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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꿈꾸던 그녀는 어떻게 ‘전현무 스승’이 되었나?

문정아중국어연구소 문정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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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아중국어연구소 문정아 소장
중국 유학 1세대로 한의사 꿈꿔
전현무 출연 B급 광고로 대중에게 이름 알려

노란색 ‘이소룡 츄리닝’을 입은 방송인 전현무가 산을 기어오르고 혓바닥에 잔을 얹으며 수련을 거듭한다. ‘혀’를 단련해 중국어 고수로 거듭나 ‘용쟁혀투’를 벌이기 위해서다. 2년 전 화제였던, 중국어 교육업체 ‘문정아중국어’ 광고 영상이다.


대중에겐 이 광고로 비로소 이름을 알렸지만, 문정아(43)씨는 이미 예전부터 국내 중국어 교육계에서 전설로 통했다. 2002년 이얼싼중국어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해 1년 만에 대표강사 자리를 꿰찼다. 2003년 자신의 이름을 딴 ‘문정아중국어연구소’를 차렸다.

문정아 소장.

출처jobsN

15년이 지난 지금은 수강생 45만 7000여명, 온라인 강의 약 7000개 규모 대형 중국어 교육회사를 이끌고 있다. 매출은 연 100억원 수준이다. 최근 출간한 ‘중국어 천재가 된 홍대리’를 비롯해 쓴 책만 50~60권에 달한다. 교육방송(EBS), 중화TV에서도 활약했다.


“혀도 너무 많이 쓰면 근육이 안 풀려서 마비되는 거 아세요? 제가 그랬어요.” 사실 그는 원래 한의사를 꿈꿨다 한다. 실제로 관련 교육도 받았다. 5년 동안 고군분투하며 공부한 진로를 포기하고, 전혀 방향이 다른 ‘강사’ 길로 접어든 이유는 뭘까. 

중국인 친구들 밥 해먹여가며 중국어 배워


1994년 중국 요녕성 심양시 ‘요녕중의대학교’로 혈혈단신 유학을 갔다. 중국 전통 의술, 한국으로 치면 한의사를 꿈꿨다. 한·중 수교를 맺은지 갓 2년쯤 지난 때였다. 한국인은 거의 없었고, 일본인과 호주인 학생도 간간이 보였다.


-중국 유학생이니, 중국어를 당연히 잘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중국 가기 전 학원에서 2개월간 공부했는데도 말이 하나도 안 통했다. 현지에서도 6개월 간 울면서 공부했다. 한국에서 하듯 종이에 빽빽하게 ‘닥치고 쓰기’만 했는데 이 공부법이 잘못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원형 탈모가 오고 신우신염(신장이 세균에 감염되는 병)도 앓았다.”


-새 공부는 어떻게 했나.

“중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요리를 해주며 가르쳐달라 부탁했다. 김밥, 떡볶이, 곰탕 등. 엄청 먹였다. 또 유학 간지 두달 정도 지난 때였나, 나보다 한달 늦게 온 유학생이 ‘나보다는 많이 알지 않느냐’며 중국어를 가르쳐달라 했다. ‘어떻게 가르치나’ 고민하다 ‘소리 학습법’과 ‘원페이지 학습법’을 터득했다. 내가 산만해서 가만히 읽기만 하면 공부가 안된다. 그날 배운 지식을 A4용지 한장에 요약하고, 누군가에게 가르치듯 말하면서 녹음했다. 그리곤 녹음을 들으며 보완점을 찾았다. 덕분에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어로 말할 기회를 널리 찾았다. 방송 안내 녹음을 하고 야시장에서 중고 물건을 판 적도 있다. 유학생 대상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 1등을 했다.

문 소장이 말하는 '원페이지 학습법'.

출처문정아 소장 제공

한중 합동 강의·시험대비반 등 기획력으로 일타 강사


1999년 귀국했다. 한국에선 중의사 자격증을 인정하지 않아 해외에서 일할 생각이었다. 미국, 캐나다, 동남아 등에선 중의사 자격증이 있으면 해당 국가의 의사 면허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줬다. 하지만 아버지가 하던 의류사업이 망해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다.


-주변에서 의사 자격증이 아깝다는 반응이 있었을 것 같다.

