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준 '힌트'..군부대서 일하던 CEO의 20억 대박아이템

조회수 2020. 9. 25. 20: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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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에 씌우는 ○○, 4년간 500만개 팔아치운 30대 CEO의 전 직장은?
군부대 사무직 출신 화장품 CEO 윤경 대표
손·발 히팅·쿨링 팩으로 500만장 대박
직원 4명에 연매출 20억원

군부대에서 일하던 여성 CEO(최고경영자)의 말투는 딱딱했다. 10년간 군부대에서 사무직으로 일한 윤경(34) 엔젤아로마스토리 대표. 윤 대표는 손과 발을 감싸는 히팅·쿨링 팩 ‘엔젤리즘 보들보들’을 만들어 대박을 쳤다. 출시 후 4년간 500만장이 넘게 팔렸다. 직원이 4명뿐인 회사는 올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윤 대표가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한 사연과 성공 비결을 들었다. 

출처: jobsN
엔젤아로마스토리 윤경 대표

-창업 계기는

“사실 창업은 상상도 못했어요. 대학 졸업 후 바로 군부대 사무직으로 2002년 취업했습니다. 군 산하기관 군인공제회 소속으로 군 부대에서 10년간 행정 업무를 봤어요. 20대 중반 이후부터는 이직 기회도 적어지고,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하는 일도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매일 일반 회계, 보고서 작성만 하다 보니 재미도 없고 비전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친오빠가 메디컬 회사를 창업했어요. 1인 창업이고, 제조업 경험이 없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저도 직장 10년 차에 회사를 그만두고 3개월 정도 오빠와 함께 일했습니다. 의료기기 제품은 일반인이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고, 장비도 매우 고가여서 영업을 아무리 잘해도 한 달 한 건이었습니다. 의료기기로는 매출을 지속적으로 내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소모성 제품을 만들어 매출을 내야겠다고 결심했죠.”


-손·발 히팅팩을 만들게 된 계기는

“어머니께서 손·발이 뜨거워서 잠을 잘 못 주무셨어요. 찬물에 발을 담가 열이 식으면 겨우 잠이 드셨죠. 어려서부터 그런 모습을 보다 보니 아이스 팩을 발에 붙이고 자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디어만 갖고 있다가 정부의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을 보고 개발에 착수했어요. 기획안이 통과돼서 제품 제작비 700만원을 받고, 손·발 쿨링·히팅 팩 시제품을 제작했습니다. 2013년 9월 샘플이 나왔을 때 주변 분들뿐만 아니라 화장품 회사, 유통업체 관계자들에게도 홍보했어요. 운이 좋게도 올리브영에서 샘플을 보고 연락이 왔어요. 시제품 밖에 없던 상태였지만, 올리브영에서 매우 마음에 들어 해서 즉석에서 발주를 받았습니다. 2013년 11월 전국 올리브영에 제품이 입점했습니다. 보통 올리브영에 입점을 할 때는 품평회도 거치고 제품 수정도 하면서 수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저희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체결한 특이한 케이스죠. 올리브영이라는 랜드마크 상점에 들어간 후에는 직접 영업을 하지 않아도 브랜드로 인식되어 왓슨스, GS편의점,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 유통점에 모두 입점했어요.”


-그간 얼마나 팔렸나

“출시 4개월 만에 만들어둔 10만장이 모두 팔렸습니다. 이후 홈쇼핑에도 들어가고 수출도 하면서 4년여간 500만장을 판매했습니다. 첫해 연매출은 3억원, 이후 꾸준히 성장하여 올해는 연매출 20억을 달성했습니다.”

출처: jobsN, 엔젤아로마스토리 제공
해외바이어들과 상담중인 윤경 대표(왼쪽), 엔젤리즘 제품(오른쪽)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좋다던데

“수출을 위해서 수출 박람회와 정부 지원 무역사절단을 통해 해외에 제품을 홍보하러 다녔습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한국 화장품을 많이 선호합니다. 홍콩에 첫 수출을 했고, 세계적 드럭스토어인 샤샤(莎莎) 전 매장에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이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샤샤와 대만 드럭스토어에도 수출했습니다. 2015년 11월에는 1000만달러 어치 대중국 수출 계약을 따냈습니다. 최대 수출국은 중국, 그 다음은 러시아입니다.”


-4년간 제품이 한 개뿐이었는데 이유는

“한 제품에 주력해 회사의 신뢰를 쌓고 싶었습니다. 제가 화장품 관련 전공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초를 탄탄히 해야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4년간 계속 제품 성분과 재질을 리뉴얼하고, 1000만원을 들여 임상실험도 진행했어요. 믿음직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일 제품으로 4년간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해외 영업을 통해 꾸준한 매출 증가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일단 수출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 관리가 가장 힘듭니다. 계약이 잘 체결되는가 싶다가도 엎어지기도 하고, 사드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대기업에서 유사 제품을 만들어서 대기업과 경쟁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럴 때마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회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올해 9월, 4년 만에 신제품이 나왔는데 신제품 출시가 약간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올리브영 200개 매장에서 판매하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제품 개발과 수출을 통해 내년에는 회사 규모를 지금의 두 배 가량 키우고 싶습니다. 회사 인수 제안과 투자제안이 들어왔지만 그동안 기초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모두 거절했습니다. 이제는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좋은 파트너사와 만나 협업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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