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으로 5만원 받던 래퍼, 157만원 벌게 해준 새직업은?

조회수 2020. 9. 23. 15: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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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이야기도 재밌을 수 있어요" 유튜브 채널 오마르의 삶
- 래퍼 오마르가 분석하는 일상
-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넘어
- 일상을 새롭게 보면 공감·재미 커
- 프리랜서 적성 맞는지 고민해보길

일상에서 겪은 평범한 일을 이야기하는 유튜버가 있다. 영상은 별다른 특수 효과도 없이 담백하다. 하지만 첫 영상을 올린 날(2017년 1월 13일)로부터 1년만에 구독자가 10만명을 넘었다. 직업이 래퍼인 그는 자신의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그리고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꾸준히 영상을 올렸다. “음악보다 영상으로 유명해졌어요. 음악으로 벌지 못했던 돈까지 들어오네요.”


유튜브 채널 ‘오마르의 삶’을 운영하는 양해민(31)씨의 이야기다. 양씨는 ‘왜 나는 제대로 된 취미가 없을까’, ‘연인과 현명하게 싸우는 법’, ‘영화 스포일러(영화를 보려는 이에게 결말을 말해 재미를 떨어뜨리는 사람)의 심리’ 등을 다룬다. 앞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나 윤종신 프로듀서의 가사처럼 평범한 이야기로 많은 이들을 공감시키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출처: 유튜브 '오마르의 삶' 캡처
'오마르의 삶' 오프닝 로고

평범한 삶을 들여다봐


- ‘오마르의 삶’을 짧게 소개한다면


“‘오마르의 삶’은 제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입니다. 최근 ‘아주 다양한 문제들’이라는 코너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제가 살면서 느낀 점을 말하는 모습을 찍어 올립니다. 일상에서 겪은 문제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구독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어요. 많은 분이 댓글로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며 공감해주시고 의견을 덧붙여주실 때마다 뿌듯해요.“


“제 말에 반박할지라도 댓글로 의견을 내주시기만 한다면 모두 감사할 따름이에요. 제 목표는 주장이 아니라 의견을 나누는 거니까요. 오마르는 제 예명이에요. 특별한 뜻은 없습니다. 빈 그릇을 채우듯 제가 의미를 만들어가는 이름을 쓰고 싶었어요.”

출처: 유튜브 채널 '오마르의 삶' 캡처
일상에서 느낀 점을 말하는 양해민씨

- 지루해지기 쉬운 일상 소재로 인기 끈 비결


“평범한 일을 비틀어보거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밌는 소재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소설가들이 자주 쓰는 방법이에요. 평범한 일을 다른 시선으로 보면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이야기가 나와요. 예를 들어 흔히 볼 수 있는 영화 스포일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 생각이 왜 문제인지 이야기하는 식이에요. 저는 영상에서 “영화를 먼저 보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앞서는 쾌감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어요. 영상을 본 구독자분들은 댓글로 각자의 의견을 주고받죠.”


“동네친구 같은 말투로 말하다 보니 구독자들께서 덜 지루해하시는 것 같아요. 뭔가를 분석할 때 전공서적같은 투로 말하면 많은 분이 따분해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딱딱하지 않되 무례하지 않게 전하려고 해요.”


본업은 래퍼, 꾸준히 영상 올리고 싶어 시작


-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에 애정이 많은 이유는


“유명하고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만 주목받는 걸 어렸을 때부터 싫어했어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엔 많은 이를 공감시키고 위로해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선지 고등학교 때 박민규 작가의 소설에 빠져 졸업한 뒤에 국문과로 진학했어요.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을 소재로 독특한 소설을 쓰는 게 마음에 들었거든요.”


- 원래 직업은 래퍼라고 들었다. 국문과를 전공해 음악을 하면서 영상까지 만든 계기는?


“힙합 음악은 대학에서 처음 듣기 시작했어요.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의 이야기를 가사로 쓰는 게 좋았거든요. 2011년엔 D라는 예명으로 첫 곡을 내 래퍼로 데뷔했어요. 오마르라는 새 예명은 2015년에 래퍼로 활동하면서 지은 거예요. 사실 유튜브 채널은 제 음악을 홍보하려고 만들었어요. 구독자를 늘리려면 꾸준히 영상을 올려야 하는데, 뮤직비디오를 매주 찍기엔 돈도 시간도 부족했죠. 그래서 카메라를 켜놓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했어요. 의도치 않게 반응이 점점 좋아져 이젠 음악보다 영상으로 더 유명해졌어요.”

출처: 양해민씨 제공
2011년에 래퍼로 데뷔한 양해민씨

- 래퍼보다 유튜버로 더 주목받은 게 아쉽진 않나?


“저는 어릴 때부터 꿈이 많았어요. 만화가,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등등. 얼마 전엔 출판사의 연락을 받아 에세이도 쓰기 시작했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매체가 바뀌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변하지 않아요. 일상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창작물은 제게 모두 소중해요. 유튜브 영상도 마찬가지에요.”


창작물로 만족할만한 돈 받은 건 처음, 유튜버 꿈꾼다면 일상을 관찰하길


- 수익은?

“1월 28일에 한 달간 광고 수익으로 1467.46달러(약 157만원)를 유튜브로부터 받았어요. 저는 20대 내내 음악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들인 시간과 노력에 걸맞는 수익을 받아 본 적이 없어요. 공연 한 번에 3~5만원을 받았어요. 간신히 차비나 밥값으로 쓸 정도였죠. 유튜브로 많은 돈을 번 건 아니지만, 만족할만한 수익은 처음이라 기쁩니다.”


- ‘오마르의 삶’은 언제까지 만들 건가?

“재밌어서 하는 일인만큼, 제가 재미를 못 느낄 때까지 계속 할 거예요. 여행 등 살면서 겪을 더 많은 일을 소재로 삼고 싶어요. 제 영상을 보고 “친구와 화해했다”거나, “연인과 카페에서 오마르씨의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쪽지를 인터넷으로 종종 받아요. 그럴 때 유튜브 영상을 만든 보람을 가장 많이 느껴요. 많은 분께 생각할 거리를 주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평범한 이야기의 힘이니까요.”


-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에게

“프리랜서로 일하면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사실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소속없이 혼자서 모든 일을 맡다보면 막막할 때도 있어요. 주위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적성에 맞는지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재밌는 사람은 관찰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일상을 소재로 영상을 만들고 싶은 분은 주위에 눈과 귀를 기울여보세요. 세심하게 탐구하다보면 평범한 이야기로도 재밌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영상편집 등 기술적인 부분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매체를 가리지 말고 한 번쯤 도전해보시길 바래요.”


글 jobsN 주동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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