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마크 테토가 있는 '파티 단체'의 정체

조회수 2020. 9. 23. 15:3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3년만에 5000만원 기부한 '파티 단체'의 정체는..
재미교포 마이크 김 설립 KLC
‘비정상회담’ 마크 테토씨 등 참여
즐기는 젊은 파티 콘셉트로 인기
3년간 5110만원 노인단체 기부

사회적 선(善)을 말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사회적 선을 ‘놀면서’ 추구하겠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놀면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꿈 같은 이야기다.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재미교포 출신으로 구글코리아에서 근무하는 마이크 김(34)씨다.


김씨는 국내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김씨가 창립한 자선 파티 단체 GLC(글라이드 레거시 커미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주 유명하다. GLC는 파티 때마다 1000명 이상이 몰려드는 현지 대표 자선파티다. 현지 젊은이들이 입장료 대신 기부금을 내고 즐기는 파티다. 기부금은 사회적 소외계층에 전달된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국내에서 KLC(코리아 레거시 커미티)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한국 유산 위원회’ 정도 된다. 한국에 좋은 기부 문화의 전통을 후대에 유산으로 남겨주자는 뜻으로 지었다.


jobsN은 KLC의 대표인 김씨와 이사인 고귀현(32·크래프트링크 대표)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KLC 페이스북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부 파티 시작


김씨는 UC데이비스에서 정치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기부 파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대학 졸업 후인 2008년. 미국 스타트업 게임업체 ‘징가’에 입사한 직후였다.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이 자선 파티를 열고 모금액을 달성해 기부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선 파티를 혼자 열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동네 술집을 빌렸다. 흥행에 실패했다. 지인 57명을 초대했는데 10명이 왔다. 이후 금융·마케팅·사회적기업 전문가 등 7명의 동료를 모아 의기투합했다. 이렇게 생긴 것이 GLC다.


GLC는 격의 없는 자선 파티를 콘셉트로 했다. 현악기 연주자가 아닌 DJ를 섭외하고, 록카페를 빌렸다. 입장료는 85~150달러(9만2000~16만3000원) 선. 80명에서 시작한 파티는 100명, 200명을 넘어 1000명 규모로 커졌다. 샌프란시스코 대표 자선 파티가 됐다.


하지만 김씨가 국내 스타트업의 원조 격인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으로 이직하면서 GLC는 동료 회원이 의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이후 김씨는 다시 구글코리아로 이직했다.

출처: 마크 테토 인스타그램
KLC 갈라 파티에 참석한 마크 테토.

이태원 칵테일바에서 다시 시동…3년 만에 5110만원 기부


김씨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김씨는 ‘자선 파티’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에 고귀현씨, JTBC ‘비정상회담’에서 유명해진 미국 국적의 벤처투자가 마크 테토(38)씨 등 7명과 더불어 KLC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자선단체라는 공통 관심사 때문에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지금도 1~2주에 한 차례씩 모여 회의를 한다.


첫 모임은 2015년 4월. 누구를 도와야 하느냐는 문제부터 정했다. 미혼모, 예술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노인 지원’으로 의견이 모였다. 고귀현씨는 “한국 사회는 노인빈곤율이 50%인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노인 자살률이 1위”라면서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첫 자선 파티를 2015년 여름 열었다. 장소는 이태원의 한 칵테일 바. 입장료는 3만원 복장은 자유였다. ‘지인 찬스’를 동원해 100명이 참석했다. 첫 자선 파티에서는 50만원이 남았다. 대관비와 공연팀 섭외비 등으로 250만원이 소요된 탓이다. 하지만 한남동ㆍ압구정동 등 핫플레이스에서 파티를 이어가면서 기부금액을 늘렸다.


현재 KLC는 서너 달에 한 차례씩 캐주얼 파티를, 매년 9월 또는 10월에 한 차례 격식을 차린 ‘갈라 파티’를 연다. 기부금액도 제법 된다. KLC는 지금까지 캐주얼 파티 9회, 갈라 파티 2회를 열어 지금까지 7650만원을 모금했다. 이 중 공간 대여료와 공연팀 초청비 등을 제하고, 5110만원을 전액 서울노인복지센터에 기부했다.


기부를 받고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도 관심이 커졌다. 센터장이 직접 와서 감사의 말을 전하는 한편, 노인들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2017년 10월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갈라 파티에는 서울노인복지센터 소속 노인 하모니카단이 ‘반짝이’ 의상을 입고 와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관객들과는 다소 매칭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의상이었지만, 관객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광했다. 고귀현씨는 “공연 후 어르신들이 ‘이렇게 좋은 곳에서 공연을 해 고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출처: KLC 페이스북
서울노인복지센터 배식 봉사활동.

“한국형 기부 파티 문화 만든다…봉사 활동도 병행”


사실 KLC를 바라보는 시선이 꼭 고운 것만은 아니다. 몇천만원을 기부하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파티 문화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씨는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가는 문화가 어색할 수는 있겠다”면서도 “핼러윈처럼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LC는 지난 2016년 5월부터 봉사 활동도 시작했다. “기부의 취지는 동참하지만 쑥쓰러워서 파티는 못 가겠다”는 회원들을 배려한 것이다. 2017년부터는 매달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배식봉사를 하거나, 노인 안경 수리·세척 활동을 한다. 김밥을 만들어 노인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김씨는 KLC를 한국에서 선도적인 기부 모임으로 키워볼 포부다. KLC부산, KLC제주, KLC연세 등 지역·학교별 지회가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KLC 본부는 사단법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