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가게 알바생이 갑자기 임신부가 된 사연

조회수 2020. 9. 23. 15: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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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가게 알바생이 들려주는 알바 중 나를 '욱~하게' 만들었던 순간들

‘손님이 신발 가게 알바생을 임신시킨 썰’이라는 이야기가 한때 인터넷에 돌았다.


한 신발 가게 알바생이 손님의 발냄새가 너무 심해 헛구역질을 했고, 당황한 알바생이 손님의 기분을 생각해 임신 중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다. 

출처: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로 신발 가게 알바생 사이에서는 발냄새에 관한 사연이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신발 가게 알바는 상당히 고된 알바라고 경험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옷 가게 종업원은 손님에게 옷을 입혀주지 않지만, 신발 가게는 신발을 직접 신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신발 가게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발냄새는 실제로 심각한지, 신발 가게 알바생들이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들의 애환을 정리했다.


“치과 갈 때 이 닦고 가듯 신발 가게 올 때 발을 닦고 오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올해 1월, 한파가 몰아친 추운 날이었다. 서울 목동의 한 신발 브랜드 멀티숍에서 알바 하는 하모씨(27)가 첫 손님을 맞이했다. 30대 남자 손님은 군화 같은 워커를 신고 왔다.


6개월간의 알바 경력이 있는 하씨는 적잖은 발냄새가 나리란 걸 직감했다. 새 신을 신겨 주기 위해 하씨가 다가가자 손님은 스스로 신발을 벗었다. 일부러 신발을 찾는 척 2m가량 거리를 두었다.


그때였다. 워커에서 올라오는 발 주변으로 증기가 올라왔다. 하씨는 “발이 입김을 뿜어내는 줄 알았다”고 했다. 신발을 신겨줘야 하는데 잠시 멍하니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입으로 숨 쉬면서 발 앞쪽을 누르며 물었다. “길이가 맞아요?” 손님은 “사이즈가 좀 작다”며 한 치수 큰 신발을 요청했다. 욕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다시 기침하는 척 숨을 고르곤 창고로 달려갔다.


하씨는 “생각보다 발냄새가 나는 사람이 많지만 어쩔 수 없다”며 “치과 갈 때 이 닦고 가듯 신발 가게 올 때 발을 닦고 오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매니저 나오라고 해!”

서울 H 백화점에 입점한 신발 가게 알바생 김모씨(22)에게 일어난 일이다. 주말에 신발을 사간 50대 여자 손님이 월요일에 찾아와서는 옆 부분이 찢어진 것을 불량이라며 환불을 요청했다.


사갈 때는 분명 멀쩡했고 누가 봐도 손님 부주의로 손상된 경우였다. 알바생 김씨는 “이건 고객님의 부주의로 손상된 경우라서 환불이 어려워요. 제가 신겨드릴 때는 이상이 없었는데…”라며 환불을 거절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님은 김씨 얼굴에 다짜고짜 신발을 던졌다. “매니저 나오라고 해!” 손님은 신발가게가 있는 백화점 6층이 떠나가게 소리쳤다. 김씨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얼굴은 찢어지듯 아려 왔다. 마침 월요일은 손님이 적어 매니저(매장 주인)가 휴가를 내는 날이다.


어떻게 알고 왔는지 백화점에서 컴플레인을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결국, 매장을 관리하는 백화점 직원이 왔고 손님은 끝까지 욕을 하면서 환불해갔다. 신발은 옷과 달리 한 번이라도 신으면 더러워져 환불이 어렵다.


이 때문에 손님이 신발 환불을 무턱대고 요구하는 경우 알바생은 상당히 난처해진다.


김씨는 “알바생이 무슨 죄냐”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토로했다.


“매장끼리 상도덕을 지켜”

백화점에 입점한 신발 가게는 연달아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 층 가운데에 위치한 매장들은 경계가 불분명해 손님들이 빙 둘러가며 가게를 모두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때문에 매장을 둘러보다가 자연스럽게 옆 매장으로 손님들이 넘어오기 마련이다. 대구의 한 백화점에 입점한 A브랜드 매장 알바생 송모씨(26)는 광고판을 보고 B브랜드 매장에서 넘어온 손님에게 다가갔다. 친절하게 응대했고, 신발을 팔 수 있었다. 손님이 떠나자 B매장 매니저가 송씨를 불렀다.


그는 “우리 손님을 네가 왜 빼앗아 가느냐”며 “상도덕을 지켜야지”라며 야단을 쳤다. 송씨는 “다른 가게이긴 하지만, 매니저이기에 꾹 참고 죄송하다고 했다”면서 “백화점에서는 매장끼리 서로 붙어있어도 손님 경쟁이 치열해서 사이가 좋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싼 신발 산다고 지금 사람 무시해?”

가끔은 알바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손님이 있다. 신발을 신어 보더니 알바생 앞에서 대뜸 인터넷에 동일 제품을 검색한다.


“이거 10만 원인데 인터넷에서는 8만9000원이에요. 이 가격에 파세요,” 알바생 김 모씨(22)는 “그럼 인터넷으로 주문하시면 돼죠”라고 말했다가 손님과 20분간 말다툼을 벌어야 했다.


한 번은 50대 남성 손님이 “신발이 가격대가 비싸면 안 좋다”며 “싼 신발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김씨가 저렴한 제품을 갖다 주니 손님은 “방수가 되느냐” “잘 미끄러지지는 않느냐”며 이것저것 물었다.


김씨는 “이 제품은 생활 방수가 되고, 미끄럼 방지는 기본만 된다”며 “어떤 제품이든 얼음에는 잘 미끄러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손님은 “왜 이렇게 싸가지 없게 응대하느냐”면서 “싼 신발 산다고 지금 사람 무시하냐”고 따졌다.


다행히 뒤에서 지켜보던 매니저가 시원하게 일침을 가했다. “그 가격에 방수도 되고, 미끄럼 방지도 잘 되는 신발을 원하시면 아래층 아웃도어 매장 가서 등산화를 사세요. 아니면 저희 신발을 사서 아이젠을 감싸시던지 손님 마음대로 하세요” 손님은 민망했는지 씩씩거리며 화를 내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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