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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찍으면’ 완판…작년만 1600억원어치 판 물건은?

한국서 팔리는 속옷 10% 주무르는 한국 속옷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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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현 GS홈쇼핑 라이프패션팀장
2017년 한 해 속옷 1600억 매출
“요즘 40~50대, 보는 눈 20대 같아”

현대인은 속옷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업계 추산으로 연간 약 1조7000억원 어치의 속옷이 팔린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 약 30~35% 가량이 홈쇼핑을 통해서 팔리는 것으로 본다.


문지현(40) GS홈쇼핑(GS샵) 라이프패션팀장은 이 분야의 ‘큰 손’이다. 속옷·레포츠·침구를 총괄하는 상품기획자(MD)다. 그가 2017년 한 해 동안 판매한 상품이 2500억원 어치, 이 중에서 속옷만 1600억원 어치나 된다. 한국서 팔리는 속옷의 10분의 1이 그녀의 손을 타는 셈이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여성 속옷 평균 가격으로 환산하면 연 5000만장 정도다. 도대체 어떤 제품을 어떻게 사다가 어떻게 팔까.


jobsN이 최근 문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지현 GS홈쇼핑 라이프패션팀장.

출처GS홈쇼핑 제공

주재원 아버지 따라 일본행…시세이도에서 사회 첫 발


문 팀장은 영동여고와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96학번)를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해외 주재원을 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서 생활했다. 그 덕분에 일본어를 모국어처럼 할 수 있다. 직업을 찾은 계기도 일본과 맞닿아있다.


“일본 기업의 장인정신에 대해 동경심을 갖고 있었어요. 오래된 기업도 많았고요. 자연스럽게 일본 기업 진출을 꿈꿨습니다.”


사회 첫 발은 ‘당차게’ 내디뎠다. 2000년 시세이도코리아 경력공채에 다짜고짜 신입 원서를 내서 합격했다. 신문 지면에 붙은 광고를 보고 이메일로 서류를 냈다. “귀사에서 경력 사원을 뽑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신입사원으로 지원해 보고 싶다(貴社で経歴社員を採用している事は存じますが、機会があれば是非新入社員として採用して頂ければと思います)”는 말로 시작한 지원서를 당시 채용 담당자는 좋게 봤다. 문 팀장은 시세이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통관팀을 거쳐 홍보·광고·교육 담당 등을 맡았다.


하지만 문 팀장도 ‘워킹맘’이라는 족쇄에 한 번 좌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 시세이도코리아 교육팀장을 맡던 2007년이었다. “업무에는 문제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육아에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일에 올인을 할 수가 없었어요. 세 살 배기 아기를 두고 나오는 것도 고역이었죠.” 그렇게 회사를 그만뒀다.


하지만 어머니를 도운 것은 어머니였다. 딸이 육아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을 보자, 문 팀장의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봐 주겠다고 나섰다. “육아 때문에 네가 하고 싶은 일과 직장을 포기하는 것이 엄마로서 속상하다”는 친정어머니의 격려에 퇴사 6개월만에 다시 복귀했다. 이 때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곳이 GS홈쇼핑이다.


문 팀장은 또 유통업계에서는 ‘뱀 독 크림’으로 알려진 미리암퀘베도 제품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10년쯤 보톡스가 유행을 탔어요. 보톡스도 독 성분이잖아요. 다른 독으로 피부에 효과를 줄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발굴한 브랜드죠.” 2010년 한 해 동안 100억원 어치(22만병)가 팔린 ‘대박 아이템’이다. 

문지현 팀장.

출처GS홈쇼핑 제공

MD가 말하는 요즘 홈쇼핑, 요즘 여성 소비자


홈쇼핑의 주된 타깃은 40~50대 여성이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정설이다. 상당수가 가정주부고, 워킹맘도 꽤 있다.


- 요새 홈쇼핑의 트렌드는.

“일단 젊다. 홈쇼핑을 보는 40~50대 여성들이 중년 타깃 제품을 사지 않는다. 20~30대와 다름 없는 감각이 있는 40~50대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서 MD들에게도 ‘네가 입고 싶은 것을 팔아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줌마'는 사라진지 오래다. 심지어 손주를 본 여성분들이 손주와 같은 브랜드 옷을 찾는다.”


