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이 매달 150만원씩 쓴다는 말에 이거다 싶었죠

조회수 2020. 9. 23. 15: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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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매출 1억, 고객과 이사업체가 함께 만족한 앱
‘벤디츠’ 선현국, 염상준 공동 대표
화물 중개 서비스 ‘이사모아’ ’샌디’
“광고비 줄이고 저렴한 서비스 제공”

예전엔 이사를 위해선 직접 이사업체를 알아 보거나 추천을 받았다. 집 크기와 이삿짐에 따른 견적을 내고 이사 비용을 다른 곳과 비교해야 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준비과정도 만만치 않다. 이 모든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앱이 있다. 이사 중개 서비스 앱 ‘이사모아’. 이사 일자, 지역, 평수, 이사유형 등을 입력하면 적절한 업체를 3곳을 비용과 함께 소개해준다. 그중에서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끝. 이사모아는 1350개의 이사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국내 이사업체의 10%와 손을 잡은 셈이다.


뛰어다닐 필요 없이 앱 하나로 이사준비를 마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 곳은 ‘벤디츠’. 염상준(40)대표와 선현국(35)대표가 함께 하고 있다. 광고에 큰 비용을 쓰는 이사 집 사장님들을 도와주려고 시작해 현재 월 매출 1억을 올리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출처: 벤디츠 제공
벤디츠 선현국, 염상준 공동대표

외식업 실패 후 영업으로 재기


부산대를 졸업한 염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회사를 다니기보다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 제대로 사업을 시작한 건 27살 때였다. 요가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서 전국 12개 매장을 열었다. 서울로 올라와 프랜차이즈를 매각했다. 억대의 돈을 손에 쥐고 외식업을 시작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었다. 손님은 많았지만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좋은 재료를 쓰는데 집착해 원가가 너무 높아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손해가 나기 시작했고 결국 문을 닫았다. 한마디로 망한 것이다.


그 사이 2억원 가량의 빚이 생겼다. 염 대표 나이 31살이었다. 빚을 갚기 위해 친구 아버지 인테리어 회사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인테리어를 어디서 많이 할까 고민했다. 이사를 하면 인테리어를 새로 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이사업체에 찾아갔다. 서울 강남과 서초 지역을 공략했다. 끈기 있게 설득해 이사업체 사장님과 친분 유지는 물론 계약도 따냈다. 차츰 빚을 갚았다.


"이사 사장님을 잘 살게 해주자"


이사업체와 친하게 지내다 그들이 겪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원래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을 광고비에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사 업체 대부분 스티커 전단지 아니면 업체를 통해 홈페이지를 운영합니다. 한 달에 150만원 씩 내고 있었습니다."


염대표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이사업체가 쓰고 있는 비용보다 저렴한 가격에 광고를 실었다. 업계에서 소문이 나자 사업을 더 넓혀갔다. 이 방법을 모바일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 대학교 동문 김태운 소장을 찾아갔다. 당시 김소장은 대기업 입사를 앞두고 있었다. 염대표는 대기업에 입사하지 말고 직접 대기업을 만들자면서 한 달 동안 김 소장을 설득했다.


이후 염대표와 김소장은 기술보증기금에서 대출을 받아 부산 앱개발센터에 사무실을 얻었다. 그렇게 두명이서 ‘이사모아’ 앱개발을 시작했다. 이사업체에겐 저렴한 가격에 광고를 등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 고객에겐 빠르고 쉽게 적합한 이사업체를 추천하는 원리다. 포털사이트에서는 홈페이지 클릭당 3만원, 계약 성사 건당 20만원을 받는다. 반면 이사모아는 건당 7000원~1만원 정도 받는다. 

출처: 이사모아 앱 캡처
이사모아 앱

2012년 이사를 원하는 고객이 언제 어디로 이사를 가는 지 남기면 그에 맞는 이사업체를 연결해주는 '이사모아’ 앱을 완성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이사업체 사장님들이 스마트폰보다 2G 핸드폰을 더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1년 동안은 발로 뛰었다. 고객이 이사 정보를 올리면 직접 이사업체 사장님한테 가서 견적을 받아왔다. 그때 이사모아 영업도 같이했다.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나중엔 먼저 연락이 왔어요. 스마트폰을 샀다면서 이사모아 앱 설치 및 사용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죠."


'이사모아'와 '웨딩바이미' 합병


이사업체 등록 수가 많아지자 앱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염 대표가 직접 발로 뛰던 일을 앱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객이 이사 정보를 올리면 이사 업체 세 군데를 선정한다. 이때 이사업체는 정보를 보고 견적을 낸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다시 이사업체의 견적을 보고 최종 선택을 한다.


국내에는 6000개가 넘는 이사업체가 있다. 당시 600여 개의 업체가 이사모아에 등록했다. 염 대표는 회사를 더 키우고 싶었다. 결혼을 하면 이사를 해야 하니 웨딩업체와 제휴를 맺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웨딩서비스 앱 중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1위를 하고 있던 ‘웨딩바이미’ 개발 회사 선현국 대표를 찾아갔다. 2015년 7월, 두 아이템을 합병해 ‘벤디츠’를 출범했다.


두 아이템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웨딩바이미를 이용하는 예비부부가 이사모아까지 이용하는 비율이 전체 고객의 1%도 못 미쳤다. 결단을 내려야했다. 2016년 3월, 웨딩바이미를 접고 이사모아에 집중했다. 선현국 대표는 아쉽지만 회사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한다.


“갈수록 결혼 풍속이 바뀌고 비혼족이 늘어나고 있다. 웨딩 시장은 안타깝지만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반대로 1인 가구, 2인 가구가 늘면서 이사나 화물 운송 시장은 전망이 괜찮을 것 같아 이사모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벤디츠 제공
벤디츠 경영진

월 매출 1억, 더 나아가 화물 물류 매칭 플랫폼으로


이사모아에서는 고객과 업체를 연결해줄 뿐 아니라 이사할 때 필요한 일도 함께 해결한다. 주소 변경, 도시가스 정산, 우편번호 변경 등 이사모아와 제휴한 업체들을 통해 처리한다. 피해 보상 제도도 운영한다. 이사업체가 등록할 때 보증금 100만원을 낸다. 고객과 이사 업체 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보상금으로 이사모아가 이 돈으로 보상 및 중재를 한다.


이사모아는 2017년 12월 기준 국내 1328개의 이사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한 달에 약 1만 건의 거래가 이사모아를 통해 이뤄진다. 벤디츠의 월 매출은 1억원 정도. 이사모아와 화물 물류 매칭 서비스 ‘센디’를 합친 액수다. 센디는 이사모아와 같은 알고리즘으로 이사 대신 화물을 보내려는 고객과 운송업체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2018년 1월 출시했다.


선 대표는 “AI 서비스를 도입해 이사나 화물 운송 서비스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이사를 하고 싶으면 이사모아로 화물을 보내고 싶으면 센디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만들 겁니다. 보내려고 하는 짐의 크기와 상태를 입력하면 운송방법, 가격, 일정을 알아서 추천해주는 것이죠. 고객은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화물 운송 업자는 광고비를 줄여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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