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드라마 못해도, '서프라이즈 걔'라 불려도 좋아요"

조회수 2020. 9. 25. 22: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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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걔?' 매주 TV에서 봐도 이름 모르는 배우들의 정체
800회 맞이 일요 안방마님 ‘서프라이즈’
서프라이즈 주연배우들의 특별한 시상식
7년~14년 함께한 소중한 프로그램

"아~ 서프라이즈 걔?"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이 말. 지금은 행사의 여왕, 윌리엄 아빠로 유명한 장윤정과 샘 해밍턴의 별명이기도 했다. 두 사람도 ‘서프라이즈 걔’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시청자가 이름 대신 대명사로 기억하지만 그래도 괜찮고 그래서 좋다는 배우들이 있다. 김난영(47), 김민진(40), 김하영(38), 박재현(40), 손윤상(44). 적게는 7년 많게는 14년 동안 서프라이즈에서 연기했다. 

출처: 조선DB
신비한TV 서프라이즈 800회 기념 시상식

지난 12일, 오직 이들을 위한 시상식이 열렸다. 일산 MBC 앞, 길게 레드카펫이 깔렸다. 800회를 맞이한 서프라이즈 제작팀이 배우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인 것. 주인공을 기다리는 카메라맨 앞으로 리무진이 도착했다. 리무진에서는 사또 복장, 베토벤 가발, 할머니 분장이 아닌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배우들이 내렸다. 서프라이즈에 출연하는 배우 10여 명이다.


“서프라이즈 걔다!” TV에서 보던 모습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얼굴을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역시 이름보다 별명으로 통하지만 손 인사를 건네는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다.


남편 잃은 여인에서 다중인격까지..맡은 배역만 500여 개


jobsN은 최근 서브라이즈에서 맹활약했던 김하영·박재현·손윤상 등 배우 3명과 인터뷰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세상 곳곳의 신기한 이야기를 짧은 단막극으로 보여준다. 치정에서 미스터리, 살인 사건까지…배우들은 다양한 사건의 인물을 연기한다.


김하영은 2004년 5월 제110회 방송부터 합류해 지금까지 500개가 넘는 배역을 연기했다.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간다"는 그녀.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은 스토커라고 한다. "서프라이즈에서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다중인격을 연기하고 일주일 뒤에는 스토커를 연기했어요. 실제로 흔히 접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니까 재밌었죠."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영어 대사도 빠지지 않는다. 그럴 땐 대본에 발음 나는 대로 한국어로 따로 써둔다고 한다. 손윤상은 "그대로 읽으면 느낌이 살지 않는다"면서 "직접 사전과 발음을 찾아가면서 영어시험 보기 전날처럼 공부해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출처: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캡처
캐릭터로 분장하고 기념 뮤직비디오를 찍은 배우들 (왼쪽부터) 김하영, 박재현, 손윤상 배우

하루에 70장면 촬영, 빠른 몰입이 중요


보통 드라마는 하루에 10장면, 일주일에 1~2회분을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할 때에는 여러 회의 장면을 한 곳에서 찍기도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다. 반면 다양한 사건과 에피소드를 다루는 서프라이즈는 하루 촬영에서 70여 장면을 한 번에 찍는다. 수요일에 대본이 나오고 금요일에 촬영에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도 짧은 시간에 캐릭터에 바로바로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15년째 서프라이즈에 출연하고 있는 박재현은 자신만의 빠른 대본 숙지를 위해 정보를 찾아본다고 한다. 연기하는 인물이 실존 인물이었던 경우가 많아 인물과 관련된 다른 이야기와 배경지식을 익히는 것이다.


또 서프라이즈는 12분짜리 짧은 단막극이다. 이 때문에 과장된 연기를 해야 할 때가 많다. 김하영은 “일반 드라마처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한다면 12분으로는 몰입감을 줄 수 없다”면서 “짧은 시간 안에 전하려다 보니 톤이나 몸짓을 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드라마의 연기 방법을 썼다가는 ‘그렇게 연기하면 안 돼~’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개그맨에서 배우로..할머니 가발 필요 없을 때까지 할 것


손윤상은 7~8년 차로 서프라이즈 주연배우 중 막내다. 그는 KBS 13기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코미디 세상만사’ 등에서 활약했지만, 그는 개그보다는 정극이 더 재밌었다. 대학로에서 개그 공연을 하면서도, 서프라이즈에 회사 동료처럼 짧은 역할로 출연했다. 점점 더 개그보다는 연기에 더 관심이 갔다. 서프라이즈팀과 친분을 쌓고 출연횟수를 늘렸다. 그렇게 결국 ‘중고 신인’ 자격으로 고정출연자가 됐다.

출처: 조선 DB
기념 시상식에 입장 중인 김민진, 김하영, 박재현

14년째 출연 중인 김하영은 가장 고참이다. 원래는 공채 탤런트 준비생이었다. 시험에서 떨어진 후 가족의 추천을 받아 성우시험을 봤다. 2차까지 합격했는데 서프라이즈 배우 제안을 받았다. 평소 서프라이즈를 재밌게 보고 있던 팬이라 당연히 하고 싶었다. 오히려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서프라이즈 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워낙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그녀의 뜻을 꺾을 순 없었다. 감독 앞에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 2004년,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14년을 하고 있다.


김하영에게 ‘당신에게 서프라이즈는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런 답이 나왔다.


“주위에서 걱정한 것처럼 이미지가 ‘서프라이즈 걔’로 굳었습니다. 아침 드라마 조연으로 제의를 받았는데 결국 출연하지 못했어요. 제가 나오면 시청자들이 반가워해서 몰입을 방해한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서프라이즈로 얼굴이 알려져 광고, 지역 방송 리포터, 해외 여행하는 프로그램에도 몇 번 출연할 수 있었어요. 항상 감사해요. 또, 배우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할머니 연기할 때 가발이 필요 없을 때까지 서프라이즈에서 연기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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