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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임산부는 공짜..전직 프로골퍼의 13억 대박 아이템은?

조회수 2020. 9. 23. 15: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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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에서 8가지 맛 호떡파는 사장님으로
호떡당 이영호대표
프로골퍼에서 호떡 사장님으로
대학로 불난 호떡집
출처: jobsN
해질 무렵 대학로 호떡당 앞에 줄선 사람들

퇴근길 무렵 혜화역 2번 출구 근처, 연극을 보려고 줄을 선 젊은이들. 티켓 한 장씩 들고 있는 반대편 손에 호떡도 들려있다. 그런데 호떡 모양이 특이하다. 길쭉하고 통통하다. 호떡 안에 두툼한 떡갈비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 길거리 음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호떡당'. 4년만에 연매출 13억의 대박을 이룬 곳이다. 가격은 1000원에서 2000원. 기름을 쪽 뺀 반죽에 떡갈비의 짭조름한 맛을 더해 호떡 하나로도 한끼 식사가 거뜬하다. ‘호떡당’ 이영호(43)대표는 처음부터 호떡 장사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프로골퍼에서 8가지 맛 호떡파는 사장님으로


이 대표는 한국체육대학교를 나와 프로골퍼 자격증을 따고 골프강사로 일했다. 졸업, 군 제대 후 골프연습장을 10년간 운영했다. 10년 동안 장소를 여러번 옮겨가며 한꺼번에 두개 연습장을 운영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아야했다.


골프가 대중화로 레슨비는 절반으로 줄었지만, 인건비와 임대료는 갈수록 치솟았다. 적자를 못견뎌 문을 닫았다. 인생 첫 시련이었다. 그런 그가 살기 위해 떠올린 것은 노점이 아닌 점포 호떡 장사다.


“나이 마흔에 장사를 시작하자니 많이 두려웠어요. 유행타는 음식으로 사업했다가 망했다는 소리도 들었고요. 유행을 타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면서, 재료비가 저렴한 아이템을 떠올려보니 ‘호떡’이였습니다. 장사를 시작한 첫째날부터 다행히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여기에 이등병과 임산부는 호떡이 공짜. 매일 준비한 1000개분의 재료가 다 떨어지면 그날 장사는 마감했다. 낮 열두시부터 밤 열시까지 문을 열었는데, 한겨울에는 오후 일곱시면 준비한 호떡이 다 팔렸다.


약 3평 남짓 ‘대학로 불난 호떡집’

출처: 이 대표 제공
호떡 메뉴가 무려 8가지. 잡채호떡, 떡갈비호떡, 견과류호떡(왼쪽)과 아이스크림 호떡(오른쪽)

마흔을 앞두고 덤빈 호떡 장사. 첫날부터 호떡집 앞에 사람들 줄이 길어 ‘대학로호떡’으로 유명세를 탔다. 맛도 있었지만, 처음에는 호떡을 만드는 속도가 느린것도 한 몫했다. ‘얼마나 맛이있길래 저렇게 사람이 많을까’ 생각했는지 줄이 줄을 불렀다. 처음에는 꿀호떡과 야채호떡 두가지였는데 지금은 기본 꿀호떡부터 떡갈비호떡, 채소호떡, 피자호떡, 인절미 호떡 등 호떡만 메뉴가 8가지다.


“매일 꿀호떡과 야채호떡만 먹으면 질릴 것 같았어요. 이것 저것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야 다시 오고 싶지 않겠나 싶었어요. 또 여러가지 호떡을 맛보기위해 포장해 갈 수도 있고요. ‘꿀 하나, 야채 하나 포장해주세요’에서 ‘종류별로 8개 다 포장해주세요’라고들 하시니 매출은 올랐죠.”


남다른 호떡 가게를 차리기 위해 호떡안에 안 넣어본 것이 없을 정도다. 하도 호떡을 굽다보니 몸에 기름 냄새가 진동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신메뉴로 잡채호떡, 크림치즈 호떡도 출시했다. 여름메뉴인 아이스크림 호떡덕분에 여름에도 매출이 적지 않다.


“호떡피가 쫄깃하고 기름지지 않아 담백한 게 인기비결인 것 같습니다. 골프장 운영 시절 골프 레슨을 하다가 친분이 생긴 이탈리아 유명 셰프가 알려준 반죽 비법입니다. 매일 아침 가게에서 손수 반죽해 200도에서 굽습니다. 여러번 뒤집어 겉은 바삭하고 기름지지 않으면서 속은 찰진 식감이 살아납니다.”


4년 만에 10개 프랜차이즈 확장, 연매출 13억 달성

출처: jobsN
바쁜 와중에도 시종일관 웃음과 에너지를 잃지 않는 이영호 대표

붕어빵이나 타코야끼는 반죽틀에 반죽과 앙금을 넣고 구워내기만 하면 그만이다. 한번에 여러개를 구울 수 있다. 하지만 호떡은 흐물흐물한 반죽이라 모양 잡는 것도 오래걸리고 일일이 하나씩 구워야 한다.


하루 1000개만 팔고 문을 닫아야 했던 이유다. 누군가 회사에서 단체로 30개를 주문한 경우는 한시간이 걸렸다. 다음 손님들은 기다릴 바에 가버렸다. 호떡 장사로 매출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두번째 매장을 낸 후 가맹점 문의가 꽤 들어왔다. 좋은 사람들에게 가맹점을 내줬지만, 호떡 장사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 대학로에 첫 점포를 열었을 때 아내와 함께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일일이 반죽하고 모양을 잡아 굽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허리도 아팠어요. 그렇다고 여러사람이 좁은 불판앞에 있을 수도 없고요. 1년 전부터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가게에서는 굽기만 하는 시스템으로 바꿨습니다. ”


그 결과 연매출이 1년만에 3억에서 13억으로 올랐다. 가맹점을 제외한 직영점 5개의 매출이다. 속도가 붙어 손님들에게 빨리 호떡을 내줄 수 있었다. 하루 1000개만 팔고 문을 닫을 필요가 없었다. 가맹점들도 장사에 속도가 붙고 수월해 졌다. 가맹점 숫자는 총 10개로 늘었다.


“영세하고 남루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호떡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습니다. 호떡을 포장마차가 아니라 가게에 차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호떡당은 국민 대표 간식인 '호떡'과 '집·사랑채'의 뜻을 지닌 '당'입니다. '호떡' 하나에 여러 사람이 웃고 즐거운 음식문화를 이끌어 가고 싶습니다.”


글 jobsN 장채린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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