- MD는 구매자인 동시에 영업자다. 어떤 제품을 선택하나.

“우선 차별화한 브랜드가 있는 상품을 고른다. 상품은 따라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따라 만들 수 없다. 오늘 파는 프랑스 감성의 이불 브랜드와, 내일 파는 북유럽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불은 엄연히 다른 제품이다. 둘째로 퀄리티를 중시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시대라지만, 가격만 낮추면 결코 롱런할 수 없다. 재구매율이 떨어진다. 또한 빠르게 트렌드를 선도할 제품을 발굴하려고 한다. 이전에는 백화점의 유행이 홈쇼핑에 전이됐다면, 지금은 홈쇼핑에서 인기있는 제품이 백화점에 퍼지는 식이다. 쿠션 화장품 같은 것이 그렇다.”


- 가장 많이 나가는 속옷은 어떤 구성인가.

“여성용 속옷 제품은 4~5장 들이 세트 기준으로 평균 16만원에 팔린다. 최근 몇 년간은 편안함이 트렌드다. 브래지어는 딱딱한 와이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정 속옷이 불티나게 팔렸는데, 지금은 편안함을 강조한 속옷이 많이 팔린다. 같은 맥락으로 융합형 의류도 많이 팔린다. 이지웨어라고 불리는 제품들이다. 속옷이 내장된 잠옷, 잠옷 같은 외출복 등이 있다.” 

편안함을 강조한 최신 인기 속옷들. 플레이텍스 쉐이퍼 제품이다.

출처GS홈쇼핑 제공

- 남성 속옷은 어떤가.

“여성 속옷에 비해서는 판매량이 적다. 대개 부인이나 엄마들이 대신 구매해 주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가 무난하면서 가성비가 좋고, 너무 화려하지 않은 것이 대세다. 남성 제품은 6장 들이 1팩에 8만~9만원 짜리가 많이 나간다. 아디다스나 푸마 같은 브랜드가 많다.”


- 레포츠와 이불 분야의 트렌드도 말해달라.

“작년에는 단연 롱패딩이 많이 나갔다. 평창 이슈도 있었고 연예인들이 많이 입은 덕분도 있다. 본래 운동선수들이 벤치에서 땀이 식을까봐 입던 점퍼인데, 연예인을 거쳐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다. 2017년 한 해 동안 24만장, 300억원 어치가 팔렸다. 이불은 소셜미디어의 인기로, 집에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8만~9만원대 이불-깔개-베개세트를 많이 판다.”


- 40~50대가 고객의 주 타깃인데 롱패딩이 그리 많이 팔리나.

“내부적으로도 잘 팔리겠냐는 우려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잘 팔렸다. 요즘 40~50대는 옛날 중년과는 다르다. 패션아이템을 보는 눈이 20~30대와 다르지 않다.”


문 팀장은 지난 2016년 담당 제품군을 바꿨다. 뷰티 담당에서 이너웨어 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 화장품 MD와 패션 MD는 일이 아예 다를 것 같은데.

“구매 패턴이 극명하게 다르다. 화장품 소비자는 남들이 많이 쓰는 제품을 ‘검증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패션은 많이 팔리는 제품을 ‘매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최근 홈쇼핑에 나오는 패션 제품들은 소량 생산이나 한정판이 많다. 그걸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


“기민한 사람이 1순위”...MD의 자격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문 팀장에게 어떤 사람이 좋은 패션 MD가 될 수 있냐고 물었다. 이런 답이 나왔다.


“기민함이 가장 중요하다. 패션 산업 자체가 트렌드에 민감하다. 게다가 TV홈쇼핑이다. 초단위로 소비자 반응이 변한다. 방송 중에 비가 오면, 바로 쇼핑호스트에게 ‘비 올 때 패션 코디법’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순간의 MD 판단으로 순식간에 매출이 몇 억원 차이날 수도 있다. 그리고 협상력이 필요하다. 남보다 좋은 제품을 빨리 찾아서, 해당 공급자를 설득해야 한다. ‘주신 제품 잘 팔겠다’는 마인드는 기본이다.


예비 후배에게 해준다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째 스스로를 수양하는 자경문(自警文)처럼 들렸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친 문 팀장은 허겁지겁 스튜디오로 달려갔다. 실시간으로 날아드는 MD들의 제품 사진들을 보면서.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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