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서 머물다 낮 1시 출근.. '입이 쩍' 벌어지는 회사

조회수 2020. 9. 21. 17: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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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숙박앱 '여기어때'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
삼시세끼 주고 주 35시간 월요일 1시 출근
종합숙박앱 '여기어때'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
우수 인재·업무 효율성 확보하기 위한 복지 제도

종합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월요병’을 모른다. 월요일 출근 시각이 오후 1시이기 때문이다. 위드이노베이션이 지난 4월 ‘주 35시간 근무’를 선언하면서 부터다. 회사는 다양한 복지제도로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어때’ 월이용자수는 200만명, 2016년 매출액 250억원으로 업계 1위다.


이곳 직원들은 직책이 아닌 영어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 서울 삼성동 위드이노베이션 사옥에서 마케팅실 장용희(35)씨와 예약운영관리본부 콘텐츠관리팀 이병선(24)씨를 만났다. 장씨는 ‘알파’, 이씨는 ‘봉’으로 불린다. 이들의 일상을 따라가며 기업 문화를 들여다 봤다. 

출처: jobsN
(왼쪽부터) 알파 장용희씨, 여기어때 마스코트 '콩이', 봉 이병선씨.

일요일 체크인 월요일 체크아웃


봉씨는 일요일 저녁 늦게까지 모임을 가져도 다음날 출근이 부담스럽지 않다. 은행·동사무소나 병원에 볼일이 있다면 월요일 오전을 이용한다. 점심시간을 쪼개거나 반차를 내고 갈 필요없다.


가정이 있는 알파씨는 월요일 오전 주로 가족과 함께 보낸다. 얼마 전에는 회사에서 주는 여가지원비 50만 포인트를 이용해 일요일을 호텔에서 보냈다. 월요일 오전에 체크아웃해 바로 출근했다. “일요일에는 숙박료가 평소보다 저렴해요. 숙박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나 불편했던 점을 직원들과 공유하기도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 이해한다’를 실천할 수 있어요.” (알파)    

출처: 알파씨 제공
(왼쪽) 알파씨는 10월 15일 일요일 5성급인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람이 많은 ‘지옥철(지옥+지하철)’ 또는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다. “남양주 덕소에서 자동차로 출근합니다. 평소 1시간 이상 걸리는데 월요일 오전에는 30분이면 회사에 도착해요.” (알파)


수요일이나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는 회사는 더러 있지만 월요일 점심 먹고 출근하는 회사는 드물다. 위드이노베이션이 ‘월요일 오후 1시 출근’을 택한 이유가 있다. “전직원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80%가 월요일 오후 출근을 원했습니다. 또 숙박앱은 주말에 서비스가 몰리기 때문에 금요일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요. 업무적으로 봤을 때도 월요일 오후 출근이 합리적이라 생각했어요.” (알파)

삼시세끼 주고 무제한 도서구입비·피트니스 지원


점심시간은 11시30분 부터 1시까지. 회사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5층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매일 다른 식단은 맛이 좋아 인스타그램 등 SNS에 소문 났을 정도다. 음식 프로 ‘맛있는 녀석들’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가격은 무료다.


“친구, 가족과 함께 와서 먹는 직원도 많아요.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는 많지만 외부 손님을 대접하진 않잖아요. 저희는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미팅할 때도 있습니다. 뭘 먹을지 고민 안해도 되니까 식사시간도 빨리 끝나요. 남은 시간에는 카페테리아에서 음료를 마시고 수다 떱니다.” (봉) 

출처: 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사내식당 이름은 '맛젊식당(맛있고 젊은 식당)', 사내 카페테리아 이름은 '젊다방(젊은 다방)'이다. 일에 치여 컵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지 않아도 된다.

알파씨는 오후 6시 가방을 챙겨 다시 식당으로 들어간다. 저녁 먹고 퇴근하기 위해서다. “삼시세끼를 주면 ‘야근이 많은 거 아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저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사에서 해결하는 직원이 많습니다.” (알파)


봉씨는 구내식당에서 석식을 먹고 회사 옆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집에 가는 길에는 서점에 들러 책을 살 때도 많다. 피트니스 센터 비용도, 책 구입 비용도 제한이 없다.  

출처: 봉씨 제공
퇴근 후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는 모습과 책 구입하는 모습.

우수 인재·업무 효율성 확보


알파씨는 9월 9일부터 19일까지 10일 동안 태국 방콕으로 아내와 여행을 다녀왔다. 장기근속 포상휴가 덕분이었다. 위드이노베이션은 3년 근속자에게 포상휴가(10일)와 휴가비(100만원)를 준다. 위드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위드웹 때부터 근무한 알파씨는 ‘6년 장기근속자’였다.


“장기 휴가를 다녀오고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회사에서 오래 일하다보면 신입 때 열정이나 설렘이 사그라들어요. 슬럼프를 겪을 때도 있습니다. 마침 회사에서 ‘리프레시’할 시간을 줘 일하는 이유와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알파)


다양한 복지제도를 만드는 이유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스타트업은 바닥에서 시작하는 만큼 일이 많고 힘들어요. 회사가 일방적으로 열정만 강요할 수 없습니다. 똑똑한 인재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저희 같은 복지제도를 가진 회사가 늘어나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더 잘해야한다는 책임감도 있어요.” (알파)


일주일에 한번씩 전직원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올핸즈 미팅'을 연다. 직원은 사전에 대표에게 궁금한 점을 종이에 적어 내고, 대표는 이 질문에 답한다.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문화는 업무 효율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상사와 서슴없이 대화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자칫 모든 직원이 자신의 의견만 주장할 수 있어요. 하지만 부작용보단 자정작용이 큰 것 같습니다. 저같은 신입에게도 책임과 권한이 있어요.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봉)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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