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화장 하지 말아주세요" 사장님이 당부한 사연은?

조회수 2020. 9. 23. 15: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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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면접도 인공지능이?" AI 면접 직접 해보니..

"면접 때 화장을 하지 말아주세요."


많은 여성들이 중요한 자리에 갈 때는 정성껏 화장을 한다. 취업준비생에게 면접이 바로 그런 자리다. 심지어 남성들도 화장을 하는 시대다. 기업 대표가 면접할 때 화장까지 참견하면 시대착오적이란 오해를 받을만하다. 그러나 마이다스아이티 이형우 대표는 "두꺼운 화장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화장하는 남자 영상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기수

정보기술(IT) 기업인 마이다스아이티는 최고의 복지와 우수한 실적으로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회사 가운데 하나다. 대기업이 아니지만 입사경쟁률이 1000대 1에 달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인재채용 프로그램을 만든다.


3월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마이다스 HR에볼루션 2018’에서 공개된 AI 기반의 인재 채용 솔루션 ‘inAIR’(인에어)를 직접 체험해봤다. 왜 이 대표가 화장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AI가 뇌과학과 생물학을 이용해 지원자가 말할 때 표정이나 혈류의 흐름에 따른 얼굴색의 변화 등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화장이 진하면 AI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AI 채용은 앞으로 기업들의 채용 절차와 방식을 확 바꿔 놓을 전망이다.


사람을 구하는 기업과 직업을 찾는 취업준비생, 그리고 막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까지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직원과 회사가 ‘궁합’이 맞느냐는 것이다. 이런 고민 탓에 가만히 있어도 지원자가 몰리는 기업도 채용설명회를 연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은 물론, 각 부서가 어떤 일을 하는지 미리 알려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주로 공기업·공공기관에서 도입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채용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스펙’ 위주의 채용을 벗어나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됐는지 평가하고자 한다. 취준생 역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지원하는 회사의 정보를 찾고, 온갖 인맥을 동원해 그 회사 재직자를 찾아 자신과 회사가 얼마나 잘 맞을지 가늠한다.

출처: 마이다스아이티 제공
마이다스아이티의 인공지능 기반 인재 채용 솔루션 'inAIR'가 공개된 '마이다스 HR에볼루션 2018'

다양한 시도 중 최근 눈에 띄는 것이 채용과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와 NEC 등이 지난해부터 서류전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롯데그룹이 올해 상반기 6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채용 서류심사에 AI 평가 점수를 반영키로 하는 등 AI가 채용시장의 ‘화두’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실제 AI를 활용한 채용은 어떻게 진행될까.


AI 면접 직접 경험 해보니…


‘웹캠’과 마이크가 설치된 컴퓨터에서 면접 일정에 따라 인에어에 접속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우선 웹캠과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문장을 소리 내 읽어보라고 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다른 사람이 대신 면접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안면 등록 절차를 거쳤다.

출처: jobsN
AI 면접 중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 답변 시간을 표시해줘 시간에 맞춰 자기소개를 할 수 있었다

안면등록이 끝나자 “온라인 면접은 약 60분이 걸린다”는 안내와 함께 'AI 면접관'은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했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30초, 답변시간은 90초. 화면에 타이머가 돌아가고 있어 시간에 맞춰 자기소개를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묻는 것으로 기본 질문이 끝났다.


다음 과정에선 보통 채용 과정에서 치르는 인성검사와 유사한 질문이 쏟아졌다. ‘마음먹은 일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다’와 같은 질문에 ‘매우 그렇다’에서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까지 6단계로 대답하는 식이었다. 60문제를 풀었다. 이후엔 특정 상황을 주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물었다. ‘같은 모임의 회원이 자신을 흉보고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그에게 어떻게 얘기하겠느냐’고 묻는 식이다. 

출처: jobsN
한정된 기회에 공을 옮겨 왼쪽과 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퀴즈(좌), 사람의 표정 변화를 보고 감정을 맞추는 문제(우)

이후엔 마치 아이큐(IQ) 테스트를 하듯 간단한 퀴즈를 풀었다. 정해진 기회 안에 공을 순서대로 움직여 보기와 같은 형태로 만드는 식이었다. 사람의 표정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묻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AI 면접관은 인성 면접에서 들어봤음직한 질문을 던졌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노력해서 목표를 이룬 일’ ‘어려운 목표여도 이뤄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등의 질문이었다.


“사람의 평가는 주관 들어가지만, AI 면접관은 공정하고 투명하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사람 면접관’과 치르는 면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원자가 면접을 치르는 동안 AI 면접관은 실시간으로 지원자를 분석하고 있다는 게 마이다스아이티의 얘기다.


이날 인에어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맡은 김보라 대리는 “인에어는 뇌신경과학과 생물학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서 “AI가 실시간으로 지원자가 쓰는 단어와 표정, 음색, 그리고 얼굴색의 변화로 맥박까지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짙은 화장을 하면 인공지능이 얼굴에 흐르는 혈류나 맥박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그래서 인공지능과 면접을 할 땐 두터운 화장은 금물이다. 김 대리는 이어 “여기에 경험 많은 면접관의 데이터, 회사별로 성과가 좋은 사람과 성과가 나쁜 사람의 데이터까지 AI가 학습해 지원자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jobsN
'AI 면접관'이 지원자의 표정과 목소리, 쓰는 어휘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원자를 분석하는 장면. 뇌의 어떤 부분이 작동하는지, 그와 관련된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평가한다

마이다스아이티의 분석 결과 기존의 면접으로 사람을 뽑았을 때, 그 사람이 기업에서 일을 잘할 확률은 10%가량이었고, 인적성 검사는 34% 정도의 정확도를 보였다. 반면 인에어는 82% 정도의 확률로 지원자가 일을 잘하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마이다스아이티 제공
마이다스아이티 이형우 대표

'신뢰 경영'으로 유명한 이 회사 이형우 대표는 “다년간 인사업무를 직접 경험해보니 ‘스펙’이 성과를, 학력이 능력을 보장하지는 않더라”면서 “사람의 주관이 들어가기 때문에 면접으로도 좋은 인재를 판별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반면 AI 면접관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원자를 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원자에게 더 많은 기회 줄 수 있어”… 기업 HR 담당자들도 AI 채용 긍정적


지난해 하반기 마이다스아이티 자체 채용 과정에 AI 면접을 적용해봤더니 실제로 지원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이 회사 이병우 과장은 “작년 상반기엔 지원자 1만명 중 300명만이 면접기회를 얻었지만, 하반기 채용에선 인에어를 통해 1만명이 모두 면접기회를 얻었다”면서 “떨어진 지원자들도 ‘대면 면접보다 긴장이 덜했고,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과장은 이어 “AI 면접을 통해 지원자는 지원자가 편한 시간, 편한 장소에서 면접을 볼 수 있어 역량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인재가 면접의 기회를 받지 못하고 빨리 탈락하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마이다스아이티 제공
AI 면접을 체험하려는 HR관계자들로 붐비는 체험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업의 HR(인사) 담당자들도 채용 과정에 AI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라이온코리아 인사팀 박진익 과장은 “채용에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인성·성장잠재력·협업능력과 같은 기본적인 본성이 중요해 인성검사를 중시한다”면서도 “채용인원이 얼마 되지 않아 자체적으로 솔루션을 구축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마이다스아이티의 채용 솔루션을 시험해 본 결과 정확도가 높아 앞으로 채용과정에서 이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박태섭 인재운용팀장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선입견 없이 지원자가 가진 역량이나 직무에 관한 능력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짧은 시간에 한정된 정보로 지원자의 강점을 평가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AI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면 공정성과 정확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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