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당이 홀서빙 한국인 알바생에게 주는 밥·반찬 보니

조회수 2020. 9. 21. 1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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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일본 유학생이 들려주는 현지 아르바이트 A to Z
일본소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10년 이상을 산 30대 여성이다. 이 책을 쓴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는 실제로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저시급 6470원을 받으면서 하루 8시간을 일하면 월급으로 120만원을 받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생활이다. 주휴수당을 받지 못한다면 100만원 밖에 안 된다.

일본은 정말 이 소설의 작가와 주인공처럼 알바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일까. 2017년 9월 일본 도쿄로 유학을 가서 음식점 알바를 하고 있는 박인혁(24)씨에게 물었다. 

일본 도쿄에 거주 중인 박인혁(24)씨

Q. 본인이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에 대해서 알려달라

A. "우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일본에선 유학생이 알바를 해도 불법이 아니에요. 저는 신주쿠 중심에 위치한 ‘나베조’라는 샤브샤브 가게에서 일하고 있어요. 출근하는 직원은 하루 약 20명 정도로 신주쿠 안에서도 꽤 큰 가게에 속합니다. 저는 여기서 홀 서빙을 하고있습니다. 신주쿠는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절반 정도는 외국인 손님입니다. 그래서 일본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사람을 구하죠. 외국인 10명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Q. 한국인 관광객도 많나

A. “물론 한국 관광객분들도 많이 찾아옵니다. 주문 받을 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면 굉장히 놀라세요.”

박인혁 씨가 근무 중인 신주쿠 중심에 위치한 ‘나베조’ 샤브샤브 가게 모습.

Q.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계기는?

A. “일본은 아무래도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서 생활비가 많이 필요합니다. 정기적으로 기숙사비 월 31만원, 통신비 월 3만원 정도를 지출하며 밥값은 식당에서 사 먹을 경우 한 끼에 1만원 정도 듭니다.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서비스 비용입니다. 병원이나 미용실, 세탁소 등의 이용요금이 한국보다 1.5배 가량 비쌉니다. 개인 용돈까지 합치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씁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Q. 일본의 최저시급은 어떻게 되나

A. “일본은 지역마다 최저시급이 다릅니다. 도쿄의 최저시급은 932엔이지만, 기본적으로 950엔 이상을 지급합니다. 제 시급은 1050엔(약 1만250원)입니다. 일본은 주휴수당이 없지만 야간 수당을 철저히 지키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10시 이후에는 1350엔(약 1만3200원)을 받습니다. 시간외 근무를 하면 수당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유학생이다 보니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지는 못하고, 주 1~2회 6시간씩 근무해요. 지난달에는 총 6일 일해 40만원정도를 월급으로 받았습니다.


드물지만 주변에 구직을 하지 않고 알바만 하면서 생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알바를 2~3개 한다면 월 200만~300만원을 벌 수 있으니까요. 같은 이유로 워킹홀리데이를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근무 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식사로 제공하는 스키야끼.

Q. 알바 복지에 대해서 말해달라

A. “식사는 거의 제공해 주는 편입니다. 식사가 제공되지 않으면 따로 식대를 주는 곳도 있죠. 제가 일하는 곳은 근무가 끝난 후에 항상 아르바이트생들끼리 모여 샤브샤브를 먹는 시간이 있습니다. 비싼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어 매우 만족합니다. 일본의 알바는 대부분 시프트 제도가 있어, 한 달에 네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알바생이 원하는 시간에 근무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는 미리 알바생들이 원하는 시간을 듣고, 이에 맞춰 근무 시간표를 짜야 합니다. 매우 편리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Q. 일본에서는 알바비에 교통비까지 준다고 하던데

A. “자신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과 가게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역을 기준으로 지급합니다. 무조건 주는 것은 아니고, 정기권이 있다거나 거리가 너무 먼 경우에는 700엔으로 상한선을 두거나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학교와 집을 오가는 정기권이 있어 교통비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인 타운워크(왼쪽)와 마이나비(오른쪽).

Q.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방법은 한국과 비슷한가

A. “한국의 알바천국과 비슷한 타운워크(townワーク), 마이나비(マイナビ)라는 사이트가 유명합니다. 저는 타운워크를 통해서 아르바이트를 찾았습니다. 일본 대부분의 가게는 이력서를 요구합니다. 일본의 마트나 편의점에서 이력서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요, 직접 손으로 적어 가게에 제출해야 합니다. 저는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었기에 한국의 호프집이나 이자카야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후에 이력서를 바탕으로 면접을 진행하는데 면접내용은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지, 일주일에 몇 번 나올 수 있는지, 몇 시까지 일할 수 있는지 등의 기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유학생이다 보니 일본어랑 영어를 어느정도 구사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습니다.”


Q. 일본은 구인난이 심각하다던데,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인가

A. “알바를 구하면서 구인난이 심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도쿄에 일을 하려는 젊은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구인난이 심각한 것은 기업에 한정된 얘기인 거 같아요.”

'나베조'에서 함께 근무하는 알바생의 모습.

Q. 일본과 우리나라의 아르바이트 근무지 환경이 다른 점이 있나

A.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가볍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처럼 성실하게 일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보통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15분 전 미리 도착해서 준비를 하고 시간이 되면 일을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근무를 할 때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휴대전화를 탈의실에 보관하고 근무가 끝날 때까지 꺼내지 못합니다.”


Q. 일본의 서비스 문화와 우리나라 서비스 문화가 다른 점이 있나

A. “우리나라에 ‘손님이 왕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일본도 마찬가지로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서비스 문화가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조금 더 심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접시 하나를 놓거나 치울 때에도 “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를 반복하며 필요하신 게 없는지 계속 묻습니다. 때로는 외국인 손님의 경우 거북해 하기도 합니다.”


Q. 현재 본인의 아르바이트에 어느 정도 만족하나

A. “짧은 기간동안 일본어를 배우기에 학교 생활만으로는 부족한데, 아르바이트를 통해 언어를 배울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현지인과 직접 부딪히며 일하기 때문에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경어나 한자를 익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의 아르바이트는 언어 때문에 힘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유학생이라 다들 잘 이해해 주는 분위기이지만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 인해 실수를 하거나, 바쁜 와중에 몇번이나 똑같은 걸 물어봐야 할 때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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