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여행작가 월수입은 얼마? 그녀 '입 열었다'

조회수 2020. 9. 25. 22: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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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팔아 번 돈 비중은 작아요"

여행에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법한 직업, 여행작가. 좋아하는 곳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먹고 살 수 있다면…. 풍족하지는 않아도 자유로운 삶을 택하고픈 여행 애호가는 많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는 ‘여행작가의 수입이 어느 정도 되는가’일 것이다. 여행 책을 내면 ‘인세(印稅)’는 얼마나 벌어들일 수 있을까, 인세 외에는 어떤 수입원이 있을까, 여행작가에게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을까. 

여행작가 안시내씨

궁금증에 속 시원히 답해 줄 인기 여행작가 안시내(24)씨를 만났다. 안씨는 2015년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라는 책을 내며 여행작가로 데뷔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만 7만여 명이다. 지금까지 총 3권의 여행 책을 냈는데, 모두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2년 8개월간 책 3권의 누적 판매량은 약 5만권에 달한다. 첫 책인 ‘악당은…’은 지금까지 10쇄를 찍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영업 기밀’인 안씨의 매출 장부를 들여다봤다. 인기 작가의 수입원은 인세 외에도 다양했다.


①인세

수입 중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본이 된다. 여행작가 본연의 업무를 통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출판사와 계약하기 나름이지만 대개 책값의 10%를 받는다. 책이 1만5000원이고, 1만부가 팔렸다면 1500만원(1만5000원×10%×1만부)을 버는 셈이다. 인세 정산 방식은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쇄를 찍을 때마다 받거나 연간으로 받는다. “인세는 대박이 나지 않는 이상 액수가 적고, 매달 들어오는 돈도 아니어서 자금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여행지에서의 안씨

②강연

강연이야말로 인기 작가들의 주 수입원이다. 여러 곳에 강연을 나간다. 학교부터 지방자치단체, 각종 공공기관, 기업체, 군부대 등 다양하다. 안씨의 경우 올해 11월에만 강연을 15회 했다. 전국을 누빈다. 강연 주제는 주로 여행작가의 삶이나 꿈과 희망에 대한 것들이다. 강연 시간은 보통 1시간이 조금 넘는다. 수고비는 주최 측이 어디인지, 작가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에 따라 다르다. 수고비를 가장 많이 주는 곳은 기업체다. 안씨의 경우, 기업에서 최고 150만원까지 받았다. 평균은 100만원 정도다. 시(市) 단위의 지자체에서도 100만원 정도를 준다. 학교에서 받는 수고비가 가장 적은 편이다. 25만~50만원 수준이다. “학교 강연은 돈보다는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들려주는 것이 뿌듯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강연이 주 수입원이지만 돈으로만 갈 곳을 정하지는 않아요. 의미와 내용들을 두루 고려해서 강연에 응할지를 정합니다.”


③광고

인기 작가에게는 광고 제의도 자주 들어온다. 기업이 작가의 인지도를 활용해 여행에 접목시킬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이다. 예컨대 안씨의 경우, 한 유명 온라인 숙박 예약업체의 모델로 제주도 여행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그밖에 휴대전화나 껌 등의 광고 모델로도 출연한 바 있다. 주로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용 홍보 영상이다. 안씨의 경우, 영상 출연 모델료로 100만원 이상을 받는다. 많게는 300만원 넘게 받기도 한다.


인기 여행작가가 짠 여행루트가 상품화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 사이트들이 이런 식으로 회사 홍보를 한다. 작가는 해당 여행 상품을 구매한 이들과 여행을 떠난다. 인기 작가들은 소셜미디어 팔로워가 수만 명씩 되기 때문에 협찬 광고 제의도 많이 받는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노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는 것. 하지만 안씨의 경우 여행과 관련 없는 제품은 모두 거절한다. 여행 관련 상품 중 팔로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을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한다. 협찬 광고 비중은 낮은 편이다.  

인세 외 안씨의 경제 활동. 강연, 방송 출연, 여행상품 기획 등

④관광청 프로젝트

해외 관광청이 인기 작가나 인플루언서(influnecer·영향력 있는 사람)를 섭외해 해당 지역 여행 후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요청하기도 한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홍보를 위해서다. 안씨는 최근 한 유럽 국가의 관광청으로부터 요청을 받아서 해당 지역 여행을 하고 소셜미디어에 사진, 영상 등과 함께 여행기를 올렸다. 관광청 프로젝트는 원하는 대로 여행을 다니지 못한다. 관광청에서 소개하는 곳을 가야 한다. 소셜미디어 게시물의 내용과 횟수 등에 대해서도 계약을 맺는다. 수고비는 천양지차다. 여행경비만 대주는 곳도 있고, 여행경비에 수백만 원을 얹어주는 곳도 있다. “공짜로 여행을 떠나지만, 여행에 자유가 없기 때문에 일부러 많이 하고 있지는 않아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한 제약도 많아서 여행이라기보다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편이죠.”


⑤기고

글 쓰는 일이어서 여행작가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여행 관련 잡지나 웹진, 기업체 사보 등에 글을 보낸다. 안씨의 경우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40만~50만원을 받는다. 평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기고를 한다. “장기 여행할 때는 수입이 없어서 힘듭니다. 여행 중 짬 날 때 기고를 하면 적게라도 돈을 벌 수 있어서 좋아요.”


⑥방송, 라디오 출연

이따금 섭외 요청이 오면 나간다.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일도 있지만 흔치 않다. 출연료도 많지 않은 편이다. 안씨는 라디오의 경우, 적게는 5만원, 많게는 10만원 정도를 받았다. 출연 시간은 30분 정도였다. TV는 회당 출연료 30만~50만원 정도를 받았는데, 3시간 정도 녹화하거나 하루 종일 스튜디오에 있던 적도 있다. “방송과 라디오 출연은 돈보다는 저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강연중인 안씨(왼쪽), 스쿠터를 타고(오른쪽)

월별 수입은 차이가 크다.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700만~800만원까지도 번다. 강연 요청이 줄어드는 겨울이 안씨에게는 비수기다. 올해 안씨의 월평균 수입은 400만원 선. 하지만 이 정도 수입은 안씨처럼 인플루언서이자 인기 작가에게나 가능한 얘기다. 전업 여행작가가 책이 많이 안 팔리고, 소셜미디어상 영향력도 적다면 인세 외 수입을 창출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직업의 특성상 길게 여행할 때도 있는데, 이 기간 수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2015년 첫 책을 낸 후 2년 정도는 큰 돈을 못 벌었어요. 처음 1년은 월 50만원 정도, 2년째에는 100만원 정도가 전부였죠. 책을 낼 때마다 큰 인기를 얻었는데도 그랬어요. 지금처럼 벌기 시작한 건 이제 겨우 1년 정도 됐어요.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고, 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주변에 적극적으로 저를 알렸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죠. 많은 분들이 여행작가에 대한 환상에 젖어 계시는데, 현실을 직시했으면 해요. 잘 알아보고 뛰어드셨으면 합니다.”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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