 바디프랜드 제공
조숙현씨.

서른살 늦깎이…"오는 손님만 잡자"며 영업 입문


충북여고와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조씨는 2014년 3월 바디프랜드에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늦깎이였다. 대학 졸업 후 약 7~8년 가량 중국유학원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기업에 입사를 타진하다가 바디프랜드에 들어갔다.


바디프랜드에서 조씨가 처음부터 영업을 했던 것은 아니다. 첫 부서는 온라인팀이었다. 그는 “취업을 하겠다는 생각에 입사를 했지만, 정확히 무슨 직무를 하는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온라인팀에서는 2년 반 동안 소셜미디어 관리와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 이벤트 진행 등을 맡았다.


하지만 온라인팀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임원 면담을 거쳐 2016년 9월 영업부서로 옮겼다. 처음에는 두려웠다고 한다. 그는 “보험 영업처럼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술을 많이 마셔야 할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영업이 생각처럼 어렵진 않았다. 회사가 업계 독보적 1위여서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다. 2007년 창립한 바디프랜드는 2016년 매출 3664억원, 2017년 매출 4000억원(추산)을 냈다. 4000억원 가량 안마의자가 3600억원, 침대와 정수기를 합해 300억~400억원 선이다. 주력 제품인 안마의자는 이 시장의 약 60~65%를 점유(자체추산)하고 있다. 안마의자 매출의 80% 이상이 렌탈 고객에서 나온다. 바디프랜드의 고객 역시 스스로 매장을 찾아오는 ‘워크 인(Walk in)’ 비중이 크다. “오는 손님만 잘 맞으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조씨 실적 대부분이 매장 방문고객에게서 나온다.


하지만 영업부서 발령 이후 조씨는 두각을 나타냈다. 처음엔 집 근처인 청주가경점에서 일하다가 수원영통점 등 점점 더 규모가 큰 매장으로 출근했다. 2017년 조씨 혼자 매출 50억원을 올렸다. 덕분에 올해 1월 도곡동 본점으로 발령을 받았다. “본사가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매출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경영진의 지시로 에이스인 조씨를 전진배치한 것이라고 이 회사 정재훈 부장은 전했다.  

출처: 바디프랜드 제공
조숙현 부지부장.

시각장애 고객에게는 한 달간 사용법 ‘특훈’도


안마의자는 비싸다. 바디프랜드의 경우 한 대당 180만~720만원 한다. 고급 모델은 경차 한 대 값과 맞먹는다. 렌탈을 한다고 하지만 쉽게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고가의 제품을 많이 팔 수 있을까?


우선 영업을 하려면 고객을 잘 알아야 한다. 조씨는 “바디프랜드의 고객은 딱 두 가지 부류”라고 강조다. 노인, 그리고 노인 부모에게 효도하려는 자녀다. 따라서 부모의 마음을 모르면 절대 제품을 팔 수 없다.


이 때문에 경청이 기본이다. 조씨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경청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은 말할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같은 이유로 몸이 불편하거나 안마를 받고 싶은 부위를 말하고 싶은 사람도 별로 없다. 그래서 영업의 기본은 잘 듣기다. 조씨는 “입사 초기에 부모님께 ‘우리 제품을 써봐야 한다’면서 안마의자를 사드리고는 꼼꼼하게 평가를 적어둔 것이 영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한 가지 비결은 충분한 테스트 시간을 주는 것이다. 바디프랜드 매장에서 조씨는 고객 응대와 설명도 자세하게 하지만, 일단 1시간 이상 안마를 받아보라고 권한다. 노인 고객들은 대부분 1~2시간 정도는 안마기를 써 본다. 설명을 듣고 계약서에 사인하기까지는 걸리는 시간은 2~3시간 정도다. 조씨는 “한두푼 하는 물건이 아니다보니, 충분히 써보고 확신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달 넘게 매장을 드나든 고객도 있다. 시각장애가 있는 노인 고객이었다. 2017년 5월 수원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3번 정도 방문해 테스트를 해본 뒤 기기를 구매했다. 하지만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당시 바디프랜드 리모컨에는 점자가 없었다. 순전히 감으로 버튼을 눌러 기계를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했다.


전원을 켜는 것에서 시작해, 상황별로 메뉴를 고르는 방법, 자동모드를 작동하는 방법 등을 모두 익히는데 한 달이 걸렸다. 조씨는 “주2회씩 매장을 방문한 고객과 8회 정도 연습을 해 작동법을 마스터하게 했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7년 12월 일부 기종의 리모컨에 점자를 입혔다. 영업 현장에서 조씨가 “점자가 없으니 시각이 불편한 고객은 쓰기가 불편하다”고 건의한 결과다.


조씨는 처음부터 영업을 잘했던 것은 아니다. “기계를 설명하는 것이 쉽나요. 처음에는 제품 스펙도 잘 못 외었죠. 하지만 전화를 붙들고 전국에 영업 잘 한다는 선배들에게 매일 물어보다가 저도 실력이 늘었어요.” 그 외에도 콜센터처럼 24시간 전화 응대를 하려거 노력했다. 한 번 자신에게 제품을 산 고객의 애로사항은 자신이 해결해 주겠다는 것이다. 

출처: 바디프랜드 제공
조숙현씨.

장래 꿈 묻자 “영업본부장”


꿈이 뭐냐는 질문에 조씨는 “가죽 점퍼 한 번 입어봐야죠”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에서는 임원들에게 모터사이클을 탈 때 입을 법한 가죽 점퍼를 지급한다. 아직까지는 회사에 여성 임원은 없다. 최초 여성 영업본부장이 조씨의 목표다. “회사가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는데 영업 담당자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도 여성 임원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10년 넘게 취재 다니면서 이렇게 자신있게 ‘임원이 되겠다’는 꿈을 말하는 직장인 취재원은 많이 보지 못했다. 영업맨만이 할 수 있는 말 아닐까.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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