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제집 드나들듯 했던 문제아, 월수입 1억 '인생역전'

조회수 2020. 9. 25. 20: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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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닮은' 레스토랑 CEO로 TV 출연했던 그, 7년 뒤 하는 일 봤더니
학창시절 문제아에서 영업왕으로
'말하기'아닌 '듣기' 영업으로 성공
세일즈 강의로 연수입 10억 넘어

‘패싸움, 술·담배, 오토바이 폭주족, 고등학교 자퇴….’

각종 분야 ‘영업왕’ 출신의 인기 세일즈 강사 안규호(32)씨는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름난 문제아였다. 끝도 없이 추락하던 인생의 전환점은 군대였다. 전역 후, 창업과 영업 전선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유명세를 타면서 세일즈 관련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현재는 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월평균 1억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흙수저와 인생의 패배자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고 싶어요.”

출처: jobsN
인기 세일즈 강사 안규호씨

대책 없던 문제아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다. 중학생 때부터 담배 피우고 술 마시며 비슷한 부류의 친구들과 어울렸다. 가출을 밥 먹듯 했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 이혼 후, 형과 함께 어머니와 살았다. 어머니가 사업 실패로 큰 빚을 지면서 채권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학교 다닐 이유를 더는 찾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 다니며 시간을 낭비하느니 바로 돈을 버는 것이 낫겠다 싶었어요.”


자퇴 후 중국집 배달원, 횟집·호프집·편의점 아르바이트, 공사장 인부 등을 전전했다. 주로 숙식이 해결되는 일자리를 구했다.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 됐다. 그마저도 모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술 마시고 노는데 탕진했다. 길에서 시비가 붙으면 주먹을 휘둘렀다. 오토바이를 타면 도로 위의 무법자가 됐다. 경찰서를 제집 드나들듯 했다. 성인이 돼서도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룸살롱 웨이터로 일했다. 밤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 퇴근하면 오후까지 술을 마셨다. 돈 벌어서 대형 룸살롱을 열겠다는 꿈을 꿨다.


정신을 차린 것은 군대에서였다. 강압적이고 경직된 군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과 시간 후, 선임들을 피해 혼자 있을 곳을 찾았다. 부대 내 도서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도서관에 앉아만 있을 수는 없어서 책을 펼쳤다. 낯설었다. 하지만 이내 흥미를 붙였다. 일주일 평균 1~2권씩 읽었다. 주로 경제·경영 서적, 자기개발서였다. 제대할 때까지 수백 권을 읽었다.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된 것이 군 생활의 가장 큰 소득입니다.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씨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과 함께

말하기보다는 듣는 것에 능한 영업왕

제대 후 2008년 천안에서 한 캐피털사 전속 대출 영업을 시작했다. 의욕을 앞세워 하루 18시간씩 일했다. 새벽에 아파트 주차장에 명함을 꽂고, 출근 시간대 큰 길에서 피켓을 들었다. 오전 회의를 마치면 오후에도 쉬지 않고 가게를 돌았다. 밤에는 인형 탈을 쓰고 번화가에서 전단을 뿌렸다. 결과는 처참했다. 처음 2개월간 실적은 0건. 방법을 바꿨다. 텔레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로 입증했다. 3개월째에 100명 넘는 영업사원 중 2등을 한 것. “전화 걸어서 무작정 ‘잘 해드릴 테니 대출받으세요’하지 않았어요. 머리를 썼어요. 설문조사를 하는 것처럼요. ‘○○캐피털에서 고금리 피해 설문조사 중입니다. 지금 고금리 상품 쓰시는 것 있으세요? 대부업 피해 받으신 적 있으세요?’와 같이 질문했어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경계심을 풀고 대화를 합니다. 저는 원하는 정보들을 얻었죠.”

고금리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람에게는 "○○캐피털에서 훨씬 낮은 금리로 대환 대출해드릴 수 있는데, 전문 상담사를 보내드릴까요?”라고 물었다. 계약 달성률은 꽤 높았다. 이 밖에 자신만의 노하우로 편지 보내기 영업, 플래카드 홍보 등을 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예컨대 플래카드의 경우, 연락처를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적지 않고 회사 대표번호를 적었다. 회사 대표번호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연동시켰다. 사람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전화가 걸려오면 텔레마케팅할 때처럼 애로사항을 물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전문 상담사를 보내드리겠다”고 하고, 방문했다. “세일즈를 잘하려면 흔히들 ‘말발’이 좋아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통 영업사원들은 묻지 않고 자기 말만 해요. 저는 낯가림도 심하고, 말수가 많은 편이 아녜요. ‘돈이 얼마나 필요하세요, 왜 필요하세요’ 물으면서 상담을 시작해요. 혼자서 떠들기보다는 고객의 말을 잘 들어줍니다.”

출처: tvN 방송화면 캡처
tvN 인기 예능프로그램이었던 '러브스위치'에 출연했던 안씨.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시절이다.

위기를 ‘영업’으로 극복하고 월수입 1억원 달성


대출 영업으로 1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1억원을 넘게 모았다. 자신감이 생겼다. 장사를 해보고 싶었다. 대출 2억원을 포함해 총 3억원 가량을 들여 천안 중심가에 100평 규모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차렸다.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하면서도 주변 프랜차이즈 패밀리·이탈리안 레스토랑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음식을 판매했다. 금세 ‘핫’한 음식점이 됐다. 월평균 순 수입이 2000만~3000만원이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잘 나가는 20대 레스토랑 사장'으로 출연했다. 내친김에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까지 차렸다. 이자카야도 꽤 성공적이었다. 레스토랑은 창업 3년 만에 권리금 3억원을 받고 팔았다. 레스토랑 처분 후에는 이자카야와 함께 해산물 음식점도 운영했다. 어린 나이에 큰 돈을 벌면서 제대 후의 초심을 잃었다. 군 입대 전의 한심했던 모습으로 돌아갔다. 돈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흥청망청 돈을 썼다. 술독에 빠져 살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증사고가 터지며 수억원의 채무를 떠안게 됐다. 무리하게 확장한 가게에선 빨간 불이 커졌다. 적자가 나기 시작한 것. “최악의 상황에 몰리면서 상황을 한 번에 역전시키려고 중국에 사업 기회를 보고 갔다가 6개월 만에 빈털터리로 돌아왔어요.”


재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일 때,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영업’이었다. 이전과 다른 분야인 휴대전화 판매를 거쳐 기업보험(GFC) 영업을 시작해 단숨에 기반을 닦았다. 두 분야 모두에서 1~2개월 만에 영업왕을 차지했다. ‘말하기’보다는 ‘듣는’데 방점을 둔 그만의 영업 방식을 고수한 것이 주효했다. 2015년 말부터는 1인 창업으로 기업보험 영업을 했다. 지난해 연 수입이 4억원 가까이 됐다.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연락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이에 올해 5월부터는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일즈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 7개월간 누적 수강생이 600여명에 달한다. 기존에 해오던 영업과 강의를 통한 월 순수입이 1억원에 달한다. 연봉으로 치면 10억원이 넘는다. “저 같은 문제아도 마음먹고 무언가에 집중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제 강의를 듣고 영업 현장에서 성과를 내는 분들을 보면 뿌듯하고요. 앞으로 교육 사업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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