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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특유의 느낌이 강점"..이 누나는 뭐하는 누나?

조회수 2020. 9. 25. 22: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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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 '차파는누나' 대표 오영아
중고차 매매 '차파는누나' 대표 오영아
손님 덕에 중고차 딜러 될 자신감 얻어
"첫 고객께 받은 친절, 모두에게 돌려드려요"

오영아(32)씨가 처음 중고차를 팔았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이었다. 당시 그는 한 중고차 판매업체에서 광고 업무 쪽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고차 딜러인 상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고객이 찾아와 매물을 보여 달라 요청했다. 당황해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냥 직접 한번 해 봐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차와 관련해 온갖 질문을 받았지만, 제대로 답할 수 있던 건 거의 없었다. 계약서 작성법조차 몰라 그 자리에서 다른 딜러에게 속성 교육을 받았다. 당연히 일이 더디고 서투르게 진행됐지만, 고객은 차를 완전히 전달받을 때까지 불평 한마디 없었다. 오히려 웃으며 “40대인 우리도 차를 잘 모르는데, 젊은이가 알아봐야 얼마나 알겠냐”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한다.


오씨는 이 경험 덕분에 자신이 훗날 중고차 매매업체 ‘차파는누나’ 대표가 될 수 있었다 말한다. “만약 그날 고객님이 화를 냈다거나 무섭게 굴었으면 이 업계에 발을 붙이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분이 친절히 대해준 덕에, 저도 충분히 중고차 딜러로 일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품었죠.”

출처: 차파는누나 제공

조금 더 세심하게


타인의 친절 덕에 직업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오씨 또한 낯선 고객에게도 정성을 다하려 애쓴다. “제 친절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기쁨을 줄 수는 있을 테고요. 그래서 언제나 제 차를 고른다는 자세로 일합니다.”


실제로 차 한대를 고르느라 고객 한 명과 하루에 10시간 넘게 돌아다닌 적도 있다 한다. “그날 유독 고객님이 짚는 차마다 기름이 살짝 새거나 미션(변속기)이 껄끄러운 등 문제가 조금씩 있었어요.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차를 찾느라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닳아, 당시 제가 다니던 업체에선 ‘오 딜러가 실종되거나 사고 당한 거 아니냐’며 걱정하는 지경까지 갔었다더군요.”


차량 상태를 전문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카센터와 손을 잡기도 했다. “고객님이 차를 고르면 함께 카센터로 가 차 안팎을 다 확인해 불안감을 줄여드리고 있어요. 그렇게 하면 기계 부분을 훨씬 꼼꼼히 살필 수 있으니까요. 개인 딜러로 일할 때부터 정비소 동행을 했었고, 제가 회사를 차린 뒤로도 계속하고 있어요.”

출처: 차파는누나 제공

차파는누나


처음 몸담았던 중고차 판매업체에서 4년 정도 일했고, 이후 개인 딜러로 활동하다 2015년 즈음 직원 3명과 함께 ‘차파는누나’ 를 세웠다.


딜러 주소득이 기본급보다는 개인 성과 따른 인센티브인 대부분 중고차 판매업체와는 달리, ‘차파는누나’는 일반 회사 구조에 가깝다. “차라리 연봉제에 가까울 정도로 월급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업계에선 통상 인센티브가 봉급 중 80% 정도지만, 저흰 10%정도 뿐이에요. 대신 직원 개개인이 딜러로서 따로 활동하는 게 아니라, 매입, 판매, 상담 등 전문 분야에 따라 담당을 나누고 협력해 일하죠.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니 시너지가 크더군요. 요즘엔 중고차 문의를 하는 전화가 하루에 100여통 정도씩은 와요. 이 정도면 이 업계에선 실적이 괜찮은 축에 들죠.”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각 고객 중고차 거래 과정을 공개하는 것도 ‘차파는누나’의 특징 중 하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차 고르고 점검하는 과정을 다 보여주는 업체가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고객님들 호응이 좋아 블로그 방문객이 일 평균 3000명 정도까지 이르게 됐고, 네이버 전체 블로그 중 1만위 안에 드는 인기 스팟으로 꼽히기까지 했어요. 그 즈음 ‘차파는누나’ 이름이 많이 알려졌죠.”

출처: 차파는누나 제공

또한 대표와 직원 7명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회사 이름에서부터 세심하고 꼼꼼하고 친절한 업체라는 분위기를 내보고 싶었어요. 물론 남성 딜러분들도 얼마든지 그런 장점을 갖춘 분이 많지만, 아무튼 저희 회사의 가장 큰 강점과 차별점은 '누나' 특유의 느낌이라는 거죠."


아직은 갈 길이 먼


오씨는 오는 4월 책을 낼 예정이다. 제목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중고차 거래에 도움 되는 팁과 허위매물 피하는 법을 주로 담았다 한다. “중고차 거래를 잘 하려면 실전 경험이 중요해요. 자동차학과 교과서나 차량 설명서만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운 함정이 많죠. 제가 지난 10년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깨달은 지식으로, 그런 부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행복할것 같아요. 부족하게나마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 해서 스스로를 완성된 중고차 딜러로 생각하는 건 아니라 한다. “솔직히 지금도 많이 모자라요. 자동차라는 게 워낙 복잡한 기계인 데다 첨단 기술이 반영된 신차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니, 항상 배워야 할 부분이 생겨나기 마련이에요." 

출처: 차파는누나 제공

더 나은 딜러가 되기 위해, 오씨는 계속해서 공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도 XTM 프로그램 ‘더 벙커’에 나온 뒤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곧장 국가공인 '자동차 진단 평가사' 자격증을 땄다 한다. "끊임없이 배울 거예요. 차를 다루는 게 제 직업이고, 이 일이 좋으니까요. 장차 지식과 기술을 더 쌓은 뒤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증까지 따, 한층 더 믿을 만한 딜러로 성장하고 싶어요.”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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