“귀국 후 3년간 인생 최대 방황기였다. 뭘 해도 재미없고 삶의 가치를 느끼질 못했다. 그래도 뒷바라지해준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를 순 없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공공기관 단기 근로, 보쌈집, 카네이션 만들기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다 한의학 관련 벤처회사에 들어갔다. 어려운 한의학 정보를 재밌는 콘텐츠로 풀어 설명해주는 곳이었다. 전공을 살린 직장이긴 했지만, 방황은 끝나지 않았다. 이후 무역회사, 게임회사로 이직했다.”


-방황을 끝낸 계기는?

“평일엔 직장에 다니고 주말엔 중국어 과외를 했다. 중국어 과외로만 한달에 260만원을 벌었는데, 월급보다 많았다. 무엇보다 과외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가르치는 내가 오히려 설레고 난리였다.”


2002년 이얼싼중국어학원에서 강사로 데뷔했다. 2003년 말 고려중국어학원으로 옮기면서 ‘문정아중국어연구소’를 열었다. 강사 이름을 브랜드로 내건 중국어 교육은 처음이었다. 반년 만에 수강신청을 가장 빨리 마감하는 ‘일타 강사’ 타이틀을 얻었다. 연 3억~5억원을 벌었다. 하루에 14시간씩 수업 7개를 소화했다.


-인기가 좋았던 이유가 무엇이었나.

“이얼싼에 있을 때 ‘한중 합동 강의’를 처음 기획했다. 원어민 강사와 함께 가르치는 방식이다. 원어민 강사는 듣기나 발음을 지도하고, 나는 시험용 스킬이나 한국인이 자주 범하는 오류를 알려주는 식으로 분업을 했다. HSK를 영역별로 나눠 대비하는 반도 처음 기획했다.”


-2009년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초기엔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오프라인 강의를 그대로 녹화해 올렸다. 그런데 최신 카메라를 쓴다고 다가 아니었다. 오프라인과 다른 온라인 강의만의 차별점이 필요했다.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전용 강의를 촬영하고 수강생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광고를 하지 않을 때인데도 온라인 매출이 월 2000만원씩 났다. 지금은 온라인 강의만 한다.”


-학습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좋을 수는 없다. 비판이나 항의하는 수강생도 있을텐데.

“물론 있다. 수강생 피드백을 콘텐츠에 반영한다. 다만 이런 경우도 있다. ‘평생회원반’이 있는데, 2년 동안 30분씩 100번만 들으면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간을 지나 심지어 몇년이 지나 전화로 항의하는 분들이 많다. 오래 듣지 못할 경우 학원에 미리 ‘일시 정지’를 요청하면 기간을 멈춰드린다. 중국어에 대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직원들과 고민을 많이 한다는 점은 알아줬으면 한다.”

문 소장은 최근 '왕초보 회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초기 강의는 시험대비용이라 차분하고 점잖았어요. 왕초보 회화는 ‘재미’가 최우선입니다. ‘리얼 중국 유람기’라고 개그우먼 김진아, 김상희씨와 찍은 유튜브 영상들이 있어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게끔 짧게 3분, 길어도 10분짜리 영상입니다."

출처문정아 소장 제공·유튜브 '리얼 중국유람기 홍콩편' 캡처

제자들 삶 보며 배운 게 많아


-중국어가 유망하다는 건 알지만 도전할 엄두를 못내는 사람이 많다. ‘성조’가 낯선 데다 어순도 다르고 복잡한 한자까지 외워야 한다. 어떻게 중국어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

“‘회화’ 만큼은 빠르면 2개월, 못해도 6개월 안에 다 할 수 있다. 핵심은 ‘옹알거리기’다. 중국 아이들도 한자가 아닌 영어로 된 ‘성조 표기’부터 배운다. 하늘 천(天)이 아닌 tiān(티엔)부터 옹알거린다. 한자 몰라도 천자문 외우듯 시작해야 한다.”


-수많은 수강생들을 가르쳤다.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

“15년 전 만난 윤모 할아버님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올해 84세인데 아직도 공부를 한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 싫어 경비로 일하며 번 돈으로 중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이번에 방통대 중문과 졸업하고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어와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제자는 18가지 일을 해봤다는데 어린 친구지만 대단하다. 여러 제자를 만나며 오히려 내가 많이 배웠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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